정부 "차량 흐름 원활"... 2010년부터 전국 461곳 회전교차로 설치
로터리와 똑같이 생겼지만 주행 방법은 정반대... 사고 잇달아
표지판·도로 표식으로밖에 구별 안돼... '혼란' 해소 대책 필요

 

 

[앵커]

둥근 ‘교통섬’을 끼고 차량이 돌면서 통과하는 도로, 정부가 이 '회전 교차로'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설치하고 있는데요,

기존 '로터리'와 진출입 등 주행 규칙이 거꾸로여서 많은 운전자들이 헷갈려하고 종종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LAW 투데이’ 현장기획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똑같이 생겼는데 운행 방법은 정반대인 로터리와 회전 교차로의 문제점을 김효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회전 교차로입니다.

교차로 한복판에 자리잡은 교통섬을 중심으로 차량들이 둥글게 주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전하는 차량을 왼쪽에 두고 서둘러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들이 간간이 눈에 띕니다.

속도를 줄여 멈추는가 싶더니 그대로 교차로로 진입하는가하면, 아예 그냥 자기 신호를 받은 것처럼 바로 교차로로 진입하는 차량들도 있습니다.

[스탠드업]

“회전 교차로 진입로에는 이렇게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회전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에 이 횡단보도에 멈춰서, 회전하는 차가 있는지 확인한 뒤에 서서히 진입해야 합니다.”

신호등만 없다 뿐이지, 사거리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것과 회전 교차로 진입 방법은 사실 똑같습니다.

이는 사거리 교차로에서 회전 교차로로 바뀐 곳을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도로교통법은 '교차로에 들어가려고 하는 차는 이미 교차로에 들어가 있는 다른 차가 있을 때에는 그 차에 진로를 양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합니다.

빨간불에 그냥 가는 것처럼 엄연한 ‘불법’이지만, 이런 사실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유형돈 / 서울 송파구]

(어느 차량 우선인지 선생님 아세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송주창 / 서울 강남구]

“여기(진입차)가 우선이지. 저기(회전차)는 기다려야 되고.”

이른바 선입선출, ‘진입차 먼저’ 라고 많은 운전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옛날 ‘로터리’와 회전 교차로를 혼동하기 때문입니다.

로터리와 회전 교차로는 교통섬을 끼고 진입과 회전, 진출을 한다는 점에선 같지만, 운행 방법은 정반대입니다.

로터리의 경우 진입하려는 차가 우선이고, 회전 차량은 진입 차량이 있는 경우 로터리 중간중간 있는 정지선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반면, 회전 교차로는 회전 차량이 우선이고 진입하려는 차량은 회전 차량이 지나가길 기다려 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구분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진 화면입니다.

회전 교차로에서 차량이 교통섬을 끼고 돌고 있는데 교차로에 아무 생각 없이 진입하는 차량이 회전하는 차량을 들이받습니다.

문제는 똑같이 생긴 로터리와 회전 교차로를 그때그때 운전자들이 ‘알아서’ 구분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일단 바닥에 역삼각형 표식이나 양보, ‘회전차량 우선’ 이라는 표지가 있는 곳은 회전 교차로,이런 표지들이 없거나 교차로 안에 정지선 표지가 있는 곳은 로터리입니다.

똑같이 생겼지만 진입과 회전은 정 반대인 두 교차로, 운전자들 입장에선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김상식 / 서울 종로구]

(로타리랑 어떻게 다른지 아세요?)

“이게 로타리죠... 회전 로타리. 건널목 신호만 없으면 눈치껏 가는 거예요.”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신호 대기 시간을 줄이는 등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겠다며 전국적으로 회전 교차로를 확대 설치하고 있습니다.

지난 7년간 전국 주요 도로에 신호등이 사라지고 회전 교차로가 들어선 곳은 모두 461곳,

올해도 23곳에 회전 교차로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입니다.

[길영선 서기관 / 국민안전처]

"진입하기 전부터 회전 교차로 내에서는 회전차량이 우선이다 이런 거를 표지판을 다 붙여 놓습니다."

[스탠드업]

로터리와 회전 교차로, 똑같이 생겼지만 주행 방법은 정반대인 두 교차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교통 정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김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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