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화살 쏜 '동물판 n번방' 가해자 집유... '솜방망이 처벌' 규탄 목소리
고양이에 화살 쏜 '동물판 n번방' 가해자 집유... '솜방망이 처벌' 규탄 목소리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11.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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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법 위반 최고형과 극명한 차이... 명백한 솜방망이 처벌"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법률방송뉴스] 길고양이 등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사진과 영상을 오픈채팅에 공유한 이른바 ‘동물판 n번방’에서 행동대장으로 불린 이모씨에게 집행유예가 내려지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동물단체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재판부는 오늘(11일) 이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이씨는 지난 1월 검정색 길고양이의 허리를 화살로 관통하고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누워있는 사진을 오픈채팅에 공유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이씨는 채팅방에서 ‘멀리서 쏴서 빗나갔는데 척추에 맞아서 후지가 마비돼서 운 좋게 잡을 수 있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고 먹는 단체 오픈카톡방을 수사하고 처벌해달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7만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재판에 앞서 동물권단체 카라는 오늘(11일) 오후 1시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앞에서 이모씨의 법정 최고형 선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최민경 카라 활동가는 “검은 고양이의 눈은 최대한으로 확장돼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공포와 고통이 뒤섞인 모습이었음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는 불법사냥과 동물학대를 마치 게임을 즐기는 듯이 채팅방에 언급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수시로 공유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검찰은 이 무차별한 동물학대범에 동물보호법 법정 최고형인 3년 징역을 구형했다”며 “그러나 법정에서 이씨는 반성조차 하지 않고 ‘고통없이 동물을 죽였을 뿐’이라고 뻔뻔하게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행 동물보호법상 최고형이 징역 3년인 만큼 오늘 서산지원 재판부에서 부디 최고형 선고를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자신을 서산 동물권행동 활동가라고 밝힌 시민 A씨는 “1차 공판 때도 참여했다. 다시 나온 이유는 이씨의 태도에 분노심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일반 국민들이 동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경기 군포시에서 길고양이를 구조하고 치료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 B씨는 “오늘 (이씨가) 법정구속 된다면 역사적인 날이 될 것 같다. 죽어간 아이들의 원한을 갚아주는 현장이 보고 싶어 서산까지 왔다”며 “생명 해치는 사람들이 행위를 못하게 하는 건 사법부의 의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온 시민 C씨는 “길고양이 학대 살해에 대한 수많은 청원이 있었지만 국민청원 답변요건 20만을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답변요건을 충족한 첫 사례”라며 “그만큼 많은 시민을 분노하게 한 사건이므로 실형 선고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영철, 강호순, 이영학 등 연쇄살인범 상당수가 가학적 동물학대 전력이 있다”며 “한국에서도 범죄예방 차원에서 국가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카라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픈채팅 고어방 최종판결에 대해 규탄했습니다.

최민경 활동가는 “말도 안 되는 결과에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면서 “약자를 위한 대한민국 재판부는 어디에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시민들은 법정에서 엉엉 울면서 나왔다. 하지만 저 범죄자는 두발로 당당히 걸어나갔다”면서 “말 못하는 입장의 동물들은 어떻게 보호받아야 하냐”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면서 “카라와 시민들은 오늘의 선고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습니다.

한편 동물 학대 사건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 빈번히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법 역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동물보호법 위반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과 함께 동물 학대 예방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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