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法)이다] 'MZ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청년층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고 변화에 유연하며 새롭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제법(法)이다'는 이런 MZ세대 청년변호사들의 시각으로 바라 본 법과 세상, 인생 이야기입니다. /편집자 주

 

황칠상 신한금융투자 변호사

"사고상품, 이슈상품"으로 세간을 떠들석하게 하였던 라임펀드가 있었다. 2018년, 2019년 초까지 많은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필수품처럼 보유하고 있었던 금융상품이었고, 최소가입금액이 3억원이었으나, 10억 이상을 가입할 수 있는 자산가만이 배정받을 수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많은 PB(Private Banker)들은 그들의 고객이 희망하는 라임상품을 전유하려고 하였고, 증권사, 은행과 같은 판매회사들은 라임과의 좋은 관계를 맺어 본인들의 고객들에게 라임상품을 공급하기를 희망하였다. 

옵티머스 펀드도 마찬가지이다. 사모펀드의 전성시절에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그 유명세를 타자마자 걷잡을 수 없이 사세가 확장되었고, 운용자산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필자가 속한 회사에서도 당시 유명해진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하기 위해서 운용사의 담당 마케터(Marketer)에게 연락을 하여 상품을 소개하여 달라고 한 적이 있었지만 "다른 판매회사에서 독점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어 어렵다, 지금 당장 바빠서 방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출시는 커녕 상품이 소개되지도 못하였다. 

나 역시 라임, 옵티머스와 동시대에 다른 사모자산운용사의 운용역으로 그 시장을 경험하였지만, 나에게는 그러한 유명세를 얻을 기회 좀처럼 오지 않았고… 오히려 힘들게 자금을 모집하였던 기억, 맡겨진 자금으로 약속한 자산을 잘 운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의 기억, 그리고 사람 만나는 시간에 쫓겨 주된 운용업무를 하려면 저녁 늦게까지 일할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이 많이 남아 있다. 

짧은 만기에 고수익을 추구하며 그 위험을 애써 외면했던 자산가들, 그러한 상품을 찾아 자산가들에게 소개하고 소개수익만을 쫓던 판매사들, 그리고 그러한 시장에서 실질적인 책임 없이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딜 브로커들(Deal Broker), 주선/중개자들(Placement Agent), 이에 더해 법에서 정해진 책임이 막중함에도 그러한 책임을 도외시 하고 양적 성장, 눈 앞의 수익만을 추구하던 운용사들이 "사고상품, 이슈상품"을 키웠고, 내재되어 있던 위험이 2019년 말, 2020년에 폭발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시장을 열어주었던 그 누군가는 사후적인 책임을 묻기에 여념 없다. 

사모시장에서 위험은 DLF 사태 이후로 앞서 언급하였던, 사모펀드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라임펀드, 옵티머스 펀드가 문제되면서 폭발하기 시작되었고, 관련된 사모펀드들도 같이 연결/연루되어 그 문제가 확대되면서 해결방안의 일환으로 판매회사를 대상으로(중심으로) 투자자들에게 계약취소를 이유로 한 투자원금반환,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한 (손해 미확정) "사고상품, 이슈상품" 사후정산 방식의 배상, 유동성 공급을 위한 가지급,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금전적인 처리과정과는 별개로, 그와 관련된 "사고상품, 이슈상품"의 주역들은 형사사건과 연루되어 일부는 형이 선고/집행되었고 일부는 재판이 진행 중이며 "사고상품, 이슈상품"의 판매, 소싱 등에 관련된 사람들은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고통받고 있다.

시작은 거래관계/이해관계에서의 소소한 욕심, 작은 이기심이었을 것이나, 작은 욕심들이 하나둘씩 모여 큰 욕심이 되었고, 각자의 이기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고상품, 이슈상품"이 된 것일 것이다. 그 당시 사모시장에서의 참여자 중 일인이었던 나 역시 답답함, 화남, 안타까움, 아쉬움, 슬픔의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들면서 제2의 라임, 제2의 옵티머스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현재 부서에서 일하는 나를 포함한 부서원들의 작은 노력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사고상품, 이슈상품"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고, "사고상품, 이슈상품"의 처리과정을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많은 분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본 기고문의 내용 중 회사와 관련된 내용은 기고자가 속한 회사의 공식 의견이 아니며, 기고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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