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 내부망에 글 올려 "재판은 좋은 게 아니라 바르고 맞아야"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 사표 수리 거부 및 탄핵소추 발언와 관련해 지난 19일 "정치적 고려 안 했다"는 내용으로 발표한 사과문이 '변명 일색' '또다른 거짓말'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을 비판하는 글을 법원 내부망에 올렸다.

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2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민주공화국은 특정 공동체에 좋은 재판만을 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좋은 재판'은 김 대법원장이 평소 법원개혁의 모토처럼 주창해온 말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19일 사과문에서도 "좋은 재판을 위해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해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썼다. 

윤 부장판사는 이 글에서 "재판과 사법은 특정 공동체에 좋은 것이 아니라 바르고 맞아야 한다"며 "좋음이 모두가 아니라 일부에게만 인정된다면, 바름과 좋음의 분리, 괴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 공동체에만 좋은 재판은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며 "바름과 좋음이 분리되고, 헌법국가, 민주공화국의 철학적 기초인 일반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정 공동체'라고 윤 부장판사가 쓴 것은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와 면담에서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사표를 수리한다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나"라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 '여권 눈치보기' 비난을 받은 것을 가리킨 표현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윤 부장판사는 "특정 공동체의 가치가 항상 일반적이라고 할 수 없다. 공동체만으로는 민주공화국이 될 수 없다"면서 "재판과 사법은 특정 공동체에 좋은 것이 아니라 바르게 맞아야 한다. (그것이) 입법과 구분되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밝혀지자 지난 5일 "법관의 직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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