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조인협회, 박종우 변호사 선거규칙 등 위반 신고서 접수
"본인 선거운동 돕지 않는 서울변회 상임이사 상대 사임 압박"

[법률방송뉴스] 제51대 대한변협회장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대 규모 지방변호사회인 서울지방변호사회도 다음 주 후보 접수를 시작으로 선거 레이스에 접어듭니다.   

이런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서울변회 회장 재선 도전을 선언한 박종우 서울변회 회장이 후보 등록과 캠프 구성을 위해 어제 자진사퇴를 했는데요.

그런데 자진 사퇴 하루만인 오늘, 후보 등록도 하기 전에 박종우 전 회장을 징계해달라는 청원서가 서울변회에 접수됐습니다. 

법조계에선 ‘크리스마스 이브의 기습’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왕성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청년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법조인협회가 오늘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제출한 ‘징계개시의 신청 청원서’입니다. 

피청원인은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서울변회 회장을 지낸 박종우 변호사입니다. 

청원 취지는 박 전 회장이 개입금지 등 임원선거규칙과 회칙을 위반했으니 징계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한법협은 이와 별도로 ‘임원선거규칙 위반행위 신고서’를 서울변회 제96대 회장·감사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징계개시 신청서와 위반행위 신고서의 취지는 동일합니다. 

박 전 회장이 지난 8월 18일 당시 서울변회 박 모 상임이사에게 자신의 선거를 도울 게 아니라면 상임이사직을 내려놓으라고 강요했다는 내용입니다.

한법협은 그 근거로 박종우 당시 회장이 박 모 이사를 압박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 일부를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선거를 돕지 못하는 집행부 임원이고 ‘다른 후보를 명백하게 지지하겠다’라고 나한테 얘기하는 사람인데 내가 어떻게 그거를 계속 같이 갈 수가 있어. 그렇잖아”라고 말합니다.  

이에 박 모 이사는 "선거철 돼서 제가 뭐 다른 후보를 돕게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라는 취지로 답합니다. 

이에 박 전 회장은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그냥 지켜봐라?“라면서 “이사님은 어차피 제 재선이나 뭐 그런 거를 돕지도 않을 거면서 계속 이사 자리에 계시려고 하는 거는 뭐에요?”리고 박 모 이사를 몰아붙입니다.   

이에 박 모 이사는 “제 생각에 상임이사 자리는 재선을 돕는 자리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재차 답변합니다. 

그러자 박 전 회장은 다시 “뭐 선거를 돕는 자리는 아니지만 회장과 명백하게 다른 길을 갈 상임이사를 어쨌든 그거를 저보고 계속 안고 있으라는 것도 그렇지 않냐”고 말합니다. 

박 전 회장은 그러면서 박 모 이사가 변호사 소개 ‘네이버 엑스퍼트’ 고발장에 이름을 올린데 대해서도 “다른 임원들 같은 경우는 뭐 고발장 같은 걸 들고 그렇게 가진 않는다고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칩니다.  

박 모 상임이사는 이 대화가 오간 20일 뒤 결국 서울변회 이사직에서 사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법협은 보도자료를 내고 박 전 회장의 이 같은 행위는 부당한 영향력 행사이자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박 전 회장을 성토했습니다.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선거를 돕지 않을 거라면 이사직에서 물러나라는 식으로 압박한 것은 명백한 월권이자 부당한 선거개입이라는 겁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임원선거규칙 제2조의2 1항은 회장 등을 ‘선거의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로 적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그러면서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박 전 회장 측근은 “박 전 회장은 박 모 이사를 개인적으로 신뢰하고 있었으며, 회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관계에서 선거를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 본 것”이라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해당 발언이 녹취되고 공개된데 대해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징계 신청서를 받아든 서울변회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1만 7천여 회원을 가진 서울변회 수장을 뽑는 선거가 출발도 하기 전에 크게 삐거덕거리고 있는 가운데, 사상 처음 회장 재선에 도전하는 박종우 전 회장이 끝까지 선거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