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훼손 후 연쇄살인' 전과 14범... 전자장치 제도 이대로 괜찮나, 실효성 도마 위
'전자발찌 훼손 후 연쇄살인' 전과 14범... 전자장치 제도 이대로 괜찮나, 실효성 도마 위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08.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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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부처와 협의해 견고성 높이는 정책 추진할 것"... 법무부 대책에도 '늑장대응' 지적 잇달아

[법률방송뉴스] 50대 성범죄 전과자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후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을 두고 오늘(30일) 하루종일 논란이 됐습니다. 

전과 14범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전자발찌를 찬 상태로 1명, 끊고 달아나면서 또 다른 1명을 살해했다고 본인이 스스로 경찰에 털어놓은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은 더해지고 있는데요. 

전자발찌 실효성 논란과 관리당국의 부실한 대응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문제점과 관련 대책 등을 김해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어제(29일) 오전 8시, 전과 14범의 강모씨는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몰고 송파경찰서로 찾아왔습니다. 

자신이 여성 2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살해된 여성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로, 강씨는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에서 한 명을 살해했고 이후 도주 과정에서 나머지 한 명을 더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시신은 강씨의 집과 차량 안에서 각각 발견됐는데, 집에서 발견된 40대 여성은 노래방에서 만난 사이고 차에 싣고 온 50대 여성은 평소 알고 있던 지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과 법무부는 오늘 오전 각각 브리핑을 통해 사건 경과와 함께 재범 억제 방안 등을 발표했습니다. 

[윤웅장 /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8월 27일 17시 31분경 훼손 경보 발생 즉시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 관제직원이 전자장치 훼손 사실을 112 상황실 및 서울동부보호감찰소에 통보하였습니다. 훼손 통보를 받은 서울동부보호관찰소 전자감독범죄예방팀 직원 2명이 18시경 훼손 최종 측위지에 도착하여 수색을 시작하였으나 대상자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지난 2005년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15년 간 복역한 뒤 지난 5월 5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가출소한 강씨. 

그러나 불과 석 달 만에 전자발찌를 끊고 사라져 검거령이 내려진 상태였음에도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오늘 오전 취재진들에 "전자감독제도가 끊임없이 개선·발전돼 왔지만 아직 인적·물적 한계가 여전하다"며 "전자감독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여러 개선방안을 브리핑하고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많은 대비를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법무부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늑장대응'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관리하는 '집중대상자'였음에도 재범을 막지 못했다는 의견과 함께 강씨를 조기 검거했다면 적어도 2차 살인은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과 법무부의 공조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점을 꼬집었습니다. 

[이웅혁 교수 /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일단 이번 사건에 있어서 일단은 가출소가 됐잖아요. 결론적으로 보게 되면 이런 재범,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고. 두 번째는 결국 그 법무부와 경찰의 공조 자체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데 왜냐하면 적어도 의심스러운 상황이 있으면 긴급하다고 판단을 해서 강모씨의 집에 들어가서 압수수색을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2008년 도입된 위치추적 전자장치 제도는 범죄자 위치를 노출시켜 이들의 범죄심리를 위축시키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실효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은 303건으로 재범률이 무려 1.9%에 달하는데도, 정부당국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재범 위험성이 높은 성범죄자는 일대일 전담감독이 필요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탓에 제대로 된 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전자발찌를 끊은 뒤 도주하고 재범을 저지르는 당사자도 가장 큰 문제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관계부처들에 관리 인력과 예산을 늘리는 것도 시급한 문제"라고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곽대경 교수 /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전자발찌에 대해서 관리하고 있는 관리인원에 비해서 대상자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거니까 그런 인력을 충분히 충원 안 해주고 예산 지원을 안 해주니까 현재 상황에서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국가 예산하고 인력이 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기재부하고 행정안전부 그쪽에서 공무원 증원도 해줘야 되고 기재부에서는 예산을 확정해줘야 가능한 거죠. 그런 게 잘 안 됐던..."

나아가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폭력 범죄를 확실히 방지하기 위해선 또하나의 시스템적 제도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승재현 연구위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분명히 이 성폭력 범죄는 국가가 막을 수 있는데도 그냥 그것을 세상 밖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해서 내어보냈기 때문에 발생하는 범죄니까 이런 부분에서는 그냥 일도양단으로 형기가 마치고 난 다음에 사회 내로 내어보내는 게 아니라 중간 지역의 영역에서 그 사람의 성범죄를 막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시스템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편 경찰은 오늘 오후 살인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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