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유출 논란' 변시 문제 "전원 만점"... 법조계 "재시험 모면 꼼수"
법무부 '유출 논란' 변시 문제 "전원 만점"... 법조계 "재시험 모면 꼼수"
  • 왕성민 기자
  • 승인 2021.01.20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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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변호사시험 관리위, 행정법 기록형 문제 2번 50점 만점 처리" 발표
법조계 "두 문항 중 한 문항만 만점 처리, 오히려 피해 보는 수험생들 있어"
'진상규명 및 대책 위한 응시자 모임' 결성 수험생들 "재시험 촉구" 성명서

 

제10회 변호사시험 '문제 유출' 논란에 대해 법무부가 20일 해당 문항에 대한 '전원 만점 처리' 방침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법률방송
제10회 변호사시험 '문제 유출' 논란에 대해 법무부가 20일 해당 문항에 대한 '전원 만점 처리' 방침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법무부가 '문제 유출' 논란을 빚은 제10회 변호사시험 공법 문항에 대해 20일 응시자 전원을 만점 처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법무부의 이같은 조치가 "재시험을 모면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는 이날 제10회 변호사시험 문항 중 행정법 기록형 문제(2번, 50점)를 심의한 결과 전원 만점 처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는 ▲법무부 차관 ▲법학 교수 5명 ▲판사 2명 ▲변호사 3명 ▲법무부 고위공무원 1명 ▲검사 1명 ▲학식과 덕망이 있는 위원 2명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되며 변호사시험과 관련된 내용을 총괄한다. 

위원들은 이날 "의혹이 제기된 된 문항과 로스쿨 강의자료의 유사성, 응시자들 사이의 유불리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9일 치러진 변호사시험의 첫날 행정법 기록형 문제 일부가 연세대 로스쿨의 2학기 '공법쟁송실무' 수업에서 배포된 모의시험 해설자료와 동일하다는 '베끼기', '문제 유출' 논란이 일었다. 해당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법무부 관계자 등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됐다.

법무부는 진상 파악에 나서 지난 11일 "2019년도 변호사시험 문제은행 출제에 참여한 연세대 로스쿨 교수가 법무부와 서약을 지키지 않고 자신의 강의에서 관련 자료를 변형해 수업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무부의 이날 '전원 만점 처리' 조치가 실효성 없는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 방식의 변호사시험에서 '전원 만점 처리'는 의미가 없으며, 두 개의 설문 중 하나만 만점 처리하는 것은 오히려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 유출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강성민 변호사(지음 법률사무소)는 "공법 기록형 시험은 수험생들이 2시간 동안 1문과 2문(총 100점)을 풀어야 한다는 걸 감안하면, 그 중 2문 50점만 전원 만점 처리한다는 것은 실효적인 구제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문과 2문의 시간이 정확히 절반으로 나눠져 있는 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피해를 보는 수험생들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그러면서 "'전원 만점 처리'라고 하지만 변호사시험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전원 만점은 의미가 없다"며 "수험생 어느 누구에게라도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법무부는 다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도 "법무부가 명백하게 변호사시험 관리 소홀을 인정한 이상 재시험을 치르는 것이 옳다"며 "변호사시험의 염결성과 공정성이 이미 훼손된 만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 유출' 논란 이후 수험생들은 '제10회 변호사시험 진상 규명 및 대책을 위한 응시자 모임'을 결성하고 지난 19일 법무부에 재시험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또 이날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는 일부 고사장에서 시험이 일찍 종료되거나, 시험용 법전에 밑줄 치는 것을 허용했다는 논란에 대해 법무부에 "미비점을 보완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법무부의 변호사시험 공고에는 시험용 법전에 밑줄 등 낙서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험에서 고사장별로 감독관이 밑줄 긋기를 허용하는 곳이 나와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일부 고사장에서는 예정 시간보다 일찍 시험 종료를 선언해 수험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유출 문항 '전원 만점 처리' 방침을 밝히면서 "이번 10회 변호사시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변호사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왕성민 기자 sungmin-w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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