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모르는 사람이 저를 '성적 유린'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저를 '성적 유린'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합니다"
  • 양지민 변호사, 송혜미 변호사
  • 승인 2021.02.1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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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 식 협박... 통화녹음 등 무고죄 고의 입증할 자료 확보해야"

# 안녕하세요. 30대 직장인입니다. 얼마 전 익명의 카톡이 도착했습니다. 제가 상대방을 성적으로 유린했으니 고소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 사람들 이름과 연락처 등을 나열하더니 이 사람들에게 다 말하겠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런 적이 없고 저는 이름이 남자 같은 여자입니다. 말도 안 된다 싶어 차단을 했는데 회사 사람들에게 정말로 상대방이 연락을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제가 그 상대방을 성적으로 유린했다며 파렴치한으로 몰더라고요.

다행히 제가 여자여서 말도 안 되는 일로 치부되긴 했지만 사람들 입방아에는 오르내리게 되더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차단을 풀고 따졌더니 이번에는 인터넷에 공론화를 하겠다고 협박을 해옵니다. 그러면서 합의금을 요구하는데 저는 정신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경찰에 신고는 하겠지만 이런 경우에 고소할 수 있을까요.

▲양지민 변호사(법무법인 이보)= 모르는 사람에게 연락해서 협박을 하는 새로운 범죄 수단이 나타난 것 같은데요. 상담자분의 사연을 보시고 어떻게 느끼셨어요.

▲송혜미 변호사(법률사무소 오페스)= 이런 유형의 범죄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아니면 말고 식으로 '폭로하겠다'며 협박을 하는 건데요. 당사자가 되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요.

▲양지민 변호사= 상담자분 경우엔 이름은 남자 같아도 실제로는 여자분이셨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탈피를 하셨던 것 같은데 정말로 이런 상황에 몰리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범인이 잡히면 상담자분이 정신적 피해 보상 요구를 할 수 있나요.

▲송혜미 변호사= 네. 범인이 잡혀서 형사적으로 처벌을 받는다면 충분히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고 금액을 통해서 일정 부분은 피해를 보전받으실 수 있다고 생각은 드는데요. 이게 참 안타까운 점이 우리나라는 아직 정신적 피해 보상 금액이 좀 낮아요.

상담하시는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낮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하면서 더 고통받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렇지만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는다면 손해배상은 청구하실 수 있어요.

▲양지민 변호사= 피해자 입장에선 거액의 보상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 판결이 나고 인정되는 액수는 상당히 제한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다른 부분으로 넘어가서 보통 이런 성범죄 얘기가 나오면 꼭 따라붙는 얘기가 무고죄잖아요.

성범죄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있고 이 피해자가 고소를 하게 되면 상대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무고죄로 고소를 하고, 꼭 이렇게 '고소의 세트'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무고죄 소송 많이 해보셨을 것 같은데 소송을 진행하면서 기억해야 할 팁에는 뭐가 있을까요. 

▲송혜미 변호사= 일단 내가 무혐의를 받았다면 보통 생각하시는 게 '무고죄 받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무고죄도 사기죄만큼이나 입증이 어려운 범죄입니다. 이론상으로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혹은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경찰서나 검찰청 등의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게 신고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를 말하는데요.

처벌은 10년 이하의 징역, 1천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허위의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니까 내가 무혐의를 받은 것이다”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여기서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신고한 사람의 ‘고의’입니다. 고의 부분을 입증하는 게 참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겠습니다.

▲양지민 변호사= 무고죄 역시도 아까 우리가 살펴봤던 사기죄 고의 입증과 같이 입증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무고죄로 인정되는 비율을 보면 굉장히 낮다는 말씀을 해주셨고요.

상담자분은 일단 일면식도 없는 모르는 사람, 남에게 갑자기 이렇게 연락이 온 것이잖아요. 그러면 우선 신고를 하고 잘 수사가 돼서 가해자가 잡힐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준비해야 할 게 있다면요.

▲송혜미 변호사= 추후에 무고까지 생각을 하신다면 사실 상대방이 잡히고 나서 조사를 받을 때 가해자의 예상되는 답변은 “저는 그 사람인 줄 알았어요”라는 거거든요. 그러면 무고죄에서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신고하기 전에 “지금 (당신이) 당사자인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다. 나는 돈만 받으면 상관없다”는 내용의 무고할 수 있는 대화가 있다면 좋거든요.

상대방이 이런 내용의 말을 하도록, 그래서 기록으로 남도록 준비를 해주시면 조금 더 처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양지민 변호사= 요즘 온라인을 통한 메신저 협박 사례가 많거든요. 제 주위에도 보면 해킹을 당해서, 주변 사람들을 안다는 건 해킹을 했다는 거잖아요. ‘다 알리겠다. 폭로하겠다’라고 하면서 협박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송혜미 변호사= 이런 사례들을 보면 문제가 한 차례로 끝나지 않더라고요. 한 번 협박을 받아서 돈을 주면 두 번째가 되고 세 번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연자처럼 본인이 아니고 내가 한 일도 아닌데 협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단호하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애초에 끊어내는 게 가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양지민 변호사= 네. 내가 그때 당장은 '협박을 받아서 무섭다', '회사에서 매장당하면 어떡하지' 등의 여러 가지 생각으로 겁이 나실 수 있는데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지민 변호사, 송혜미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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