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락춘일(笑樂春日) - 유머와 웃음의 본질
소락춘일(笑樂春日) - 유머와 웃음의 본질
  • 김용섭 전북대 로스쿨 교수
  • 승인 2021.04.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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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섭 전북대 로스쿨 교수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 격언 중에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노하면 한 번 늙는다"(一笑一少, 一怒一老)는 말처럼 어렵더라도 희망을 간직하고 유머와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대중과 친화적인 소통을 위해 유머감각은 필수적인 자질이고, 백악관의 연설비서관 중에 유머담당이 있다고 들었다. 유머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차원 높은 경지다. 동양인은 유가적 전통으로 인해 서양인에 비하여 평소에 잘 웃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웃음은 오장육부에 긍정적 시그널을 주어 면역력을 높여 오래 전부터 의학적 치료수단이 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유머감각이 없는 사람은 불완전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유머감각이 있다는 것은 파격의 미를 갖추어, 사물을 독창적이고 창발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머와 웃음이 사회 저변에 널리 확산되어 어둡고 부정적인 분위기나 환경을 일신하여 긍정적이고 밝은 사회를 지향해 나갈 필요가 있다.

유머에 있어서는 시간(Timing), 장소(Place) 및 상황(Occation)이 중요하므로, 유머의 허용 시기와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 유머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순발력과 두뇌회전이 요청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 유머가 빛이 바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경건한 장소나 상가에 문상을 가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폭소를 자아내는 유머는 금물이다. 대머리가 어느 모임에서 스스로 자신을 전대협(전국대머리협회) 준회원으로 소개하면서, 주머니에서 빗을 꺼내 머리를 손질하며 “저는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曜)가 아니라, 빛나지만 번쩍거리지는 않는 광이불요(光而不曜)입니다”라고 자학적 유머를 하는 것 정도는 용인될 수 있다. 왜냐하면 유머의 우월성이론(superiority theory)이나 불일치이론(incongruity theory)에 비추어 대머리가 아닌 사람에게 우월감을 부여하여 웃음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웃음은 여러 관점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자연적 웃음과 전략적 웃음의 2가지로 구분하기로 한다. 웃음이 넘치는 집의 문으로 만가지 복이 들어온다는 의미의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에서의 웃음은 자연적 웃음인 반면에, 웃음 뒤에 칼을 숨긴다는 뜻의 소리장도(笑裏藏刀)에서의 웃음은 전략적 웃음이다. 자연적 웃음은 게임에서 승리하거나 무의식적으로 기분 좋은 상황에서 웃게 되는 심리적 웃음, 유머 등에 의해 몰아의 경지에서 웃게 되는 재미있어 웃는 웃음이 해당한다. 이와 같은 자연적 웃음은 파안대소, 박장대소, 포복절도, 온화한 미소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한편 전략적 웃음은 사회적 활동을 하는 가운데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호의나 협력을 도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꾸며진 웃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략적 웃음을 모두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 웃음이라고 볼 수 있는 냉소적 웃음, 비웃음, 간사한 웃음 등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마리안 파프랑스는 ‘웃음의 심리학’이라는 책에서 웃음 속에 감추어진 실체를 파악하여 전략적 웃음에 속지 말 것을 경고한다.

유머와 웃음은 유쾌함과 즐거움의 심리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쾌함과 즐거움은 삶의 행복의 원천이 된다. 유머란 행복의 바이러스인 웃음을 유발하는 기제 중의 하나이다. 창조적 사고를 특징으로 하는 유머에도 다양한 층위가 있다. 대화의 상대방이 싫어하는 내용이나 불편한 소재는 유머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가학적 유머나 차별적 유머는 차원이 낮은 유머라고 볼 것이다. 유머가 교훈적인 내용을 담으면 높은 품격의 유머가 된다. 마크 트웨인은 “천국에는 유머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천국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웃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유머는 인간적인 차원의 문제로, 영어의 유머(Humour)라는 단어는 인간(Human)과 어원상의 연관성이 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간직한 사람만이 품격 있는 유머가 가능하다.

이처럼 유머는 서먹하고 어색한 상황을 허무는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과 협상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갈등 당사자 간의 긴장 국면을 해소하여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머는 치열한 경쟁으로 긴장과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오늘날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평형추가 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유머와 웃음은 정보를 전달하는 의사소통의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유머는 웃음을 통해 엔돌핀이 돌게 만들고, 삶에 활력과 의욕을 갖게 한다. 좋은 유머는 좋은 와인처럼 잔잔한 미소와 좋은 여운 그리고 아름다운 반향을 남긴다. 유머감각은 하나의 스킬이므로 자연스럽게 이를 몸에 지니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연마하고 반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열린 마음에서 유머와 웃음이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고 할지라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웃음꽃 만발한 즐거운 봄날(笑樂春日)이라고 할 것이다.

김용섭 전북대 로스쿨 교수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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