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론칭 당시와 비교하면 최소배달료 절반으로 깎여"
"지역 쪼개기 등 꼼수로 배달기사 쥐어짜면서 시장 어지럽혀"

[법률방송뉴스] 배달 노동자 뉴스 하나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3일)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달기사들을 상대로 갖은 첨단 갑질을 부리고 있다고 성토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왜 '갖은 첨단 갑질'이라는 말이 나왔는지, 현장을 장한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구호] 쿠팡이츠 지맘대로 요금정책 즉각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오늘 오전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

"지맘대로 요금정책 중단하라", "1분마다 바뀌는 실시간 배달료 아웃" 같은 플래카드나 손팻말을 든 쿠팡 배달 노동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습니다.

[박정훈 /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쿠팡이츠가 2천500원으로 배달료를 삭감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만은 오프라인에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쿠팡이 우리를 '치타'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우리를 치타처럼 부리면서 우리의 노동조건은 정말로 오르락내리락..."

앞서 쿠팡의 음식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이츠는 지난달 25일, 현재 3천100원인 최소 배달수수료를 3월 2일부터 2천500원으로 600원 삭감하겠다고 배달기사들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최소배달료가 2천500원으로 깎이면 20분에 1건씩, 1시간에 3건을 배달해도 최저 시급 8천720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는 게 쿠팡이츠 배달기사들의 하소연입니다.

[위대환 / 쿠팡이츠 배달기사]
"쿠팡은 저희를 죽이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로 혜택을 얻었으면 조금 나눌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쿠팡은 오히려 더 죽이려고 합니다. 되게 말도 안 되는 그런 정책으로 막무가내 식으로..."

쿠팡이츠는 지난해 11월에도 최소배달료를 3천300원에서 3천100원으로 200원 내린 바 있습니다.

2019년 5월 쿠팡이츠 론칭 당시와 비교하면 5천원이었던 최소배달료가 약 1년 반 만에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겁니다.

[구교현 /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쿠팡의 갑질 행위는 최근에 와서 갑자기 벌어진 문제는 아닙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배달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많이 제기가 돼 왔고 많이 쌓여있던 문제입니다. 무엇 하나 개선된 것이 없어서 도저히 이 상황에서 참을 수가 없다는..."

배달기사들의 최소배달료는 지속적으로 깎고 있는 쿠팡이 반면 상점을 상대로는 현재 5천원인 배달료를 3월 2일부터는 6천원으로, 1천원 올립니다.

초기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시장을 장악하고, 장악하고 난 뒤엔 약자들을 쥐어짜는 전형적인 '갑질'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구교현 /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쿠팡은 작년 9월에 '쿠팡 라이더하면 연봉 1억 할 수 있다'는 가짜뉴스가 나오기도 했었죠. 쿠팡이 피크타임에 배달료를 2만원을 주네, 1만6천원을 주네, 이러면서 '배달료를 엄청 잘 준다. 우리에게 와서 일 해라' 이런..."

최소배달료 삭감이나 상점 상대 배달료 인상 외에도 쿠팡이츠가 새로 도입하겠다는 1분마다 배달료가 바뀌는 이른바 '실시간 할증정책'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말이 '실시간 할증'이지 높게 책정된 배달료를 보고 배달기사들이 몰리면 배달료를 다시 더 크게 내리려는 꼼수 아니냐는 겁니다.

[위대환 / 쿠팡이츠 배달기사]
"실제로 단가 자체가 그렇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지금 각종 알바 사이트에 보면 쿠팡이츠가 지금 1건만 배달하면 7천100원 이렇게 올라오고 있는데 7천100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금액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른바 '지역 쪼개기' 수법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역 쪼개기는 예를 들어 강남구를 강남1·2·3·4 이렇게 구역을 나눠 배달료를 세분화해서 책정하는데, 이 또한 배달기사들에 나가는 돈을 줄이려는 술수라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쿠팡이츠가 지역 쪼개기, 분 단위 실시간 할증정책 등 복잡한 배달료 구조를 통해 배달기사들을 쥐어짜면서 배달시장 전체를 흔들고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라이더유니언의 비판입니다.

[둘리 / 쿠팡이츠 배달기사]
"앱내에서 자세한 프로모션 금액이라든가 그 다음에 할증금액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앱상에서 전혀 표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월별 정산내역서나 일별 정산내역서를 요청하는데 못 받고 있습니다, 진짜로요."

이같은 비판과 지적에 대해 쿠팡이츠 측은 "한 주문 한 배달로 음식을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실시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달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쿠팡은 그러면서 "배달 거리 할증을 포함해 지역, 날씨, 주문 부피, 배송지 위치 등의 배달 파트너에게 상황에 따라 더 합리적인 금액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2020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콕족'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온라인 배달음식 거래액은 전년 대비 78.6% 늘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7만명이었던 쿠팡이츠의 월 이용자수는 같은 해 12월엔 284만명으로, 무려 1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박정훈 /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기업이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 라이더들과 대화를 하고 그 대화를 바탕으로 노동조건을 협의해야 한다, 이야기를 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우리는 치타가 아니고 노동하는 노동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기업들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라이더유니온은 "플랫폼 업체들이 기본 배달료를 올리고 각종 할증 모델을 간소화해 수수료를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관련해서 라이더유니온은 오는 8일 공정위를 찾아 쿠팡이츠 갑질 논란에 대한 조사검토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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