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고시회 "세무사 아닌 자의 세무대리, 세무사법 위반... 국민에 피해"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변호사 소개 플랫폼 '로톡'(Law Talk)의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 또 다른 전문직역인 세무사 쪽에서도 같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플랫폼들이 관련 법을 위반해 전문직역의 고유 업무를 침탈하고 있다는 것이 변호사나 세무사 단체의 주장인데, 관련해서 세무사고시회에서 오늘(8일) 국내 최대 세무회계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를 세무사법 위반 혐의로 전격 고발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왕성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세무사고시회 임원진들이 국내 최대 세무회계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경찰서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세무회계 플랫폼 자비스가 불법 세무대리로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고소 취지입니다. 

[이창식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여러 가지 납세자들에게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하면서 지금 5월 달이 되면 프리랜서들, 사업장이 없는 사업 소득자에게 환급이라는 미명하에 지금 광고로 많은 불법적인 행위를..."

세무사고시회에 의해 고발당한 자비스 홈페이지입니다.

'세무대행 가입신청을 하면 1일 이내 견적 안내를 드린다'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기자가 직접 환급액 조회 서비스를 이용해 봤습니다. 

휴대폰 번호와 국세청 홈택스 아이디 등 관련 개인정보를 입력하니 곧바로 '떼인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환급액수가 계산돼 나옵니다. 

납세자 입장에선 자신도 모르는 ‘떼인 세금’을 환급받아준다고 하니 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급액수가 크게 나오면 나올수록 환급 사무를 의뢰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그러나 이는 명백한 허위 과장 광고라는 것이 세무사고시회의 주장입니다.

[이창식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하여 '환급을 받아주겠다' 이런 과장 광고로 인해서 납세자들이 지금 선택을 굉장히 오인할 수 있게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환급세액이 얼마다’라고 광고하는 것도 문제지만, 세무사 자격이 없는 ‘자비스’라는 플랫폼이 세무업무를 수행하는 것 자체가 위법성이 다분하다는 것이 이창식 세무사고시회 회장의 말입니다.     
 
이와 관련 세무사법 제22조는 세무사 자격이 없으면서 세무대리를 한 자에 대해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창식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환급 문제는 광고를 할 수 없고 그 다음에 이런 문제들은 반드시 세무사가 결정해서 국세청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이걸 미리 결정해서 환급이 얼마 나온다고 말해주는 것은 굉장히 불법의 소지가..."

세무사고시회는 또 자비스 측에서 광고하고 있는 ‘전담 세무사가 신고’라는 표현도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자비스의 누적 가입자 수가 33만명을 넘는데 가입자에 대해 ‘전담 세무사’라는 표현을 쓰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겁니다. 

납세자의 개별 사정과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프로그램 알고리즘에 따라 일괄적으로 세무대리 업무를 처리하고 이를 믿고 따라갔다가는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납세자인 국민에 돌아간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희철 한국세무사고시회 연수부회장] 
"사실 플랫폼 업체가 수많은 납세자들을 일괄적으로 대리를 해서 신고를 하는 게 수많은 납세자를 일괄적으로 프로그램화 시켜서 그렇게 일괄적인 신고를 대행하는 서비스가 과연 납세자의 권익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맞느냐..."

이에 대해 자비스 측은 법률방송의 관련 질의에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세무신고나 환급청구를 진행하지 않는다”며 “위법한 세무대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프래랜서 등 개인이 미처 받지 못하고 있던 환급금을 계산해서 알려주고 세무사를 통한 적법한 환급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라는 것이 자비스 측의 해명입니다. 

자비스 측은 그러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던 영역을 발견해 시장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세무사와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세무사고시회는 환급액을 계산해 주고 어떤 식으로든 수수료를 챙기는 게 세무대리 업무가 아니라는 해명은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오늘 고발을 시작으로 세무 플랫폼들의 위법 행위에 대해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세무 플랫폼들로 인한 부작용과 피해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세무사고시회의 인식입니다. 

[이석정 한국세무사고시회 총무부회장]
"이건 세무사 입장에서 봤을 때 심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이 자비스 뿐만 아니라 이외의 플랫폼 회사들도 엄벌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을..." 

플랫폼과 전문직역의 갈등이 변호사 업계 뿐 아니라 세무사 업계에서도 급속하게 번져가는 가운데 이번 세무사고시회의 자비스 고소 사건이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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