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 속 법 이야기 – “이자성의 골드문 잠입수사는 적법한가요?”
영화 ‘신세계’ 속 법 이야기 – “이자성의 골드문 잠입수사는 적법한가요?”
  • 이지원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 승인 2021.03.23 15: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중문화 속의 산하Law] 화제의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내용 중 관객과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법적 쟁점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편집자 주

 

이지원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이지원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조직범죄, 마약범죄 등을 소탕하기 위해 형사들이 조직 또는 기업 내로 잠입하는 모습은 영화나 매체에서 제법 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신세계’에서는 형사가 조직에 잠입하여 조직 내 분쟁을 야기하기도 하고,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는 비 오는 날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경찰이 직접 비 오는 날 빨간 원피스를 입고 인적 드문 길을 걷기도 하죠.

이처럼 수사기관이 수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잠입을 시도하거나, 어려움을 감수하고 범인이 걸려들 수 있는 함정을 설치하고 기다리는 이유는, 해당 방법을 제외하고는 범인을 검거하기가 어려운 범죄들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함정수사’란 수사기관이 범죄를 교사하거나 방조한 후에 그 실행을 기다렸다가 범인을 수사 및 공소제기하는 수사방법을 의미합니다. 함정수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범죄 의사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게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를 교사하는 형태인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와, 이미 범죄 의사가 있는 자에게 범죄의 기회를 제공하여 범죄를 방조하는 형태인 기회제공형 함정수사가 있습니다.

이러한 함정수사는 특히 마약범죄나 성매매, 도박 등 불법 영업범죄와 같이 외부에서는 흔적을 잡기가 어려운 은밀하고 조직적인 범죄에 있어서 효과적인 수사방법이 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범죄를 방지하여야 할 책임이 있는 수사기관이 오히려 범죄를 유발하는 함정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이를 비판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에 판례는 함정수사의 위법성에 대해 일정한 판단기준을 정립해 두었는데요, 구체적인 사건에서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의 경위와 방법, 유인에 따른 피유인자의 반응, 피유인자의 처벌 전력 및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없는 범의를 유발할 정도에 이르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는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위와 같은 태도에 비추어 보면, 이자성의 골드문 잠입은 골드문의 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잠입하지 아니하면 조직 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범죄를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점, 골드문 구성원들이 범의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아니하였음에도 이자성으로 인해 범의가 유발된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하였을 때, 잠입수사 자체는 위법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신세계 속의 이자성과 같이 함정수사를 하면서 골드문의 각종 범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경우, 함정수사를 위한 것이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위법성 또는 책임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어서, 그에 맞는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됨은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위법한 함정수사를 하였을 때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판례는 적법한 소추권의 행사로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규정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수사기관이 함정수사를 통해 아무리 결정적인 증거를 수집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함정수사가 위법하다면 그 증거를 따질 겨를도 없이 공소가 기각된다는 것입니다.

함정수사를 하지 않고는 소탕하기 어려운 범죄들이 분명히 존재하기에, 마약범죄나 조직범죄 등에서 해당 수사기법은 필수불가결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서는 골드문의 이자성처럼 깊숙이 개입해야 할 때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위법한 함정수사에 이르는 경우 공소기각 판결이 있을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잠입수사를 행한 수사기관도 추후 재판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벗기 어렵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지원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webmaster@lawtv.kr



  •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7길 22 BMS 4층
  • 대표전화 : 02-585-0441
  • 팩스 : 02-2055-1285
  • 메일 : ltn@lawtv.kr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새아
  • 법인명 : 주식회사 법률방송(Law TV Network)
  • 제호 : 법률방송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4176
  • 등록일 : 2016-10-17
  • 발행일 : 2016-10-17
  • 발행인 : 김선기
  • 편집인 : 박재만
  • 열린 보도원칙 : 법률방송뉴스는 독자와 취재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정정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 고충처리인 : 박재만
  • 법률방송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영상,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법률방송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ltn@lawtv.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