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없는 캐나다 동포 부부, 한국서 이혼소송... 법원 '재판 관할권' 있나
한국 국적 없는 캐나다 동포 부부, 한국서 이혼소송... 법원 '재판 관할권' 있나
  • 신새아 기자, 이호영 변호사
  • 승인 2021.02.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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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부인 한국 체류하며 별거, 이혼 청구 원인 한국서 형성... 국제 재판 관할권 있어"

▲신새아 앵커= 부부가 외국 국적을 가졌다면 한국에서 이혼소송이 불가능할까요, 가능할까요. '이호영 변호사의 뉴스와 법'에서 자세한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무슨 상황인지부터 살펴볼까요.

▲이호영 변호사= 캐나다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이 한국 법원에서 이혼소송을 진행해 그 재판이 대법원까지 간 사건인데요. 캐나다 국적을 가진 남편과 아내가 2013년 7월 혼인신고를 하고 캐나다의 퀘벡주에서 거주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2013년 11월부터 2015년 5월까지 한국에서 체류했고요. 2년 넘게 한국에 있다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갔는데 남편이 있는 퀘벡주로 간 것이 아니라 다른 주로 갔다고 합니다.

아내는 캐나다 내 다른 주에서 지내다가 2015년 8월에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현재까지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지는데요. 남편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아내를 상대로 2015년 3월경에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그 사건이 최근까지 대법원에서 소송이 진행된 가운데 남편의 청구가 인용되면서 확정이 된 그런 사건입니다.

▲앵커= 남편이 아내에게 돌연 이혼 소송을 청구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이호영 변호사= 원고인 남편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1년 이상 별거를 했고, 상대방인 배우자 아내가 동거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했다는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면서 동시에 재산분할 신청도 했는데요. 

남편의 주장은 이런 거 같아요. 아내가 한국에 머물면서 1년 이상 별거를 하면서 악의적으로 본인을 유기했다. 그리고 재산과 관련해서 본인에게 사용내역을 알려주지 않는 기망을 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 이런 주장을 한 것이죠.

▲앵커= 아내는 어떤 입장인가요.

▲이호영 변호사= 아내는 이혼소송이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됐는데 이 소송은 원고와 피고 둘 다 캐나다인이니까 캐나다에 있는 법원에서 진행돼야 하지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면 안 된다,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 법원은 이 사건에 관할권이 없다. 이런 주장을 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재판에선 어떤 부분이 쟁점이 됐나요.

▲이호영 변호사=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이 사건의 준거법이 뭐냐. 그러니까 원고와 피고 둘 다 캐나다 국적인데 그러면 캐나다법이 적용되는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의 법이 적용되는 것이냐 라는 부분이 있고요. 그렇다면 이 사건에 대해서 대한민국 법원이 관할권이 있는지, 즉 '국제 재판 관할권'의 유무가 쟁점이 된 것입니다.

▲앵커= 법원은 그래서 어떤 판단을 내렸습니까.

▲이호영 변호사= 법원의 판단은 국제 재판과 관련해서 준거법이 무엇인가와 관련해선 캐나다법이라고 했어요. 국제사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우리나라 국제사법 39조에 보면 ‘이혼에 관하여는 37조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래서 37조에 보면 ‘혼인의 일반적 효력은 다음 각호의 법에 정한 순위에 의한다’고 해서 1호가 바로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이라고 돼 있거든요.

그럼 이 사건에서는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이 바로 캐나다법이에요. 그래서 캐나다법이 준거법으로 적용된다고 봤고, 그와 관련해서 이 사건의 준거법인 캐나다법에 의해서 1심 법원이 판단을 했는데요. 재판부 판단에 따르면 이 사건 원고의 이혼 청구가 캐나다법상의 이혼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1심은 남편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다시 말해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항소심에 가서 결론이 뒤바뀌게 됩니다. 항소심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1년 이상 별거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들어서 이미 결혼생활은 파탄이 났고 그렇다면 이혼 청구 요건 사실이 충족된다”는 판단을 했고요.

재산분할 관련해서는 남편의 기여도가 80%, 아내의 기여도가 20% 라고 판단해서 80대 20의 비율로 재산을 분할할 것을 명했고요. 그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것은 아내가 동생으로부터 구입했었던 아파트와 아들 명의로 구입했던 차량을 분할해야 한다, 이렇게 판단을 한 거고요. 나머지 위자료와 관련된 원고의 청구는 기각을 하는 것으로 항소심에서 판단을 바꾼 것입니다.

▲앵커= 앞서 대법원까지 이 사건이 넘어갔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내가 상고를 한 것 같은데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요.

▲이호영 변호사=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이 맞다고 봤어요. 재판부에서 내린 판결의 취지가 뭐냐면 재판상 이혼과 같은 사건에서 부부의 국적이나 주소가 해외에 있더라도 부부 한쪽이 대한민국에 상당기간 체류함으로써 부부의 별거 상태가 형성되는 등 이혼 청구의 주요 원인이 된 사실관계,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형성됐다는 건데요. 

이 재산분할 사건의 주 대상이 되는 분할 대상 재산이 바로 대한민국에 있다. 대한민국에 있는 재산을 분할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대한민국과 이혼 청구 사건 간에 ‘실질적 관련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 결국 대한민국이 국제 재판 관할권을 가진다고 법원은 본 것이죠.

▲앵커= 대법원의 판결 취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호영 변호사= 합리적인 판결이었던 것 같아요. 다시 말해서 국제 재판 관할,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과 관련해서 비록 모두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이런 이혼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인 원고와 피고가 이혼 청구를 받아들일지 여부인 것이고요.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재산분할이거든요. 그러니까 재산분할을 하기 위한 분할 대상 재산이 다 대한민국에 있다고 한다면 이 사건과 국내 법원 사이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이 판결은 기존 판례 취지의 연장선상에서 수긍할 만하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대법원 판결이 향후 비슷한 유형의 가사사건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이호영 변호사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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