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후보 부인이 울면서 호소" vs "명백한 허위사실, 부정청탁 없어"

[법률방송뉴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딸 입시 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승연 전 홍익대 미대 교수 등을 상대로 5억원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주장과 의혹이 분분합니다.

하늘과 신과 나와 그대가 안다. 어찌 아무도 모른다 하는가. 오늘 ‘뉴스 사자성어’는 하위무지(何謂無知) 얘기해 보겠습니다.

박형준 후보가 낸 5억원대 민사소송 피고는 김승연 전 홍익대 교수와 강모 경향신문 기자, 경기신문, 유튜브 ‘열린공감TV’입니다.

김 전 교수 등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박형준 후보 측에 의해 부산지검에 형사고발도 당한 상태입니다.

“김 교수 등이 마치 딸 입시를 위해 부정한 청탁을 하고 이런 사실을 덮고자 검찰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주장함으로써 명예와 인격권을 침해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게 박형준 후보 측의 소송 취지입니다.       

김 교수는 앞서 지난 11일 열린공감TV에 출연해 “2000년 전후에 홍익대 입시 실기시험에서 내가 자비를 베푼다고 한다면 100점 만점에 30점밖에 안 되는 작품인데 80점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2008년 홍익대 미대 입시비리 사건 수사 중단과 관련해선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던 박형준 후보를 지칭해 “검찰에 덮으라고 누가 얘길 해요. 박형준이가 했겠지” 등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형준 후보 소송대리인 원영일 변호사는 “박 후보 배우자 딸은 홍익대 미대 실기시험에 응시한 적이 없으므로 실기작품 점수를 잘 부탁한다는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있을 수 없고, 박 후보도 입시비리 사건에 개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김승연 전 교수는 어제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 후보자의 배우자를 지칭하며 “울면서 부산 사투리로 ‘쌤, 우리 딸 꼭 붙여 주이소’라고 했다. 만약에 30점을 줘서 떨어트렸다면 아마 곤욕을 치렀을 테니까 그냥 85점정도 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거듭 입시청탁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전 교수는 당시 홍대 입시비리 수사에 대해 “서부지검에서 ‘윗선의 지시가 있어서 연말까지 종결하랍니다. 검찰은 힘 없다’고 그랬다”며 담당 검사를 지칭해 “그 사람이 제스처로 인왕산 쪽을 가리켰다. 박형준씨가 정무수석인 걸 그때 알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JTBC는 어제 국회 의정관 6층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업자 선정에 박형준 후보가 자신의 지인이 선정되도록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레스토랑은 국회에 임대료도 안 내고 냉난방비 등 요금도 국회 사무처가 부담하는 알토란같은 곳이라고 하는데, 2014년 사업자 선정 당시 박형준 후보는 국회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이었습니다.

지인이 사업자에 선정되도록 관여한 게 아니냐는 건데, 박 후보 측은 “당시 레스토랑 운영에 관심을 보인 곳이 현재 업체뿐이었다”며 “일체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박 후보는 그 외에 자신과 가족의 부산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등 이런저런 논란과 의혹을 받고 있는데, 박 후보 측은 “선거를 앞둔 근거 없는 흑색선전, 마타도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후한(後漢) 때 학식과 덕망, 청렴함을 두루 갖춰 ‘관서공자’(關西公子)라고 불리었던 양진(楊震)이라는 학자가 있습니다.

이 관서공자 양진이 ‘왕밀’이라는 사람을 천거해 ‘창읍’이란 곳의 현령으로 있게 했는데, 양진이 동래 태수로 부임하면서 창읍을 지나가게 됐습니다.

이에 왕밀은 양진에 잘 보일 겸 예전의 은혜도 갚을 겸 야심한 밤 양진의 숙소로 황금 10근을 숨겨와 바치면서 “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이에 양진이 황금을 물리치며 왕밀을 타일러 이렇게 말합니다.

천지신지(天知神知) 자지아지(子知我知) 하위무지(何謂無知),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안다. 그런데 어찌 아무도 모른다 하는가.

중국 남북조시대 송나라 범엽(范曄)이 편찬한 후한서(後漢書) ‘양진열전’에 실려 있는 고사입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세상에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도,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 적어도 넷은 안다. ‘사지’(四知)입니다.

입시청탁과 입시비리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김승연 전 교수와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도, 있지도 않았다는 박형준 후보. 

어느 한쪽은 착오든 의도했든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겁니다.

기왕 형사고발에 민사소송까지 제기됐으니, 사실 관계가 명명백백 밝혀지길 기대합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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