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들의 수상한 논밭 매입... 3기 신도시 지정 미리 알았나, 토지매입 내역 보니
LH 직원들의 수상한 논밭 매입... 3기 신도시 지정 미리 알았나, 토지매입 내역 보니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3.02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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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지구 지정 전에 LH 직원들 10여명 최소 7천평 매입... 토지 '쪼개기'도"
"하루 무작위 조사로 투기 정황 확인... 3기 신도시 전수조사, 부당이득 환수해야"

[법률방송뉴스] 정부가 지난달 24일 수도권 3기 신도시로 경기도 광명·시흥지구를 새로 발표했는데요.

광명·시흥지구 신도시 지정 전에 10여명의 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최소 7천평 규모의 땅을 사전에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광명·시흥지구뿐만 아니라 하남 등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공무원이나 LH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토교통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난달 24일 수도권 3기 6번째 신도시로 광명·시흥지구를 선정해 발표합니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 지난달 24일]
"후속조치의 하나로 지난 대책에서 발표한 전국 25만호 수준의 신규 공공택지 가운데 우선 1차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에서 7만호..."

광명·시흥 지구는 1천271만㎡의 부지에 7만 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으로, 3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큽니다.

그런데 국토부 발표 당일 민변에 한 투기 의혹 제보가 날아듭니다.

[김주호 /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주변 지역에 계신 분이긴 한데 (민변) 제보 내용은 그거에요. 본인 토지 주변에 LH 직원들이 와서 집중적으로 땅을 샀다..."

제보를 받은 민변은 이에 참여연대와 함께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무작위로 제보지역에서 거래된 토지 몇 필지를 선정해, LH 직원 이름과 대조해 봤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고도 놀라웠습니다.

단 하루 무작위 조사 결과, 14명의 LH 직원들이 본인과 가족 등 명의로  총 10개의 필지 7천평에 달하는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류상 매입 금액은 대략 100억원 정도, 이 가운데 절반 넘는 58억원은 본인 자금이 아닌 대출금으로 충당한 걸로 추정됩니다.

[김태근 변호사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하루 동안 주변 필지를 추가로 확인해 본 결과 총 10개 필지 면적 합계 약 2만3천㎡, 평수 기준 약 7천평에 대해 약 100억원의 토지매입이 있었고 이 중 대출금은 약 58억원 가량인 것으로..."

토지매입 내역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투기 정황이 더욱 농후합니다.

민변과 참여연대가 밝힌 광명·시흥 신도시 지구 내 'LH 임직원들의 토지 매입 내역'입니다.

순번 1번과 순번 2번 과림동 토지의 경우 지난 2019년 6월 같은 주인에게서 매입했는데 6명의 소유주 가운데 5명이 LH 직원으로 추정됩니다.

지목은 답(畓), 면적은 각각 2천739㎡와 3천996㎡, 평으로 환산하면 830평과 1천210평에 이릅니다.

지목이 답인 점과 면적 등을 감안하면, 전업 직장인인 LH 직원들이 밭농사를 짓기 위해 해당 토지를 구입했다고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습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대동소이합니다.

토지보상을 노린 투기가 의심된다는 게 민변과 참여연대의 지적입니다.

[김남근 변호사 / 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회 위원장]
"이런 부패라든가 청렴의 문제를 더 철저히 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 사업을 주도해야 할 LH 직원들이 개발이 예상되는, 3기 신도시가 예상되는 지역에 사전투기 행위를 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단순 투기를 넘어 토지 보상금을 최대한 많이 타내기 위해 이른바 '지분 쪼개기'를 한 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매입내역 순번 5, 6, 7, 8번을 보면 한 필지당 1천200㎡ 안팎의 네 필지를 7명이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습니다.

이 7명 가운데 5명은 LH 직원이고 한 명은 직원의 부인, 나머지 한 명은 다른 필지에 또 다른 LH 직원과 토지를 매입한 사람입니다.

관련해서 투기 의혹을 받는 직원 상당수는 LH에서 보상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H 내부 보상 규정을 보면 1천㎡를 가진 지분권자는 대토보상 기준에 들어간다. 일부 필지는 사자마자 '쪼개기'를 했는데 지분권자들이 1천㎡ 이상씩을 갖게 하는 등 보상방식을 알고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참여연대와 민변의 설명입니다.

심지어 LH 직원들이 사들인 농지에서 대대적인 나무심기가 벌어진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태근 변호사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마치 LH공사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신도시 토지보상 시범사업을 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직원들이 이 비밀을 이용해 이 사건과 같은 투기행위를 했다면 이는 명백한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의무 위반행위로..."

현행 부패방지권익위법 제7조는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오늘 발표는 제보 토지 주변의 일부 필지만 특정해 단 하루 찾아본 결과"라며 "광명·시흥 신도시를 포함해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국토부 공무원이나 LH 임직원, 나아가 그 배우자나 친인척이 3기 신도시 발표 전 부동산을 매입했는지, 했다면 그 경위와 자금 출처 등을 확실히 조사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강훈 변호사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감사청구 사항의 골자는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이 2018년에서 2020년까지 해당 지구에 포함된 다수 필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경위 및 3기 신도시 지정에 관한 계획 등 해당 토지 주변의 개발 정보를 사전에 취득했는지 여부..."

참여연대와 민변은 나아가, 공무원이나 공사 임직원이 직무상 얻은 정보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경우엔 '자본시장법'에 준해 불법 이득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도록 입법보완이 필요하다고 더불어 강조했습니다.

[김태근 변호사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이러한 행위가 자본시장에서 일어났다면 1년 이상의 징역뿐만 아니라 투기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다만 현행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러한 엄벌규정이 없습니다. 저희는 이 사건과 같은 공직자의 부동산 시장 투기행위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에 준하여 엄하게 처벌하는 입법보완이 필요하다..."

참여연대와 민변이 감사원에 '3기 신도시 불법 투기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토부는 일단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 매입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어떤 상황인지 사실관계부터 파악해볼 예정"이라며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수사의뢰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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