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받아 동물학대 하나" 비난 잇따라
한국마사회, '경마 100주년' 자축

▲신새아 앵커= KBS의 동물학대 논란, 이게 처음이 아니라고요.

▲김해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촬영장의 동물학대 문제, 특히 유독 KBS에서 꾸준히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왔는데요. 

일단 지난 2014년 KBS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도 토끼를 물로 씻기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샀습니다. 영상부터 보시죠.

문제가 됐던 장면 보셨는데요. 토끼는 스스로 그루밍을 하는 동물이라 목욕을 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피부가 약해 질병에 걸리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동물자유연대 정진아 팀장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진아 팀장 /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
“하나의 사례를 들자면 몇 년 전에 한 드라마에서 토끼를 목욕을 시키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사실 토끼는 목욕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동물이고, 그리고 쇼크사를 할 정도로 굉장히 위험한 동물이거든요 강제로 목욕을 시키거나 했을 때. 그런데 이제 그런 습성이나 이런 것도 전혀 모른 채로 방송에서 필요에 의해서 그렇게 다루어졌다는 것 자체도 학대...”

▲앵커=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네요. 이번 ‘태종 이방원‘ 사태로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간 이런 일이 관행처럼 계속돼 온 이유가 뭘까요. 

▲기자= 동물단체들은 하나같이 ‘동물=소품’으로 보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준원 대표 / 동물보호단체 다솜]
“우리는 KBS가 ‘태종 이방원’ 뿐 아니라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낙마를 관행처럼 해왔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2012년 KBS 2TV ‘각시탈’, 2014년 KBS 1TV ‘정도전’, 2021년 KBS 2TV ‘연모’ 등에서 반복적으로 말을 고꾸라뜨리는 낙마와 1996년 KBS 1TV ‘용의 눈물’에서는 살아있는 노루를 내던지는 장면 등 관행적으로 동물학대를...”

▲앵커= 이번 사건이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또 한 번 ‘동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려면 멀었구나’ 하실 것도 같아요. 부랴부랴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들의 공분이 커지자 농림식품부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출연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보도자료를 보면 가이드라인에는 동물의 생명권을 존중하고 동물보호법상 관련 규정을 준수한다는 기본 원칙과 함께 위험한 장면 촬영 시 안전조치 강구 등 준수사항이 담길 전망입니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영상 및 미디어 관련 업계와 동물 행동·진료 등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인데요. 

또 향후 각 미디어 제작사, 방송사별로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동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다는 게 농식품부 계획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사망한 말이 퇴역 경주마라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이를 두고 마사회 책임을 묻는 지적도 나온다고요. 

▲기자= 공교롭게도 올해는 경마 100주년이라고 합니다.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은 경마 100주년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직접 마사회를 찾아가 보기도 했는데요. 

일단 영상으로 확인해보시겠습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음성변조)]
“저희가 사실 말 복지 관련해서는 이전부터 계속 노력을 해왔던 사안이거든요. 그래서 2014년에 수의 보건 분야 중심의 말 보건복지위원회를 설치했고 말 복지 6대 원칙 제정을 했고.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 회사에서 어떤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는 약간 애매한 건이다 보니까 그게 어쨌든 KBS에서 1차적으로 그것에 대해서 입장을 발표하는 게 맞잖아요. 저희가 그거에 대해서는 어떻다고 말씀드리기는 약간 애매한 것 같아요. 저희가 어쨌든 말 복지 관련해서 일단 이러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해당 드라마에 사용된 말 '까미'는 약 5년간 경주마로 이용됐고, 약 6개월 동안 말 대여업체 소속으로 지내다 촬영 이후 부상 휴우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경마로 매년 8조원의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한재언 변호사 / 동물자유연대 ]
“(퇴역 경주마) 40% 정도는 승용 그쪽으로 쓰이는 거고 50%는 죽고 10%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고. 그러면 그 죽거나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아이들은 도축이 되는 거죠. 사료로 되는 거죠. 그것을 이대로 내버려 둬야 되는지 그거는 정말로 마사회 쪽에서 생각을 해야죠. 그걸로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인데요. 지금 경마 100주년 그런 걸 자축할 때가 아닌 거죠. 정말 말을 도구로밖에 안 보는 것 같아요.”

▲앵커= 저희가 앞서 리포트에서 살펴봤듯 법적인 부분은 이제 동물보호법 안에서 고의성이 있었냐 없었냐 여부를 따져서 판가름 해야 할 문제고인 것 같고요. 그렇다면 애초에 이런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선 무슨 대책이 나와야 된다고 하던가요. 

▲기자= 아무래도 동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이번 사건과 같은 촬영 방식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농식품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물 보호 대책을 만든다고는 했지만, 추가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큰데요. 

동물에 대한 인식도 인식이지만, 세부적이고 촘촘한 보호체계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조희경 / 동물자유연대 대표]
“제일 중요한 핵심은 말이 그렇게 참혹하게 그런 상황을 당한 이후에 죽었으니까 말한테 정말 잘못했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거 이게 제일 중요한 거라고 봐요.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화가 KBS 차원에서 만들어지고 이후에도 계속 모니터링 해 나갈 수 있는 체계, 이런 것을 구축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앵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경주마들의 생애에도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해봅니다. 이번주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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