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미 김씨 로비·횡령 정황 담긴 범죄단서 확보
곽상도 아들 50억원 뇌물에 포함… 내일 구속 심사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어제(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어제(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검찰이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이 김씨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한 지 하루도 채 안 돼 내린 결정인데, 법조계에서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김씨의 태도가 자충수가 된 걸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어제(12일) 오후 5시쯤 김씨에 대해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횡령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김씨 측과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사업 협약서에서 민간 투자자의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빼기로 공모해 성남시에 1천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김씨를 유 전 본부장의 '업무상 배임' 공범으로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적시했습니다.

검찰은 2015년 3월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대장동 사업 수익금 25%를 약속받았고, 올해 초 약속액 700억원 중 5억원을 먼저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씨가 곽상도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한 것은 '뇌물'로, 아울러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 중 용처가 소명되지 않은 55억원에는 '횡령'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앞서 김씨는 엊그제(11일) 검찰에 출석하며 자신이 받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씨는 각종 로비 의혹에 대해 "수익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사전에 공제해야 할 예상 비용을 서로 부풀려 주장한 것"이라며 실체가 없는 이야기라는 입장입니다. 또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은 "초기 운영비나 운영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했고 불법적으로 쓴 건 없다"는 해명입니다.

곽상도 의원 아들 '50억 퇴직금' 논란에 대해서는 "일을 하며 재해를 입었고 상여금이나 수익금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처리했다"고 말했고, '50억 클럽'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이미 범죄 단서들을 확보했는데, 김씨가 석연치 않은 해명을 함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하자 오히려 그의 신병 확보에 발 빠르게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김씨의 로비·횡령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유 전 본부장의 측근 정민용 변호사의 자술서 등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녹취록에는 김씨 등이 정치인과 법조인, 성남도공 등에 로비 명목으로 350억원을 사용했으며,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30억원을, 의원에게 20억원을 전달한 정황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700억원을 받기로 합의했으며,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씨 측은 검찰의 전격적인 구속영장 청구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의 변호인단은 "검찰이 신빙성이 의심되는 녹취록을 주된 증거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이 주된 증거라는 녹취록을 제시하거나 녹음을 들려주지도 않고 조사한 건 법률상 보장된 피의자 방어권을 심각히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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