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실형 면한 전두환... '양형재량 이탈'이 뭐기에
징역 실형 면한 전두환... '양형재량 이탈'이 뭐기에
  •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 승인 2020.11.30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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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사자명예훼손 혐의 전두환 1심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
재판부 "반성·사과 없이 부인 일관"... 선고공판서도 '꾸벅꾸벅' 졸아

▲유재광 앵커=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에 대해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시사 법률'입니다. 남 변호사님, 일단 혐의부터 볼까요.

▲남승한 변호사(법률사무소 바로)= 전씨가 2017년에 회고록을 펴냈습니다. 5·18 기간 군이 헬기사격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행위 등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것이고요. 지난 5일 결심공판 하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검찰이 구형했습니다.

재판 진행되는 사이에 전씨가 알츠하이머 때문에 재판에 못나오겠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거나 또는 12·12 쿠데타 주역들과 만찬을 하는 모습 등이 포착돼서 많은 비난이 일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도 해프닝이 있었다면서요.

▲남승한 변호사= 8시 42분경에 부인 이순자와 함께 서대문구의 연희동 자택에서 나와서 광주지법으로 가야 했는데요. 그때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탔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전두환을 법정구속하라" "대국민 사과하라" 이렇게 외쳤는데요. 전씨가 이때 마스크를 쓴 채 시민들을 향해 무언가 말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말 조심해 이놈아"라고 했다고 합니다.

광주에 도착해서 취재진이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느냐' '왜 사죄하지 않느냐' 이런 질문을 쏟아냈는데 묵묵부답이었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법원 안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3월에 재판에 출석했을 때도 취재진에게 "왜 이래" 하면서 짜증스럽게 고함을 지르기도 한 일이 있었습니다.

▲앵커= 재판정 안에서 꾸벅꾸벅 졸았다면서요, 오늘도.

▲남승한 변호사= 첫 출석인 지난해 3월 두 번째 출석인 올해 4월 두 차례 재판에 출석했었는데요. 신원확인 후에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보였다는 것입니다. 상식 밖의 행동인데요. 오늘도 똑같은 행태가 되풀이됐습니다.

첫 재판에서 전씨가 꾸벅꾸벅 졸자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피고인께서 잠시 법정에서 긴장하셔서 조셨다. 결례를 범했다" 이렇게 사과했는데요. 긴장하면 졸 수 있다는 게 잘 이해는 안 되긴 합니다만 달라진 것은 없었고요.

오늘도 공소사실 낭독 시작된 지 얼마 안 돼서 선고 내내 제자리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고개를 한쪽으로 꺾어서 졸다가 잠에서 잠깐 깬 뒤에 고개를 바로 들기도 했지만 다시 잠에 빠져서 고개를 하늘로 향해 졸기도 했다고 합니다.

▲앵커= 뭐라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선고 내용을 볼까요.

▲남승한 변호사= 재판장인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5·18 당시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 등에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전씨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사자명예훼손은 허위사실 유포인 경우에만 처벌하기 때문에 헬기사격이 있었는지 여부가 사실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역사적으로도 이 쟁점은 매우 중요한 쟁점이기도 하고 또 피고인의 지위, 5·18 기간 피고인의 행위 등을 종합하면 미필적으로라도 헬기사격이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앵커= 양형사유는 어떻게 되나요.

▲남승한 변호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판 내내 한 차례도 성찰, 사과 안 했고 특별사면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그 다음에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피해자를 비난하는 회고록을 출간해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질타했습니다.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반성하고 있지 않아서 징역형을 선고한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는데요. 다만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양형재량을 이탈한다는 취지이고 벌금형을 선고하지 않는 데 대해서는 고령이고 그런 이유로 노역집행이 중지될 수 있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판결을 받아 들이냐' 이런 질문에 대해서도 전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앵커= 양형재량을 이탈한다, 재판장의 이런 취지의 발언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8월의 집행유예를 붙였는데요.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않고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할 것인가 여부를 고민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명예훼손 사안들에서 흔히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다른 사례와 비교할 때 이 사안을 실형선고 하는 것이 양형재량을 이탈하는 거 아니냐 라고 본 것 같습니다.

참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부산대 국립대 교수였던 분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었습니다. '전자개표기를 조작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민사소송에서 2천 500만원의 위자료가 인정됐고요.

또 자유총연맹 총재 같은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액의 비자금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사자명예훼손으로 인정돼서 이것과 같은 형랑,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경재 총재의 경우에는 항소심 등에서 잘못된 사실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고 또 유족에게 사과의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유족이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그것과 비교해서는 높아 보입니다. 아마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그렇다고 실형을 선고할 것인가 여부를 고민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선고 결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남승한 변호사= 명예훼손으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가 선고되니까 조금 허탈한 감이 있긴 합니다. 특히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고 앞서 두 가지 사례에 비해 이 사안은 더 무거운 것 같이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유족에게 사과의사 조차도 표시하지 않고 있고 특히 했던 표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이런 표현을 썼는데 파렴치하다는 말이 파렴치한 사람의 입에서 나와서 참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만 양형재량을 이탈할 수 없었다는 판사의 고심도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앵커= 이게 1년의 재판과정에서 전두환씨가 보인 행태, 이것은 어떻게 보시나요.

▲남승한 변호사= 명예훼손으로 구속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당당했던 것 같고요. 구속돼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많은 사람을 불행에 빠트리고 고통에 빠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본인만 이렇게 유유자적 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이 강철멘탈이 참 더 나빠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더 코멘트할 수가 없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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