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집행부 대리전 된 변협 총회... '이종엽 체제' 관전 포인트는
신·구 집행부 대리전 된 변협 총회... '이종엽 체제' 관전 포인트는
  • 왕성민 기자
  • 승인 2021.02.23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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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투어나 하고" vs "이사회도 안 나오고"... 총회 내내 가시돋친 설전
변협 요직 제1법제이사에 이번에도 '김앤장' 출신... 국제이사는 축소

▲유재광 앵커= 신·구 대한변협회장 이·취임식이 있었던 어제 대한변협 총회에서 이런저런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변협 총회 뒷얘기 더 들어보겠습니다. 총회를 취재한 왕성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제 총회 영상 보니까 이런저런 안건에 대해 사사건건 충돌하는 분위기 같던데요.  

▲왕성민 기자= 네, 대한변협의 협회장 이·취임식은 통상 변협 총회 때 함께 진행되는데요. 어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년도 변협 총회에서는 의장 선출과 예결산안 통과, 감사보고서 발표 등 진행되는 안건마다 사사건건 크고 작은 불협화음을 노출했습니다.   

총회에서 회원 간 이견이 표출될 수는 있는데, 이면을 들여다보면 전임 이찬희 협회장과 신임 이종엽 협회장 사이 일종의 대리전 양상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게 눈에 띈다면 띄는 점이었습니다.    

▲앵커= 신·구 집행부 대리전 양상이라는 게 어떤 취지인가요. 

▲기자= 일단 먼저 영상을 잠깐 보고 가겠습니다.

[최재원 변호사]
"만일 투표를 하게 된다면 첫번째 투표는 지금 사회를 보고 계시는 발언권이 전혀 없으신 분이 사회를 계속 보게 될 건지 아니면 기존의 의장님이 사회를 보실건지에 대해서 투표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안합니다." 

여기서 '발언권 없는 사람'은 이찬희 전 협회장을 지칭하는데요. 대한변협 총회는 회칙 개정과 예결산안 통과 등 변협에서 일종의 '입법부'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총회 대의원이 아닌 이찬희 전 협회장이 총회 사회를 보자 일부 회원이 '자격 없는 사람이 사회를 보고 있다'고 제동을 걸고 나선 겁니다.

▲앵커= 이거 뭐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총회 의장은 변협 총회 구성원인 대의원들이 선출하도록 되어 있는 건 맞습니다. 다만 임기 2년 의장 선출 전 관행적으로 전임 협회장이 총회 사회를 봐왔는데요.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겁니다.

이게 다가 아니고 역시 관행대로 의장 후보 추천 순으로 이찬희 협회장이 먼저 추천된 이담 전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에 기호 1번을, 뒤에 추천된 황규표 전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에 기호 2번을 부여하려 하자 이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요. 다시 영상 보시겠습니다.

[최재원 변호사] 
"관례상 근거 없이, 총회 운영규칙에 근거 없이 기호가 부여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합니다. 두 분이 추첨을 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보여지고..."     

결국 즉석에서 기호 추천 뽑기를 하는 촌극 끝에 신임 이종엽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 세력을 자임한 이담 변호사가 변협 총회 의장에 선출됐습니다.  

이종엽 집행부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내건 황규표 변호사가 총회 의장에서 낙마하면서 일단 어제 총회에선 이종엽 집행부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또 어떤 일이 있었나요. 

▲기자= 2019년에서 2020년, 전임 이찬희 집행부 변협에 대한 2년간 감사보고를 두고서도 완전히 상반되는 의견이 표출됐습니다. 박상수 전 감사의 경우 이찬희 집행부의 회무에 대한 감사보고를 하면서 전임 집행부가 일을 제대로 한 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영상 직접 보시겠습니다.

[박상수 변호사/ 제50대 대한변협 감사] 
"2019년 12월 9일과 10일에 본회의에 법무사법이 상정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때 총회가 긴급히 진행되었는데, 그 시점에 우리(이찬희) 협회장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출국을 하여 말레이시아 변호사협회와 교류를 하고 12월 7일에는 쿠알라룸푸르의 명승지인 페트로나스 타워와 메르데카 광장 등을 관광하는 팸투어를..."

일례긴 하지만, 개인 회생·파산 대리권을 법무사에게 일부 부여하는 법무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이 예고돼 있던 시기에 직역수호에 앞장서야 할 협회장이 한가하게 해외 팸투어나 갔다는 질타인데요. 

박상수 전 감사는 그러면서 대국회 업무를 위해 여의도에 마련한 입법지원실을 임대 만료 후 이를 연장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업무해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앵커= 감사들이 완전히 상반되는 의견을 냈다고 하는데, 다른 감사는 입장이 달랐던 모양이네요.  

▲기자= 네, 천정아 전 감사인데요. 천정아 전 감사는 제50대 집행부의 회계와 업무감사 결과 적정하게 처리됐다는 감사보고서를 냈습니다. 박상수 전 감사가 지적한 국회 입법지원실 임대 건에 대해서도 효율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이찬희 집행부를 적극 옹호했습니다. 영상 직접 보시죠. 
  
[천정아 변호사 / 제50대 대한변협 감사]  
"이걸(입법지원실) 연장하지 않은 건 위치, 비용 등이 모두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19년 하반기에 더 좋은 위치에 더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 임차해서 대국회 활동을 계속 했고요. 이 내용은 상임이사회 때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졌고, 관련 계약서를 모두 검토 했는데, 아마도 전임 박상수 감사님은 상임이사회에 종종 늦으시거나 안 오셔서..."

▲앵커= "우리 협회장은 팸투어를"이나 "박상수 감사님은 상임이사회에 종종 늦으시거나 안 오셔셔", 표현에 상당히 뼈와 가시가 들어있네요. 이건 왜 이런 건가요.   

▲기자= 앞서 언급한대로 신구 집행부간 일종의 대리전과 신경전이 총회에서 벌어진 건데요. 관련해서 전임 이찬희 집행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박상수 전 감사는 신임 이종엽 집행부에선 10명의 부협회장 가운데 한 명으로, 이번 제51대 변협 집행부에 합류했습니다. 반면 천정아 전 감사는 이번 집행부에서는 회무를 맡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변협 집행부 얘기 잠깐 했는데 구성이 어떻게 됐나요.

▲기자= 네. 이날 대한변협은 부협회장과 상임이사 등 새 집행부 임원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부협회장 10명, 상임이사 15명, 비상임이사 25명입니다. 선거 막판 이종엽 협회장 지지를 선언했던 박종흔 변호사가 부협회장으로 이름을 올렸고요. 박종흔 변호사 캠프에 속했던 남기욱, 홍세욱 변호사도 각각 제1기획이사와 사업이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눈에 띄는 게 한 두 가지 정도 있는데 제1법제이사와 원래 제1국제이사와 제2국제이사로 나눠져 있다가 이번에 1,2 구분 없이 통합된 국제이사가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떤 점에서 눈에 띈다는 건가요.

▲기자= 일단 제1법제이사의 경우 변협에서 예를 들어 직역수호 입법활동을 한다고 하면 관련 입법안 검토 등 법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역할을 하는 직책입니다. 까다로운 법리검토 등 뛰어난 개인적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법제이사의 경우 관행처럼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맡아 오고 있는데요. 제48대 집행부 최재혁, 제49대 박성하, 제50대 정영식 변호사 모두 김앤장 소속 변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51대 집행부에서 제1법제이사로 임명된 이춘수 변호사도 역시 김앤장 소속 변호사입니다. 

변협 입장에선 대형로펌의 인프라를 활용해 윈윈할 수 있는 측면과 한 로펌 소속 변호사가 특정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상반된 평가가 공존합니다.  

▲앵커= 제2법제이사는 누가 됐나요.

▲기자= 제2법제이사에는 로스쿨 1기 출신으로 순수 개업변호사인 김미주 변호사가 임명됐습니다. 김미주 변호사는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쿠팡 1호 변호사'로 유명세를 얻었고,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BTS와 EBS 펭수의 특허권 침해 소송을 대리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이 협회의 당연직 부협회장을 맡는 관행도 사라졌는데요. 이번에는 윤석희 여성변호사회장이 부협회장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기존 관행을 깬 파격이라면 파격입니다.    

▲앵커= 이건 이번 협회장 선거에서 여성변호사회가 여변 회장 출신인 조현욱 변호사를 지지한데 따른 면도 있는 것 같은데, 국제이사는 어떤 점에서 눈에 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국제이사는 ‘일본통’으로 알려진 허중혁 변호사가 맡았습니다. 원래는 제1국제이사와 제2국제이사로 나눠져 있던 것인데 이번에 하나로 통합된 점도 이색적입니다. 

앞서 박상수 전 감사, 현 부협회장이 이찬희 집행부의 해외 팸투어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는 것 전해드렸는데요. 신임 이종엽 집행부가 불요불급하고 과도한 해외 교류 축소를 공약으로 내건 점이 국제이사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해서 50대 집행부에선 법무법인 세종 이동률 변호사가, 49대 집행부에서는 광장 김성만 변호사가 제1국제이사를 맡는 등 국제이사는 해외 네트워크가 필요한 점 등을 감안해 주로 대형로펌 변호사들이 맡아왔는데, 이번에 임명된 허중혁 변호사의 경우 개업변호사인 점도 눈길을 끈다면 끄는 점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찬희 전 협회장은 어디로 가는지 거취가 알려진 게 있나요.     

▲기자= 네. 취재를 해보니 서울의 한 대형로펌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임 당시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을 추천해 결과적으로 공수처가 출범하게 하는 등 현 정권에서 여러 역할을 했던 만큼 네트워킹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네, 변협 총회와 신임 변협 집행부 구성 등 이런 저런 얘기 오늘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왕성민 기자 sungmin-w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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