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린 변호사 등도 출사표 '각축전' 예상... '사내변호사 표심' 선거 핵심변수로 급부상

[법률방송뉴스] 국내 최대 변호사단체의 수장을 선출하는 대한변협회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6일 변협은 제51대 협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접수를 시작했다. 뜨거운 선거 열기를 반영하듯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2명의 변호사가 일찌감치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박종흔·조현욱 변호사 접수 첫날 출사표... "재야 출신" vs "여성 최초" 

박종흔(오른쪽) 변호사가 6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을 방문해 제51대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법률방송
박종흔(오른쪽) 변호사가 6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을 방문해 제51대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법률방송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현 세무변호사회장인 박종흔(54·군법10회·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다. 박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을 찾아 후보자로 등록했다. 판·검사 등 전관 경험이 없는 순수 재야출신 변호사로, 13년이 넘는 탄탄한 회무 경험을 갖춰 개업 변호사의 애환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자로 꼽힌다. 

박 변호사는 직역수호와 일자리 창출 외에도 ▲협회장 중간평가 실시 ▲협회장 선거 공영제 도입 ▲온라인 변호사 중개 플랫폼 신설·운영 ▲국선변호사제도 통합관리 등 차별화된 공약을 제시해 회원들의 신임을 얻겠다는 구상이다. 

박 변호사는 "개업 변호사로서 전쟁터 같은 법률시장의 최전방에서 활동하면서, 변호사들이 느끼는 답답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고 출마 소감을 밝혔다.

조현욱(오른쪽) 변호사가 6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을 방문해 제51대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법률방송
조현욱(오른쪽) 변호사가 6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을 방문해 제51대 대한변협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법률방송

이날 오후 2시에는 제10대 여성변호사회장을 역임한 조현욱(54·19기) 변호사가 변협을 방문해 후보자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변협회장에 도전하는 조 변호사는 합리적이면서도 강력한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변호사는 직역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민사 상고심 변호사 강제주의 도입 ▲국가·지자체의 의무적 법무담당관 제도 도입 ▲청년변호사 전담지원센터 신설 ▲변협 주도의 변호사 소개 플랫폼 신설 등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해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조 변호사는 "유사 직역들의 변호사 직역침탈 시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직역수호 및 일자리 창출, 변협 개혁 등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새로운 도전자들의 부상도 법조계의 관심사다. 이종린(57·21기) 인천변호사회장이 변협회장 도전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안병희(58·군법7회) 변호사도 최근 '이종엽 연대'에서 탈퇴해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출마 선언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종엽 연대'는 인천변호사회장을 지낸 이종엽(57·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가 이미 변협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서울변회 회장에 도전하는 김정욱(41·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와 손을 잡은 것을 가리킨다.

이처럼 도전자들이 늘면서 이번 변협회장 선거는 어느때보다 후보자들 간의 각축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제50대 협회장 선거에서 이찬희 현 협회장이 단독 출마해 당선된 점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초 재선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졌던 이찬희 협회장이 불출마하기로 하면서 선거 구도와 프레임이 완전히 달라진데다, 변호사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후보 등록 전부터 변호사들이 모인 단체대화방, SNS 등에서는 이미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며 "누구 하나 확실하게 헤게모니를 쥐고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되면 어떻게 이합집산이 이뤄질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내변호사 표심, 변수 될까... '모바일 투표' 도입에 주목 

이번 변협회장 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모바일 투표'가 도입됐다. 현장 기표소까지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휴대폰으로 간단히 투표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변협은 모바일 투표 도입 취지에 대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고,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특히 모바일 투표 도입으로 사내변호사들의 '표심'이 선거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사내변호사 규모는 전국적으로 4천여명에 달한다. 이들이 독자적인 커뮤니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데다 결집력도 높아, 집단적으로 움직일 경우 선거의 판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기업에서 일하는 사내변호사들은 전통적으로 변호사단체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은 집단으로 알려져 왔다. 특정 직장 직제에 포함된 구성원으로서의 업무에 우선 순위를 두다 보니, 부득이하게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내변호사들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사내변호사들이 송무 시장에 나오거나, 송무 변호사가 사내변호사로 진출하는 등 커리어 교환이 활발해지면서 변호사단체장 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진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모바일 투표가 도입되자, 더 이상 직장 내 눈치를 보지 않고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사내변호사들의 지분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내변호사들 사이에서는 변협회장 후보자들의 공약이 대체로 개업·송무 변호사에 집중돼 있어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의도의 한 사내변호사는 "후보자들이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우고 기업체나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막상 기업체나 공공부문 일자리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내변호사들의 처우 개선 등에 관해서는 별다른 공약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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