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정위 출신 규제 전문가 신동준 박사 센터장 맡아... 정보통신 전문가 등 합류

[법률방송뉴스] 매출액 기준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이어 국내 2위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대표변호사 서동우)이 법·경제학 센터(Center for Law and Economics)를 어제 출범했습니다.   

고도화되는 지식사회에서 법과 경제학의 융합을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는데, 국내 로펌 가운데 법·경제학 센터를 출범한 건 태평양이 처음입니다.  

센터장을 맡은 신동준 태평양 고문을 만나 출범 배경과 센터 구성, 향후 계획 등 관련 얘기들을 들어봤습니다. 왕성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법무법인 태평양이 위치한 서울 종로 센트로폴리스 빌딩입니다. 

태평양은 450명의 변호사와 미국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700여명의 각 분야 전문가, 6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매출액 기준 국내 2위 로펌입니다.

최근엔 부산교통공사가 현대건설과 SK건설, 대우건설 등 6개 건설사들의 담합 행위로 손해를 봤다며 건설사들을 상대로 낸 156억원짜리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에서 건설사들을 대리해 승소 판결을 이끌어 냈습니다.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 한성수 부장판사)는 답합 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공사가 주장하는 손해액 산정 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건설사들 손을 들어줬습니다.

"감정인의 감정결과만으로는 건설사들의 담합 행위로 인해 부산지하철공사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것이 재판부 판시입니다.  

담합 사실은 인정되지만 담합으로 인해 공사비가 더 지출됐는지 등 입증이 부족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태평양은 이 재판에서 계량경제학적 분석방법을 활용해 감정인의 감정결과에 오류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재판을 승소로 이끌었습니다.     

재판에 경제학적 방법론을 활용하고 법리를 구성해 승소한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라는 게 법원 안팎의 평가입니다.  

이처럼 재판 등에 있어 법과 경제학의 융합 추세가 점점 강화되어 가는 가운데 태평양은 어제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법·경제학 센터(CLE)를 공식 출범했습니다. 

센터장은 미국 UC버클리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미국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 산하 반독점국, 연방거래위원회 경제국 등을 거쳐 미국의 유명 컨설팅 회사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반독점·경쟁·규제 문제 전문가인 신동준 고문이 맡았습니다.  

[신동준 박사 / 태평양 법·경제학 센터장]
"이제 경제 분석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한국에서는 아직도 경제 분석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는 거 같아가지고 이러한 법·경제학 센터를 통해서 경제학이 더욱 더 활발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센터는 20명 규모로 꾸려졌는데 면면이 화려합니다.  

우선 태평양 공정거래그룹의 오금석·윤성운·강일·김진훈·권도형 변호사와 형사그룹의 허철호·김범기·이선호 변호사, 테크놀로지·미디어·텔레콤 전문 TMT 그룹의 류광현·박지연 변호사, 조세그룹의 김동현·곽시명 회계사가 센터의 주축들을 이룹니다. 

[신동준 박사 / 태평양 법·경제학 센터장]
"저희는 이제 경제학 박사님들과 연구원님들 이렇게 시작하고 그다음에 태평양 변호사님들 특히 공정거래 쪽 증권, 그 다음에 TMT, 형사, 이렇게 그 변호사님들과 함께 하기로 하고 그 다음에 이제 회계사님들도..."

여기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출신 김득원 박사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출신 이규정 박사 등 정보통신과 미디어 전문가들이 합류한 것도 눈에 띄는 점입니다.  

법과 경제학, 미래 핵심 먹거리인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과 통섭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 신동준 센터장의 설명입니다.

[신동준 박사 / 태평양 법·경제학 센터장]
"이제 세상이 많이 변화하다 보니까, 많은 그 이슈들이 법적으로만 해결될 수도 없고 경제학적으로 만으로도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양쪽 다 개입(involve)돼 있고 이게 그러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고객)를 제대로 도와주기 위해서는 법적 문제, 그 다음 경제학 문제를 한꺼번에 같이 다뤄야..." 

향후 빅데이터나 플랫폼 등 디지털 산업혁신이 가속화되면서 TMT, 입법자문, 규제행정 등 분야에서 수요와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신동준 센터장의 전망입니다. 

센터는 이에 따라 ▲담합·내부거래·기업결합사건 등 공정거래분야 컨설팅 ▲증권소송·형사·TMT 분야 컨설팅 ▲규제·입법 분야 분석 및 연구동향 리서치 등의 업무에 주력하는 한편, 향후 영역을 더욱 넓혀갈 계획입니다.   

[신동준 박사 / 태평양 법경제학 센터장] 
"공정거래 쪽에서 행정소송이나 아니면 공정거래 그 절차상, 아니면 그쪽에 경제 분석을 많이 하게 되고 특히나 기업결합 쪽에 많이 할 것 같고요. 송무 쪽으로 가면 손해배상 소송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담합 같은 거는 담합을 했을 경우에 오는 손해 그거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있을 때 경제 분석을 통해서..." 

이를 통해 경제 분석이 활용될 수 있는 각종 산업 제반 분야에서 보다 차별화되고 입체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법·경제학 센터의 목표이자 구상입니다.  

[신동준 박사 / 태평양 법·경제학 센터장]
"경제 분석을 통해서 손해 측정하는 거 이런 여러 가지 분야에서 할 수 있고. 이제 그 특히나 저희는 그런 면에서 우리 클라이언트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국내 로펌들이 전통적인 송무와 법률자문을 넘어 경제 분석 영역까지 업무범위를 넓혀가는 가운데 법·경제학 센터를 처음 출범시킨 법무법인 태평양의 행보에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왕성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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