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가 '집주인'이라고 했는데 진짜 집주인 아냐... 전세금 반환 어떻게 되나
공인중개사가 '집주인'이라고 했는데 진짜 집주인 아냐... 전세금 반환 어떻게 되나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3.05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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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계약 체결 시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 80%... 등기부등본 반드시 떼어봐야"

▲신새아 앵커= 전세계약을 체결했는데 전세금을 돌려받으려고 보니까 집주인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집주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법률구조공단 사용설명서' 장한지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장 기자, 먼저 어떤 상황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죠.

▲장한지 기자= 지난 2010년 5월 당시 72살의 고령이었던 김모씨는 경기도 용인시 소재 주택에 월 차임 없이 보증금 1천200만원짜리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싼 전세'를 구한 것입니다. 집주인은 이모씨라는 사람이었는데요. 공인중개사 장모씨가 임대차계약을 중개했습니다.

장씨는 주택 소유자가 이씨로 기재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제시하며 주택 소유자가 이씨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당연히 이씨를 집주인으로 알고 임대차 계약 체결한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씨가 실상은 집주인이 아니라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임대차계약이 갱신되면서 보증금은 1천200만원에서 1천600만원까지 증액됐는데요. 임대차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김씨는 이씨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이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요. 상속인들이 상속한정승인을 해서, 김씨는 250만원 밖에는 받지 못하게 됐는데요. 보증금 1천600만원 가운데 1천35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것입니다.

이에 김씨는 해당 주택을 경매에 넘겨 보증금을 반환받으려 했는데요, 경매 신청절차를 진행하다 보니 김씨 입장에선 황당하게 해당 주택 소유자가 이씨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집주인인 줄 알았던 사람이 집주인이 아니었다는 건데, 김씨는 그래서 어떻게 했나요.

▲기자= 고령에 기초생활수급자로 형편이 어려웠던 김씨는 법률구조공단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어디서 알게 됐고, 공단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김씨의 딱한 사정을 접한 공단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장씨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앵커= 당연히 중개사나 협회가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이 사건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 하나 짚고 설명 드리겠습니다.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중개 물건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확인해 중개 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이에 공단은 "중개 대상물의 소유권은 권리관계의 핵심적인 요소인데, 중개사 장씨가 중개 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오인 기재·설명했다.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단은 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공제사업자로서 중개사 장씨와 함께 연대해서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함께 주장했습니다.

▲앵커= 중개사 장씨는, 상대방은 뭐라고 반박하던가요.

▲기자= 장씨 측은 계약이 종료된 시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장씨와 이씨의 임대차 계약을 마지막으로 중개한 것은 2012년 4월 19일이고, 해당 계약은 2년 뒤인 2014년 4월 18일 종료됐다", "중개사 장씨가 중개했던 계약 자체는 별도의 문제를 발생하지 않고 종료됐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장씨 변호인의 반박입니다.

그러면서 "설사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김씨가 계약 관련 사항 확인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으므로 손해배상액 산정에 의뢰인 과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논리적으로 또 틀린 말은 아닌 것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기자= 공단은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를 들어 장씨 측 반박을 재반박했는데요. "애초 중개사 장씨의 적극적인 기망행위에 속아 계약을 체결했으니 장씨에게 불법행위 배상책임이 있는데, 해당 청구권 소멸시효는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이다.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으니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것이 공단의 재반박입니다.

▲앵커= 법원은 어떻게 판결했나요.

▲기자= 원고 일부승소이긴 한데 김씨가 만족할지는 모르겠는 의문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1심 재판부는 최초 보증금 1천200만원의 20%인 240만원으로 손해액을 제한해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중개사 측 주장을 법원이 상당 부분 받아들인 판결인데요. 양측 다 항소를 포기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고 공단은 오늘(5일) 설명했습니다.

▲앵커= 고령에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했는데 김씨 입장에선 상당히 억울하겠네요.

▲기자=관련해서 이번 사건을 맡은 공단 위광복 공익법무관은 "부동산 관련 계약을 체결할 때 단순히 공인중개사의 말만 듣고 계약을 결정하기보다는 거래 목적물의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 제반 정보를 가능한 주의를 다해 살펴봐야 분란이 생겨도 과실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법원 인터넷 등기소'에서도 발급이 가능하니까 계약 체결 전에 꼭 떼어 보는 게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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