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전 법무차관, 첫 재판... 변호사 자격도 심사대에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전 법무차관, 첫 재판... 변호사 자격도 심사대에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12.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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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가법상 운전자폭행 혐의" vs 변호인 "입장정리 할 시간 부족"
서울변회, 이 전 차관 징계 개시 신청... "변호사 품위유지 의무 위반"
서울지방변호사회
서울지방변호사회 진정사건 처리결과 통보서.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형사재판 절차가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오늘(16일) 시작된 가운데, 첫 재판에서 이 전 차관 측은 "변론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차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공판준비는 검찰과 피고인 양측이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어 이 전 차관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공소사실 요지에 대해 "피고인은 지난해 11월 6일 서초구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피해자가 '목적지가 맞는지'를 묻자 갑자기 욕설을 하며 손으로 피해자를 밀치고 폭행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송금하고 경찰에서 '자신을 깨우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하라'고 했다"며 "피해자 조사를 받던 중 피고인과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저장돼 있던 영상을 삭제하게 됐다. 피고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운전자 폭행 증거 영상을 인멸하도록 교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차관이 운전자폭행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단순폭행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취지입니다.

재판부는 이 전 차관 측에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물었고, 이 전 차관 측은 "변호인 선임이 너무 늦게 돼 증거기록을 확보할 수 없어 공소사실 입장을 정확히 정리해 말씀드릴 시간이 부족했다"며 "오늘은 부득이하게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이 전 차관은 지난 9월 16일 기소됐는데, 재판 하루 전날인 어제(15일) 자신이 몸담았던 로펌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 변호사들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본격 재판 준비에 나섰습니다.

이 전 차관은 변호사로 활동하던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 기사 A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멱살을 잡고 밀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사건 직후 이 전 차관은 A씨와 합의하면서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반의사불벌죄인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내사 종결했습니다.

그러나 법무부 차관 취임 후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이 언론에 공개됐고,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한 사건인데도 경찰이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봐주기' 논란이 일었습니다.

검찰은 재수사에서 복구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뒤 이 전 차관과 서초경찰서 경찰관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향후 재판에선 검찰의 기소로 결국 혐의가 적용된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가 이 전 차관에게 인정될 것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법은 택시 기사가 승객 승·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운행 중'에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운전자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수사를 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는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 전 차관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징계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보수 성향의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논란과 관련, 이 차관을 징계해달라는 진정서를 변협에 제출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변협에 이 전 차관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정서를 받아든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는 어제(15일) 이 전 차관에 대한 징계 개시를 변협에 신청했습니다.

회원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지방회에서 문제가 되는 변호사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징계위에 회부, 징계가 결정되면 지방회는 대한변협에 징계를 요청하고 변협이 조사를 거쳐 징계 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서울변회 조사위원회는 한변에 통보한 결정서에서 "피조사자(이 전 차관)는 취중이라 택시기사와 시비가 있었던 사실을 어렴풋이 기억할 뿐 다른 내용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피조사자가 진술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다고 변소하며 서울중앙지검의 재조사 종결 이후로 진정사건 조사를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피조사자는 지난 9월 공소제기 사실 보도 이후 피조사자에게 공소제기에 대한 입장을 개진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요구한 시한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며 "피조사자에게 유죄의 확정판결이 선고된 것은 아니나 피조사자가 특가법 제5조의 10 위반 혐의로 공소가 제기되었는 바, 변호사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징계개시 신청을 의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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