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 인정 어렵다” 범죄인 인도 요구까지 하고도 정작 국내서 풀려나 검찰, 신병 확보 후 재산 도피 등 조사 계획 '급제동'

 

 

[앵커]

앞선 리포트에서 전해드렸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정유라씨에 대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라고 했는데, 이 정유라씨가 정말로 어디로 튈른지, 검찰을 당혹케 하고 있습니다.

정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인데, 검찰은 보강 수사를 벌여 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서울중앙지검.

정유라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묻는 법률방송의 질문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청사로 들어갔습니다.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

기자: 영장 재청구 계획이 있으십니까?

“...”

법원은 지난 3일 “가담 경위 등에 비추어 현 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유라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정씨가 덴마크 법원에 제기한 송환 불복 항소심을 취소, 자진 귀국 모양새를 취하며 도주 우려가 없다고 강조한 점, ‘엄마가 다했다. 나는 모른다’로 일관하며 ‘철부지 럭비공’ 행세를 한 게 일단은 먹힌 걸로 풀이됩니다.

검찰은 당혹감을 넘어 낭패감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덴마크 사법당국에 범죄인 인도까지 요구해 국내로 강제송환해 온 정씨가 정작 우리나라 법원에서 풀려났기 때문입니다. 

정씨의 여러 혐의 중에 이대 입시 및 학사비리와 청담고 허위 공문 제출 등 혐의가 확실한 부분에 대해서만 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에서 오히려 ‘기본적 증거 자료가 수집됐다’며 영장을 기각한 점도 검찰을 더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일단 정씨의 신병을 확보해 놓고 재산 도피 등 외환거래법 위반 및 뇌물 혐의, 재산 은닉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려던 계획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겁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벌여 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풀려난 정씨는 어머니 최순실씨 소유인 서울 신사동 미승빌딩에 기거하며 이경재 변호사 등을 만나 추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탠드업]

덴마크 법원 항소심 포기에 따른 전격 귀국과 '엄마가 다 했다. 나는 모른다'.

끝까지 영장 기각이라는 신의 한 수로 귀결될 수 있을지, 검찰을 더 절치부심하게 만들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법원과 검찰 안팎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정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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