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재야, 여성 최초 출사표, 변호사 중심주의... 벌써 "결선투표 갈 것"

[법률방송뉴스] 제51대 대한변협 협회장을 뽑는 선거가 오늘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갑니다.   

본투표는 내년 1월 25일 열리는데, 이번 선거에선 변협회장 선거 사상 역대 최다인 5명의 후보자가 등록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한 번에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결선투표로 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초반 선거 판세와 선거 전망을 짚어봤습니다. 왕성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6시반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입니다.

제51대 변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기호 추첨을 위한 주사위를 던집니다.

기호 추첨은 주사위 2개를 던져 가장 많은 숫자가 나온 후보 순으로 기호가 적힌 공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선거엔 등록 순으로 박종흔, 조현욱, 이종엽, 이종린, 황용환 변호사 이렇게 5명의 변호사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2013년 변협회장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많은 변호사들이 출사표를 던진 겁니다. 

추첨 결과 5명의 후보 가운데 이종린 후보가 기호 1번, 조현욱 후보가 기호 2번, 황용환 후보가 기호 3번, 이종엽 후보가 기호 4번, 박종흔 후보가 기호 5번을 각각 받았습니다.  

5파전 다자구도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오늘부터 시작된 가운데, 앞서거니 뒤서거니 일찌감치 등록을 마친 박종흔, 조현욱, 이종엽 후보에 1차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초 공약 등에서 여러 접점이 있는 박종흔 후보와 조현욱 후보의 단일화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양측 모두 선거 결과에 자신감을 보이며 단일화 얘기는 지금은 쑥 들어간 상태입니다.

후보 등록 첫날 제일 먼저 등록한 박종흔 후보는 판·검사 전관 출신이 아닌  이른바 '순수 재야' 출신으로 사법개혁과 변협 개혁 적임자를 자임하고 있습니다. 

개업 변호사와 중소 로펌 소속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지지를 흡수해 저변을 확대해 간다는 전략입니다. 

13년이 넘는 탄탄한 회무 경력과 집행부 경험이 많은 참모진들도 박종흔 후보의 자산입니다. 

여성 변호사로는 처음으로 변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조현욱 후보는 49대와 현 50대 변협 집행부에서 연이어 부협회장을 지냈습니다. 

판사 경력이 있는 조현욱 후보는 후보들 가운데 경력과 인적 자산 면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중소 법률사무소에서부터 대형 로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지도와 고른 지지가 강점으로 꼽힙니다. 

이종엽 후보는 ‘로톡’ 등 법조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는 법률 플랫폼과 전쟁을 선포하며 초반 이슈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로톡’과 ‘네이버 엑스퍼트’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는데, 이른바 '변호사 중심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입니다.

서울변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김정욱 전 한국법조인협회장과 연대해 로스쿨 출신 젊은 변호사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입니다.

등록 마감날 네번째로 등록한 이종린 후보는 아직까지는 앞선 세 후보에 비해 아직은 열세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외엔 별도의 선거본부를 차리지 않고 '단기필마'의 자세로 회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이종린 변호사는 지난 2018년 제20대 인천지방변호사회장 선거에서도 애초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당선된 저력이 있습니다.

마지막 5번째로 후보 등록을 마친 황용환 후보는 '전업 협회장'을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습니다. 

변협회장은 지금도 전업이지만, 좌고우면하지 않고 변협회장을 마지막 직무로 생각하고 혼신을 다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사내변호사를 위한 분야별 전문 인증제도 도입 등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약들로 회원들의 표심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입니다. 

변협회장 선거사상 초유의 5파전 다자 구도로 선거운동이 시작한 가운데 법조계에선 이번 선거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결선투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변협 규칙에 따르면 유효투표수의 3분의 1 즉 33.33%이상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가장 높은 득표수를 얻은 두 후보자가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 첫 직선제 선거였던 지난 2013년 선거에서 모두 4명의 후보가 나왔는데 첫 투표에서 당시 네 후보 가운데 누구도 당선에 필요한 유표투표수의 3분의 1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에 당시 1위였던 김현 후보와 2위였던 위철환 후보가 결선투표를 벌인 끝에 위철환 후보가 변협회장에 당선된 바 있습니다.

결선투표에서 1, 2위 후보 순위가 뒤바뀌며 위철환 후보가 김현 후보를 누르고 제47대 변협회장 자리에 오른 겁니다.  

이번 선거엔 그때보다 한 명 더 많은 5명의 후보가 출마한데다, 후보들 모두 승리를 장담하며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한 번에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결선투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선거운동이 진행되는 동안 이합집산을 통한 단일화나 중도에 선거를 포기하는 후보가 나올지, 5명 모두 완주할 경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본격적인 선거운동의 막이 오른 제51대 변협회장 선거 레이스에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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