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 출신 인사들 속속 복귀... 이재용 가석방·사면 여부 주목

[법률방송뉴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늘(23일) 옥중에서 만53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지난 2017년 첫 구속 이후 두 번째 맞는 옥중 생일인데,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은 구치소와 법원을 오가며 삼성 불법 합병·경영승계 관련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금은 해체된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을 이끌던 핵심 임원들이 다시 삼성전자 법무실로 복귀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왕성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종환 의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16년 12월 6일 국회 청문회)] 
“(이 모든 의혹의 핵심인 미래전략실은 해체할 거죠) 하겠습니다. 국민들이 다 보시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겠습니다. (네)”  

지난 2016년 12월 국정농단 사건 관련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식 선언합니다. 

총수의 직속 참모조직으로 1959년 설립된 삼성 비서실을 모태로 하고 있는 미전실은 그룹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관계사 경영전략과 인사, 인수합병(M&A) 등 주요 현안을 진두지휘해 왔습니다. 

이후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 명칭은 바뀌었지만 권한과 역할은 변함없이 유지돼 오다가 4년 전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정경유착 고리'로 지목받으며 2017년 3월 1일 해체되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미전실 해체와 동시에 산하 법무팀 소속 법조인 출신 임원들의 줄퇴사도 이어졌습니다.

당시 법무팀장이었던 성열우 사장과 김수목 부사장, 엄대현 부사장 등 법무팀 핵심 인사들이 동반 퇴사한 겁니다.  

검사 출신인 김수목·엄대현 부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수사 대응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7년 2월 17일 이 부회장이 끝내 구속을 피하지 못하자 미전실 해체와 함께 회사를 떠난 겁니다.     

김수목·엄대현 부사장은 하지만, 퇴사 후에도 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깊숙이 관여하며 막후에서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수목·엄대현 부사장이 1년의 터울을 두고 다시 삼성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지난달 공시된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입니다. 

김수목 부사장(대우)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임원으로 공식 복귀한 걸로 나와 있습니다. 

엄대현 부사장(대우)은 그보다 한 해 앞서 지난 2019년공식 복귀했습니다.

특히 김수목 부사장은 이재용 부회장 재판을 관장하는 삼성전자 법무실 송무팀장으로 복귀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외곽 지원에서 이 부회장 관련 재판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하기 위한 복귀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김수목 부사장 복귀 시점이 이 부회장의 실형 여부가 결정될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를 2개월여 앞두고 이뤄진 점, 코로나와 법관 정기인사 때문에 중단됐던 불법 합병·경영승계 재판의 본격 재개를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이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지배구조 관련 사항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내부에서 쟁점을 챙길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 삼성 소식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임원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삼성과 인연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필요하다면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소위 ‘외곽 지원’ 방식으로 활동하다 복귀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수목·엄대현 부사장과 함께 미전실 법무팀 3인방으로 불리며 미전실 해체 후에도 자리를 지켰던 조준형 부사장이 이번 분기보고서 임원 명단에서 빠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공시된 분기보고서에선 삼성전자 법무실 법무팀장으로 이름이 올라왔는데 김수목 부사장의 복귀와 함께 임원 명단에서 이름이 사라진 겁니다.  

검사 출신인 조준형 부사장은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변호를 맡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3년 뒤인 2011년 당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의 보좌역으로 삼성에 입성한 뒤 굵직한 법률 현안들에 빠지지 않고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까지 조준형 부사장이 맡고 있던 삼성전자 법무실 법무팀장은 지금은 판사 출신인 김경환 부사장이 맡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법조인 임원은 확인된 것만 2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 임원과 법조인대관을 교차 확인한 건데, 법무실 사령탑인 부장판사 출신 김상균 사장은 사법연수원 13기로 김명수 대법원장보다 2기수 빠릅니다. 

올해 처음 임원진에 이름을 올린 1979년생 '막내' 박장용 상무대우까지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법조인 임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KT의 법조인 임원이 4명 안팎이니까 KT의 5배가 넘는 매머드급 규모입니다. 

특히 전무급 이상 임원들은 14명 전원이 법원과 검찰 출신 전관들입니다. 이중 검사 출신이 8명이고 판사 출신은 6명, 여성은 한명도 없습니다. 

지난 1월 삼성 준법감시조직 확대 조치 일환으로 법무실 산하에서 CEO 직속기구로 재편된 준법지원 조직 ‘컴플라이언스팀’도 규모가 크게 확대됐습니다.

준법지원 조직 인원은 모두 62명으로 집계됐는데, 팀장은 행정법원 판사를 지낸 안덕호 부사장이 맡았습니다. 

역시 미전실 출신인 안덕호 부사장은 반도체 부문 법무지원팀장을 지냈으며 2017년 당시 단 두 명 뿐인 40대 부사장으로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왕성민 기자]  
“새롭게 진용을 꾸린 삼성전자 법무실과 준법지원 조직이 당면한 제1 과제는 국정농단 뇌물 파기환송심에 이은 불법 합병·경영승계 재판 대응입니다. 더불어 다음달 28일이면 형기의 60%를 채우는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또는 광복절 특사로 풀려날 수 있을지도 삼성 안팎에선 초미의 관심입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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