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청소노동자의 죽음 ③] "갑질 인식도 없이 갑질"... 인권위 집단진정 가는 '서울대 사건'
[어느 청소노동자의 죽음 ③] "갑질 인식도 없이 갑질"... 인권위 집단진정 가는 '서울대 사건'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7.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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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안전배려의무 다하지 못해 노동자 사망... 헌법상 건강권·인격권 등 심각히 침해"

[법률방송뉴스]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 주 학교 측을 상대로 한 집단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될 예정입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격권 등을 침해했다는 것이 집단진정을 준비하고 있는 최혜원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어느 청소노동자의 죽음' 기획보도, 최혜원 변호사를 만나 관련 얘기들을 들어봤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아내.

[A씨 /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유족]
"저는 그날 밤에도 바로 규장각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밤 11시쯤 경찰이 전화가 왔더라고요. 우리 아내가 근무하는 925동 미화 휴게실에서 운명하셨다고..."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은 지난 8일부터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씨 사망' 사건 관련해 서울대를 상대로 한 인권위 진정인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오늘(29일) 기준 진정에 참여하기로 한 인원은 1천 300여명.

인권위 진정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산지의 최혜원 변호사가 맡았습니다.

[최혜원 변호사 / 서울대 상대 인권위 진정 법률대리인]
"저는 직장 내 괴롭힘에 관심이 많고 아직까지는 상급자가 고과라는 것을 가지고 하급자를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경우가 너무 많고 최근 N모사에서는 자살하는 일까지..."

숨진 50대 여성 청소노동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1년 6개월간 폭증한 업무량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200명 가까운 학생들이 거주하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짜리 여학생기숙사 청소를 혼자 전담하면서 매일 100리터짜리 쓰레기봉투 6~7개는 기본 날라야 했을 만큼 격무에 시달렸습니다.

서울대 측이 사용자로서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이 있고, 결과적으로 건강권과 생명권 등 헌법상 기본권 중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최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최혜원 변호사 / 서울대 상대 인권위 진정 법률대리인]
"노동자들은 노동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노동을 할 권리가 있는데 그것은 노동자가 노동을 할 권리를 침해당한 거고요. 사용자는 안전배려 의무라는 게 있습니다. 또 건강권, 노동권이 침해됨으로써 건강권도 침해됐을 수 있고요."

더불어 서울대 측은 헌법 제10조가 보장하고 있는 인격권을 침해한 잘못도 있다고 최 변호사는 지적합니다.

청소노동과 별 관련이 없는 한자나 영어 쓰기 시험이나 건물의 준공연도를 묻는 시험을 보게 하고, 시험점수를 공개한 행위는 관리자가 재량권을 남용해 노동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한 전형적 사례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이는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받으면 피해자는 자괴감이나 수치심 등이 생기는데, 이는 헌법상 보장한 인격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험점수 공개에 대해 인권위가 이미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와 인격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린 바가 있다는 것이 최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최혜원 변호사 / 서울대 상대 인권위 진정 법률대리인]
"청소노동자한테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영어시험을 본다든지 영어시험도 보고 성적을 공개했다고 들었습니다. 성적공개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인권위의 결정이 있었고요. 상식적으로도 내 성적을 많은 사람들에게 오픈한다는 것은 많이 힘들죠, 창피하기도 하고요."

관련해서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헌법에 규정된 인권침해가 발생할 경우, 당사자가 아니어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누구나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정내용에 대해 인권위는 직권조사를 할 수 있고, 시정이나 재발방지 대책 등 필요한 권고나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최 변호사는 이번 인권위 집단진정은 비단 서울대에만 국한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갑질이라는 인식도 없이 자행되는 아직도 만연한 직장 내 괴롭힘 근절과 노동자에 대한 배려, 조직문화 개선, 인권의식 개선에 주춧돌을 놓고 싶다고 말합니다.

[최혜원 변호사 / 서울대 상대 인권위 진정 법률대리인]
"저도 직장생활을 해보니까 업무의 주의 감독 업무 명령이라는 미명 하에 상급자에 의한 정신적인 괴롭힘이 상당히 많거든요. 또 반대도 많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가해자를 처벌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힘들어서 직장을 옮기는 이런 모순이 발생하고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은 노동청에서 반드시 개선해야 하고..."

특히 어느 정도 시스템이 갖춰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이하 소규모 기업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이 더 심각한 문제이고 시급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최혜원 변호사 / 서울대 상대 인권위 진정 법률대리인]
"(큰 회사는) 체계가 있고 시스템이 있으니까 CEO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이나 진짜 작은 7~8명 이런 데 있어서 직장 내 괴롭힘이 진짜 우려가 되고요. 직장 내 괴롭힘이 법에 있는 것도 모르는 회사도 많고 심지어는 ’벌금 얼마 내는 거 아니야‘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하시는..."

나아가 꼭 직장이나 회사가 아니어도 갑을 관계에서 위계와 위력에 의해 벌어지는 모든 종류의 괴롭힘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의율해 처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최혜원 변호사 / 서울대 상대 인권위 진정 법률대리인]
"반드시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갑을관계가 형성되는 관계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사법부나 아니면 관계기관에서 좋은 방향으로 리드를 해 줄 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대기업 사내변호사로 시작해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거쳐 유명 보험사 자금세탁 방지 최고책임자를 지낸 최 변호사는 국민고충처리와 부패방지, 행정심판 관련한 권익위 사건을 다수 다룬 경력이 있습니다.

검찰이나 법원이 개별 사건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면, 인권위나 권익위 같은 국가기관은 개별 사건을 고리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나 인식 변화를 이끌고 주도해야 한다고 최 변호사는 강조합니다.

[최혜원 변호사 / 서울대 상대 인권위 진정 법률대리인]
"인권위원회나 권익위원회가 준사법기관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법원이나 검찰보다는 강제력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그 영향력은 법원, 검찰만큼 영향력이 강하고요. 권익위나 인권위에서 국민을 위해서 좋은 결정을 내려주시면 제도개선 효과가..."

서울대를 상대로 한 인권위 집단 진정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동참할 수 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인권위 진정 참여문의 (→바로가기)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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