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 '변호사 연수 난민', '백수 변호사' 현실화 우려... 변협 vs 법무부, 변시 합격자 수 충돌
초유 '변호사 연수 난민', '백수 변호사' 현실화 우려... 변협 vs 법무부, 변시 합격자 수 충돌
  • 유재광 기자, 왕성민 기자
  • 승인 2021.04.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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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연수 인원 200명 제한"... 실무연수 못받으면 변호사 개업·취업 못해

▲유재광 앵커= 대한변협이 오늘부터 29일까지 나흘간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실무연수 접수 신청을 받습니다. 관련해서 법조계에선 '연수 난민' 양산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LAW 인사이드' 왕성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연수 난민' 얘기가 뭔가요  

▲왕성민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23일 '대한변협 2021년 변호사시험 합격자 연수' 참가신청 안내문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고했는데요, 안내문에 따르면 올해 협회연수는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총 6개월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 5~6월 2개월 동안은 실시간 온라인 교육으로, 7월은 현장 강의교육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참가인원 수입니다. 안내문에는 ‘무작위 추첨방식을 통해 200명의 연수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현재 법원과 검찰, 로펌, 기업 등에서 흡수할 수 있는 연수 인원은 1천명, 아무리 높게 잡아도 1천200명을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이 상태에서 변협이 200명만 연수를 받게 되면 올해 변시 합격자 수가 1천700명을 넘겼으니까, 적어도 500명에서 300명 정도의 신규변호사가 실무연수를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이를 두고 연수 난민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앵커= '난민'이라고까지 표현했는데, 변호사 실무연수를 받지 못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건가요. 

▲기자= 변호사법 제21조의2 등에 따르면 6개월간 실무 수습을 마치지 못하면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의 구성원이 될 수 없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연수를 못 받게 되면 사실상 변호사로서 활동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수용 가능한 인원은 1천명 수준이기 때문에 그동안 변협 연수는 마지막까지 연수처를 찾지 못한 변호사들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변협 연수마저 문턱을 높이면 연수를 받지 못한 새내기 변호사들은 개업조차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겁니다.  

▲앵커= 이런 상황을 변협도 모르는 건 아닐 텐데, 변협 연수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하는 것,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요.

▲기자= 이미 여러 차례 보도해 드렸듯이 대한변협은 ‘협회 연수 정상화’라는 목적에서 연수 제한의 정당성을 찾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변호사법 제21조의4 제4항은 연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연수를 받는 변호사의 숫자를 적정하게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변협 연수는 변호사라는 전문직 위상에 걸맞도록 내실 있게 운영되어야 하고, 연수를 실시하는 관리 지도관이 신규 변호사들을 상대로 ‘1:1 지도’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연수 인원이 폭증하다보니 그동안 엉터리, 날림 연수가 횡행했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것이 변협의 명분입니다. 

물론 법무부가 변협 연수 지원 예산을 0원으로 삭감하는 등 외적인 요인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변협이 로스쿨과 법무부를 상대로 "시장에서 흡수 가능한 적정 수준의 변호사만 배출하라" 이런 강력한 메시지를 내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변협 방침에 대한 법조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일단 우호적이진 않습니다. 2만여명의 회원을 둔 전국 최대 규모의 변호사회인 서울지방변호사회도 변협이 대승적 차원에서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을 포용해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연수 지원금 보조를 중단하는 등 변협 연수 파행의 1차적인 책임이 법무부에 있긴 하지만, 변협도 대승적 차원에서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을 위해 원활한 연수가 이뤄질 방법을 모색해달라고 밝혀 사실상 변협 연수 인원을 늘려줄 것을 성명서를 통해 요청했습니다. 

취재를 해보니 변협 내부에서도 연수 인원 제한을 놓고 의견이 다소 엇갈린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연수 인원을 제한해 수백명의 ‘연수 난민’이 쏟아지고, 이들이 개업을 하지 못해 말 그대로 ‘변호사 백수’로 주저앉는다면 변호사의 권익을 대변하는 최고 기관인 변협도 궁극적으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고 합니다. 

▲앵커= 안팎의 비판과 지적에도 변협이 연수 인원 200명 제한을 고수하는 데에는 또 그 나름 이유와 배경이 있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 2월 출범한 제51대 대한변협 집행부는 각종 법조 이슈에서 이전 집행부와는 차별화된 성과를 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이었는데,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발표는 집행부 출범 이후 처음 마주하게 된, 일종의 시험대였던 거지요.

현 집행부가 변호사 수 감축을 이뤄내면 변호사업계의 호응과 환호를 이끌어 낼 수 있지만, 실패하면 "이번 집행부도 다를 게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합격자 수가 줄기는 했지만 당초 1천200명을 관철하려 했던 변협 입장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대적인 감축을 이끌어내는 덴 성공하지 못한 셈입니다. 

변협은 지금 한수 무르게 되면 내년에 있을 합격자 발표에서 협상력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을 우려한 것 같습니다. 이미 변협은 합격자 발표 전 연수 인원 200명 제한이라는 나름대로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사상 첫 전년대비 합격자 감소라는 소정의 성과를 거뒀지만 목표치엔 한참 부족한 상태라서 지금 협회 연수를 다 받아주면 법무부가 "그러면 그렇지"라며 변협을 만만하게 보고 내년에는 변호사들의 주장을 무시한 채 오히려 합격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앵커= 어쨌든 연수 제한이 현실화 하고 있는데 지금 신규 변호사들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취재결과 대부분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입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많은 변호사들의 중심으로 “이러다 정말 개업도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추첨이 되든 안되든 일단 변협 연수를 신청해놓고 보자는 분위기도 퍼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분명 아직까지는 신규 변호사들 사이에서 확실히 변협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 연수 난민이 정말로 현실화되기 전에 변협과 로스쿨, 법무부가 머리를 맞대고 뭔가 대안을 마련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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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광 기자, 왕성민 기자 sungmin-w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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