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과 진료까지... '조용히 퇴직하라'고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과 진료까지... '조용히 퇴직하라'고 합니다"
  • 송득범 변호사, 임주혜 변호사
  • 승인 2021.02.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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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가능, 부당해고 경우 사용자도 처벌"

# 직장 내 갑질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6개월째 받고 있습니다. 직원이 10명이 되지 않는 작은 회사라서 별도로 관리를 해주는 분이나 부서가 없습니다. 계속되는 따돌림과 괴롭힘 때문에 결국 제가 제 돈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번 달에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 문의해보니, 프리랜서의 월급은 지급되지 않는다고 '나갈 거면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왜 지급되지 않느냐' 물었더니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다 제가 정신과 진료를 받는 중이라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손해를 입혔다고 합니다. 따로 손해를 배상하라고 하지 않을테니 조용히 퇴직하라고 합니다.

저는 프리랜서라 별도의 계약을 하지 않았고 고용보험도 없어서 퇴직금이나 별도의 수당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의 정신과 진료비용과 월급, 퇴직금 등을 제가 받을 수 있을까요? 따돌림은 증거가 많이 있진 않고 녹음한 음성파일 일부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임주혜 변호사(법률사무소 유어스)= 어려움을 겪으셨군요. 회사 내 따돌림으로 인해 정신적인 피해보상, 이런 부분을 원하시는 것 같은데 고용불안에 시달리시는 프리랜서 분들이 많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프리랜서에게 퇴직을 권고하거나 퇴직을 종용하는 경우에 프리랜서라는 지위만으로 무조건 수용을 해야 하는 상황일까요.

▲송득범 변호사(법무법인 주한)= 이런 유형이 상당히 많은데요. 이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프리랜서는 채용 형식이 고용인지 소위 얘기하는 도급인지가 중요하기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근로자냐 아니면 개별적인 고용관계가 아닌 도급관계에 해당하느냐가 정해지고요.

종속관계에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첫 번째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봐야 하고요. 두 번째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세 번째로는 사용자가 근무시간이랑 근무장소를 정하는지, 네 번째로는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인 성격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는데요.

이 사건에서 특히 상담자분이 근무시간이랑 장소를 통제 받았는지 또 근로의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은 것인지 아니면 특정한 일을 하는 대가로 보수를 받은 것인지가 중요하고 실질적으로 그 통제를 받은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해고를 위한 해고 예고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단순히 이번 달 받을 돈을 주지 않은 상태로 나가라는 권고퇴직은 받아들이실 필요가 없고요.

만약 이 절차를 사업주가 위반할 경우 부당해고에 해당해서 사용자가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임주혜 변호사= 사연자님 사연을 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피해를 많이 입으셨고, 지금 진료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진료비, 과연 어디 청구할 수 있는지 이 부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송득범 변호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다면 정신적 고통이 명확히 인정돼서 손해배상은 당연히 청구할 수 있고요. 민법에서는 '손해 3분설'이라고 해서 적극적 손해,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는데 정신과 치료비는 정신적 손해이면서 동시에 병원비로 지출된 손해이기 때문에 적극적 손해에도 해당하고요.

여기서 핵심적으로 중요한 것은 가해자가 특정돼서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면, 그에 따른 정신과 진료비 상당의 손해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주혜 변호사= 또 사측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것을 역으로 사용해서 업무가 부진했다, 정신적인 피해가 있어서 업무가 부진했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런 회사의 주장, 받아들여질만 할까요.

▲송득범 변호사= 이 부분도 아까 설명 드린 것으로 한 번 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실질적인 근로자인지 아니면 진정한 의미의 프리랜서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데 첫 번째로는 실질적인 근로자가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됐고 이로 인해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서 회사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는 인정되지 않고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해고사유가 인정될 뿐이고요.

두 번째로 실질적인 의미의 프리랜서에 해당한다면 개별 업무에 따라서 용역비가 정해질 것이고, 정신과 치료 등으로 해당 용역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했다면 이에 대해서 책임을 지게 될 수는 있는데 민법 제644조에 따르면 도급은 일의 완성을 약속하고 결과에 대해서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정신과 진료로 인해 일의 완성을 못했다면 보수를 청구할 수 없을 뿐이고요.

오히려 이 사안에서는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봐서는 실질적으로 대가의 지급을 면하기 위해서 핑계를 댄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는 응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송득범 변호사, 임주혜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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