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변호사 "형사·행정소송 진행 중... 집단소송도 준비할 것"

▲신새아 앵커= 2019년 관세사 2차 시험 부정출제 논란과 관련해서 피해를 겪은 수험생을 직접 만나고 왔습니다. 법정다툼 중이라고 했는데, 현재까지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나요. 

▲김해인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 잠깐 언급해드렸지만, 현재 A원장을 비롯한 이들 출제위원 2명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한국산업인력공단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요.

또 이와 별도로 검찰은 B교수와 A원장이 모의해 B교수가 A원장 학원에서 특강을 한 것처럼 꾸며 돈을 부정하게 수급한 행위에 대해서도 사기죄로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는 B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에 A원장이 허위 증빙서류를 제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학이 제공하는 강의 지원금을 송금 받도록 하게 한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앵커= 문제가 된 인물들이 현재 3가지 혐의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말씀 해주셨고요. 피해 수험생들과 관련해서도 소송이 진행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가 된 2차 시험을 봤다가 불합격 처리 된 수험생들은 지난해 12월 불합격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이들을 대리하고 있는 김병철 조이앤파트너스 변호사를 만나 관련 얘기들을 듣고 왔습니다. 

▲앵커= 또 한 가지 궁금한 건 부정출제 연루자들은 뭐라고 입장을 밝힌 게 있나요.

▲기자= 네. 취재진이 A원장이 운영하는 학원에 찾아가봤는데요. 이 영상부터 먼저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관세사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는 A원장이 운영 중인 관세전문학원입니다. 

법률방송 취재진 방문에 학원 측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학원 관계자]
“우선 대표님 지금 안 계시긴 하는데요. 따로 하실, 지금 다른 담당자께서 따로 하실 말씀 없으시다고 바로 나가달라고 하시거든요.”

[학원 관계자]
“(근데 대표님 여기서 맨날 상담하시지 않아요?) 제가 더이상, 잠시만요. 드릴 말씀 없는데.”

[보안팀 직원]
“이거 일단 촬영 끄세요. 마이크도 이거 끄세요.”

취재진이 학원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완강히 거부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당 학원과 2019년 관세사 시험 출제위원 간 이른바 ‘유착관계’를 일찌감치 의심하고 법적 분쟁을 하게 됐다는 김병철 조이앤파트너스 변호사.

관세사 자격증이 있는 김 변호사는 2019년 11월 초, 한 학원으로부터 강의 제안을 받았고 관세사 시험 기출문제를 분석하던 중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김병철 변호사·관세사 / 조이앤파트너스]
“한 번 기출문제 강의를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봤더니 이게 오타가 있더라고요. 채점평이 나왔냐고 제가 물어봤어요 그 원장님한테. 채점평이 안 나왔다는 거예요 올해는. 그래서 아니 그게 말이 되냐.”

통상 국가자격시험 등에서 채점위원들이 구체적인 채점기준에 대한 개괄적인 안내를 해주는 채점평. 

관세사 시험 역시 합격자를 발표하며 매년 채점평을 공개하는데, 2019년 관세사 자격시험에서만 공개되지 않은 겁니다. 

이에 김 변호사가 국회에 이의를 제기했고 국회가 압력을 넣자,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은 같은 해 11월 말 뒤늦게 채점평을 내 놓으며 “시험 문제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습니다.

[김병철 변호사·관세사 / 조이앤파트너스] 
“채점평 내라고 관세청이랑 산인공(한국산업인력공단)에다가 압력을, 말을 하다가 그 때 채점표가 나오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이렇게 나온 거죠. 수험생들이 오히려 학원 모의고사를 암기한 듯한 답안지를 썼다는 취지로 채점평을 (써서) 더 화가 나기 시작한 거죠.”

특히 관세사 2차 시험 중 관세평가 과목은 학원 모의고사 문제에서 나온 오탈자까지 똑같이 출제되며 토시 하나 바뀌지 않았다는 게 김 변호사의 말입니다. 

[김병철 변호사·관세사 / 조이앤파트너스] 
“관세평가는 아예 똑같습니다. 아예 똑같습니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거는. 그리고 ‘수입’으로 적어야 되는데 ‘수출’로 적은 게 있어요. (오타가 난 거예요?)오타가 난 거죠. 수입하면, 수입할 때 관세가 부가되잖아요. 과세물가 확정시점인데 수출하면 과세물가 확정시점이 안 나오잖아요. 그런 정도의 오류까지.”

의혹이 사실로 명백히 드러나는 순간임에도 누구 하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 없어 답답했던 김 변호사는 A원장과 교수 2명을 상대로 결국 형사고소를 진행하게 됩니다. 

[김병철 변호사·관세사 / 조이앤파트너스]
“제가 형사고소를 했었죠. 동부지방법원, 검찰청에다가. (동부지법 재판은 진행 중인 거죠?) 네네. 우선 B교수님은 자백. 범행 일체 자백하셨고요. 그 다음에 A원장 같은 경우는 문제 준 사실 인정은 하는데 그게 시험에 쓰일 줄은 몰랐다면서 부인을 하고 있고요. 공모를 부인하고 있고요. C교수는 문제 자체가 동일하지 않다(고 부인을)...” 

해당 사건은 1번의 공판을 더 진행한 뒤 조만간 선고가 나올 것으로 보여, 법원의 최종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 변호사는 또 형사재판과 별개로 지난해 12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불합격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도 제기했습니다. 

부정출제가 이뤄진 시험에서 불합격한 수험생 5명과 함께 낸 소송, 올해 8월 선고된 1심에선 승소했습니다. 

[김병철 변호사·관세사 / 조이앤파트너스] 
“우선 행정소송 가기 전에 행정심판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합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거라는 취지로 행정심판을 기각했어요. 청구를 기각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납득이 잘 안돼서 행정소송을 하고, 행정소송에서는 결국 그게 받아들여져서 보정절차를 전혀 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위법성이 인정됐습니다.”

그러나 공단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했고, 현재 2심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김 변호사는 8월부터 공동소송 리걸테크 기업 '화난사람들'을 통해 피해자를 모집했고, 총 10명이 모여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을 통해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수험생들을 구제하고 싶다는 김 변호사는 시험을 치른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김병철 변호사·관세사 / 조이앤파트너스] 
“우선 이건 위자료 소송이에요. 그래서 시험에 참여했던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공정한 시험을 볼 권리가 있었는데 학원 모의고사 같은 것에 나오지 않은 문제를,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박탈당했어요. 합격자들뿐만 아니라 불합격자들까지도. 그래서 그런 분들은 누구나 위자료 소송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 다시 말해서 행정소송 소 제기기간이 지났다거나 그런 것과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피고 측의 입장은 어떨까. 

B교수 측 변호인은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부정출제 부분에 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관련 피해 당사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전했습니다.

C교수 측은 그러나 아무런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A원장의 관세사 사무실로 또 다시 연락을 시도했지만, 학원 측과 마찬가지로 자리에 없다는 답변만 되돌아왔습니다.

[A원장 관세사 사무실 관계자]
(A관세사님 연결이 가능할까요?) 지금 퇴근하셨습니다. (퇴근하셨어요? 혹시 내일은 몇 시에 출근하세요?) 내일... 내일 쉬세요. 내일 모레도 쉬세요. (모레도 쉬어요?) 네.

행정소송 피고 산업인력공단 측은 “소송 진행 중인 사안이라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