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차 대유행 '진원' 지목 신천지, 이만희 무죄 선고받은 이유는
코로나 1차 대유행 '진원' 지목 신천지, 이만희 무죄 선고받은 이유는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1.13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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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시설 현황, 교인 명단 제출 요구한 것은 역학조사 아냐"
이만희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무죄 선고... 횡령 등만 유죄 판단 징역 3년 집유 4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 석방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해 11월 18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 석방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해 11월 18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활동을 방해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및 횡령,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이 방역 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13일 이 총회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횡령 등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시설 현황과 교인 명단 제출을 요구한 것은 역학조사라고 볼 수 없다"며 "역학조사 자체라기보다는 자료수집 단계에 해당하는 것을 두고 일부 자료를 누락했다고 해서 방역활동 방해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방역 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감염병예방법에 의한 역학조사는 감염병환자 발생 규모, 감염원 추적, 이상반응 원인 규명 등에 대한 활동으로, 그 방법은 환자의 인적사항, 발병일과 장소, 감염원인 등과 관련된 사항의 확인"이라며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제출을 요구한 시설과 명단 자료는 법이 정한 역학조사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역학조사는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는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이 사건 당시에는 정보제공 요청 거부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었으나, 지난해 9월말 감염병예방법에 관련 처벌규정이 신설됐으므로 향후 처벌 공백이나 협조 거부 사태를 야기할 우려도 더는 없다"고 봤다.

이날 판결은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난해 2월 18일 이후 330일 만의 법원 판단이다.

신천지교회 코로나 집단감염은 국내 코로나 사태 '1차 대유행'의 진원으로 지목됐다. 정부여당과 서울시,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 등은 신천지교회가 조직적·계획적으로 방역활동을 방해해 대유행을 촉발시켰다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총회장에 대한 수사와 구속기소의 단초가 됐던 방역 방해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이날 판결은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한 무리한 인신구속과 기소에 제동을 거는 한편 향후 유사한 방역방해 사건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이 총회장은 이날 재판이 끝난 뒤 휠체어를 타고 법정을 나갔다. 이 총회장 변호인은 "감염병예방법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하나, 횡령 등 유죄 판단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항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다시 한 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이 총회장의 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천지 자금 52억원 상당으로 가평 '평화의 궁전' 부지 매입과 건축대금을 치렀으므로 신천지 자금을 횡령한 것에 해당한다"며 "신천지 행사는 월 1회도 열리지 않았고, 개인 침실 등이 있던 점을 보면 거주 목적 공간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횡령액이 50억원을 초과하는 아주 큰 금액이고, 대부분 교인들이 어렵게 헌금이나 후원금으로 지급한 돈"이라며 "교인들 정성과 믿음을 저버리고 개인적 용도로 돈을 사용했기에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에게 집행유예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액을 변제하거나 부동산 지분을 이전하는 등 금전적 피해가 거의 회복된 것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판결문을 받아본 후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총회장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이 총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도 "신천지교회 발 코로나 확산을 단기간에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 총회장은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가 같은 해 11월 법원의 보석 허가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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