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시험은 죽었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제58회 세무사 시험 '불공정' 논란
"세무사 시험은 죽었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제58회 세무사 시험 '불공정' 논란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12.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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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 ‘세법학 1부’ 응시생 82.1% 과락… 평균 38%
합격자 706명 중 33.6% 세무 관련 공무원 출신… 예년 대비 무려 ‘5배’

[법률방송뉴스] 올해 세무사 시험 최종 합격자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인원이 일부 과목 면제 특혜를 받은 세무공무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동안과 비교하면 거의 5배를 넘어선 ‘전례 없는 수치'인데요.

그런데 이런 결과가 이번 세무사 시험에 대한 불공정 논란을 낳고 있어 뜨거운 감자인데, 불합격 처리된 세무사시험 수험생들은 집단소송까지 예고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세무사 시험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장한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무사 시험은 죽었다. 삼가 공정성의 명복을 빕니다', '세무공무원에 압사당한 청년 공정, 청년수험생 짓밟고 편히 쉬소서'

지난 14일 오전 한국산업인력공단 앞엔 강렬한 인상을 주는 문구가 적인 근조화한 4개가 들어섰습니다.

국가자격시험인 세무사시험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인데, 이번 제58회 시험에 공정성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항의 목소리를 담은 겁니다.

[김모씨 / 세무사시험 수험생]
"1년에 1번만 보는 시험이잖아요. 그래서 시험 보는 사람들 대부분 모든 것을 거기에 쏟아 붓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도 하루에 12시간 공부하고 거의 모든 자원을 쏟아 부어서 공부한 건데..."

통상적으로 세무사시험은 1차에서 재정학, 세법학개론, 회계학개론, 선택과목 1개를 보고 2차에서 회계학 1·2부와 세법학 1·2부 4개 과목을 봅니다.

그런데 세무 관련 공무원들은 경력 10년 이상일 경우 1차 시험을 면제 받습니다 나아가 20년 이상이면 1차 시험과 함께 2차 시험의 절반인 세법학 1·2부까지 면제 받습니다.

세무 공무원들은 극악의 난이도로 알려진 세법학 1부 시험을 피해가는 것입니다.

총 점수 40점 이하면 과락이고, 한 과목이라도 과락하면 불합격 처리되는데, 지난 1일 합격자 발표가 난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에서 세법학 1부 응시생 가운데 82.1%가 과락하며 불합격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5년간 세법학 1부 평균 과락률이 38%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합격점수 60점 이상을 획득하고도 세법학 1부에서 과락을 받아 불합격한 수험생이 다수 발생했습니다.

올해 2차 시험에 응시한 총 인원 4597명 가운데 탈락자는 총 3891명. 이 중 3200여명이 세법학 1부 과락으로 탈락했습니다.

[진솔 / 세무사시험 수험생]
"이례적으로 한 번도 있었던 과락률이 아니고 보통 50% 많았어도 65~70% 정도 나왔었는데 82%라는 과락률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과락을 당해서 불합격 처분이 됐고요."

정답이 뚜렷한 객관식이 아닌, 추론이나 논술형 시험에서도 빼곡히 답안지를 적어냈으나 만점만큼 나오기 힘들다는 ‘0점’을 맞은 수험생이 수두룩하게 나왔습니다.

[진솔 / 세무사시험 수험생]
"세법학 1부에서 과락을 맞은 사람들 중에 상증세법이라는 법이 있는데 그게 20점 배점인데 그 중에서 0점을 맞은 사람도 거의 100명가량 되고요. 논술형 문제인데도 0점이 나온다는 게 백지를 낸 사람이랑 다를 바 없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랬으면 다같이 백지를 냈지..."

이러한 불합격한 수험생들 사이에서 채점 기준에 대한 부정 의혹이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합격자 706명 가운데 33.6%인 237명이 일부과목 면제 특혜를 받은 세무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간 합격자 가운데 세무공무원 출신자 비율은 연평균 7.4%로, 올해는 예년 대비 무려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진솔 / 세무사시험 준비생]
"(과락률이 80몇퍼센트면 10명 중에 1명 합격했다는 건데...) 그렇죠. 그래서 결국에는 총 저희 700여명의 합격생 중에 1/3이 세무공무원이 돼버렸어요, 이번에. 그게 지금까지도 암묵적으로 계속 세무공무원들 밀어주기라는 말은 있었지만 그때에는 비율이 2%, 3% 적은 비율이었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모임인 세무사시험개선연대는 올해 시험에서 세무공무원의 응시가 면제되는 세법학 과목의 과락률을 높여 이 공무원들의 합격률을 높였다고 주장합니다.

세무공무원 출신에게 유리하도록 시험 난이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진솔 / 세무사시험 수험생]
"풀면서도 너무 이것은 너무 쉬운 거 아닌가, 함정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쉬웠고 두 번을 풀고 검토를 해도 시간이 남을 정도였고 제 주변에도 100점, 98점, 96점들이 너무 많은데 그분들이 세법학 1부로 과락을 맞고 불합격 한 경우가 굉장히 많은..."

수험생들은 한 자리에 모여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찾아가 1시간 동안 자신이 제출한 답안지를 눈으로 확인한 뒤, 실제 정답과 비교하는 '복기 작업'을 했습니다.

국가기관을 신뢰할 수 없는 수험생들이 눈물을 머금고 직접 채점에 나선 겁니다.

[이호수 / 세무사시험 수험생]
"그나마 회계학 같은 경우에는 답이 숫자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시험지에 적어서 맞나 틀리나는 알 수 있는데 논술형 같은 경우에는 이것을 다 베껴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죠."

시험을 주관하는 산업인력공단이 이번 시험 결과를 명확히 소명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수험생들은 공단에 채점기준 공개, 세법학 1부 과목 재채점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추후 세무사 2차 시험의 채점기준 공개와 재채점 등을 요구하는 행정소송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관련해서 공단은 세무사 2차 시험에 대한 감사를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단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내부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내부 감사 또는 상급기관인 고용노동부나 감사원에 외부 감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 5년간 특혜전형으로 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한 487명 대부분이 국세청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혜전형은 국세청 말고도 세무 관련 경력을 가진 공무원이면 누구든 받을 수 있는데, 5년간 국세청 출신 외 특혜전형으로 합격한 사람은 0명.

특혜전형이 사실상 국세청 출신 세무공무원에게 주어지는 전관예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모씨 / 세무사시험 수험생]
"그 사람들은 세법학도 아예 안 보는데다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가 불합격하게 된 이유가 세법학 때문인데 거의 대부분 분들이 시험을 잘 봤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죠, 진짜 참담하죠."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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