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동물 불법 안락사' 박소연 케어 전 대표, 악플러 상대로 '합의금 장사' 논란

[법률방송뉴스] 지난 2019년 한 동물단체의 대표가 직접 구조한 유기동물들을 불법 안락사 시키면서 공분을 샀던 사건 기억하십니까.

국내 최대 대표적 동물보호단체인 케어의 박소연 전 대표의 얘기인데요. 

당시 사건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통해 “나를 욕해도 좋다”던 박 전 대표가 지난 3년 간 자신을 비난하는 취지의 댓글을 단 수 천명을 상대로 고소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익명의 힘을 빌어 악의적인 댓글을 단 것을 잘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박 전 대표가 ‘합의금 장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인데요. 

어떤 내용인지 김해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박소연 케어 전 대표 /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 기자회견]  
“수 년 동안 안락사가 있었다는 것을, 그 사실을 알리지 못했습니다.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처럼 큰 논란이 될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소수 임원에 의해서만 합의가 이뤄지며 안락사를 해왔습니다.”

지난 2019년 1월, 동물권 단체 ‘케어’ 박소연 전 대표가 수십억 원의 후원금을 받고도 구조한 동물들 가운데 수백 마리를 대량으로 안락사해 온 사실이 내부 제보자에 의해 드러났습니다.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박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선의 보호활동을 했을 뿐이다. 어떠한 비난도 받아들이겠다”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박소연 케어 전 대표 /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 기자회견]
“고통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현재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이 나라 현실 속에서 최선의 동물보호 활동이었습니다. 어떠한 비난도 감수하겠습니다. 비난을 더 많이 받겠습니다.”

대규모 구조 활동 등으로 국내 최고 동물권 단체로 자리 잡으며 폭발적 관심과 응원을 받던 박 전 대표의 이같은 논란은 많은 국민들의 비난을 샀습니다. 

여론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로 들끓었고, 온라인상에선 “세상 제일 나쁜 X”, “인간이길 포기한 X” 등 박 전 대표를 향한 이런저런 비난의 화살들이 쏟아졌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모든 비난과 질책을 감수하겠다던 박 전 대표가 자신에게 악플을 단 사람들을 상대로 집단 고소를 한 겁니다. 

약 3년간 고소당한 이들만 수천명. 

박 전 대표로부터 피소 당한 A씨는 1년 간의 지난한 법정다툼 끝에 선고유예를 받아냈지만,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소장을 받아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토로했습니다. 

[A씨 / 박소연 케어 전 대표 악플러 소송 피소자 ]
“국선 변호사님도 합리적인 분을 만나서 선고유예를 이끌어냈지만 형사에서 기소유예 받은 사람들이 민사로 돌려서 민사소송 받고 있는...”

특히 박 전 대표 측은 고소 취하 조건으로 합의금을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600만원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씨 / 박소연 케어 전 대표 악플러 소송 피소자]
“2020년에 제가 그걸 받았죠 소장을. 저 포함해서 15명을 고소를 했는데 합의금으로 (한 사람당) 200만원이었어요.“

그러나 B씨는 박 전 대표 측의 합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재판까지 갔고, 결국 10만원의 위자료를 내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는 박 전 대표 측이 요구했던 합의금의 20분의 1에 불과한 금액입니다. 

또 다른 피소자 C씨는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그간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박 전 대표 측이 요구한 합의금이 법원 판결금인 줄 알고 줘야만 하는 돈인줄 알았다”고 토로했습니다. 

“법원에서 등기가 왔으니 공포심에 온몸이 떨리고, 입원해계시는 아픈 부모님 신경 쓰게 해드릴까봐 빨리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에 문서를 다 읽어볼 겨를도 없이 등기에 써져 있는 합의금이 법원 판결금인 줄 알았다“는 C씨. 

C씨는 “거기(등기에) 나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했는데 직원이 받길래 법원 직원인줄 알았다”며 “(그쪽에서) 원활한 합의를 원하냐고 묻길래 법원인줄알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 합의금을 주겠다고 말했다. 법원 판결금인 줄 알고 그렇게 안하면 감옥 가는 줄 알고 죽고 싶다는 마음만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박 전 대표가 자신들이 남겼던 댓글 비난 수위에 비해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며 소위 ‘합의금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한 목소리입니다.

[고소남용 피해자연대]
“박소연은 합의금 장사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박 전 대표로부터 집단 소송에 휘말린 시민들은 하나둘씩 모여 고소남용피해자연대를 구성해 지난 29일 박 전 대표를 부당이득죄, 공갈죄, 공갈미수죄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습니다. 

고발 당일 연대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표의 고소 남발을 주장했습니다. 

[권은정 / 고소남용 피해자연대 운영자]
“10만원만 지급해도 된다는 판결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걸 보니 합의금 장사를 목적으로 소송을 했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누군가 당신의 고소남용 기사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락사 당한 개들도 말만 할 수 있었다면 당신을 고소했을 겁니다.”

[박미경(가명) / 박소연 케어 전 대표 악플러 소송 피소자]
“너무 분노를 해서 ‘도둑X’이라는 댓글 하나를 달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박소연 대표는 본인이 이렇게 모든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도 모자라서 반성을 하기는커녕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형사고소와 민사고소를 남발하고...”

이들을 대리하고 있는 박지영 변호사 역시 박 전 대표 측이 ‘합의금 장사’를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법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걸고 판결문에서 10만원밖에 나오지 않음에도 합의금을 고액으로 100만원 이상 부르고 있습니다. 수십 배에 달하는 합의금 장사를 한다는 목적을 지울 수가 없고요.” 

‘합의금 장사’라는 비난에 대한 박소연 전 대표 측 입장은 어떨까.

박 전 대표는 현재 미국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취재진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박 전 대표 변호인도 법률방송 취재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박소연 전 대표 측 변호사 사무실]
“(OOO 변호사님께서 케어 전 대표이신 박소연씨 사건 담당하신다고 들어서요. 잠깐 관련해서 여쭐 게 있어서 연락을 드렸거든요.) 변호사님께서 박소연씨 사건 관련해서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하셔서요.”

한편 박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케어의 대표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취재 결과 ‘동물구호팀’에 속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소연 케어 전 대표]
“주인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개들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번식용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식용으로 사용하거나 어쨌든 ‘돈벌이’가 되던 그런 개들이었기 때문에...”

“최선의 보호 활동이었다”, “천벌 받아 마땅하다”

유기동물 불법 안락사에 대한 공분, 그 맞은편에선 쏟아지는 인신공격을 버티기 힘들다는 박 전 대표의 호소가 양립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전국을 휩쓴 박소연 전 대표의 안락사 파문, 갈등의 불씨가 다시 되살아나는 모양새입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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