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수]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횡령 등 혐의 고발장... "스태프 인건비 줬다 빼앗아"
[단독입수]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횡령 등 혐의 고발장... "스태프 인건비 줬다 빼앗아"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11.10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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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가 "열악한 스태프들 영진위 지원금 편취, 정 감독 위선적 행동"
정 감독 측 "사실과 다른 부분 있다... 경찰 조사 중, 추후 공식 입장 밝힐 것"

[법률방송뉴스] 1990년 영화 '남부군'과 1992년 '하얀 전쟁'에서, 2012년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1985', 지난해 '블랙머니'까지. 모두 정지영 감독의 영화들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과 월남전을 다룬 영화에서부터 전두환 정권 시절 고 김근태 의원 고문이나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까지. 정지영 감독은 사회성 짙은 주제를 다루며 우리사회 그늘과 어두움을 드러내고 고발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는데요.

그런 영화계의 거장 정지영 감독이 스태프 인건비 횡령 등 갑질 혐의로 얼마 전 검찰에 고발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고발장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신새아 기자가 먼저 고발장 내용에 나타난 정 감독의 혐의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업무상 횡령과 사기, 구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제출된 고발장입니다.

피고발인은 정지영 감독과 주식회사 아우라픽처스, 대표이사 정모씨입니다. 대표이사 정씨는 정지영 감독의 아들입니다.

고발인 한현근씨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이고, 또 다른 피해자 한모씨는 '부러진 화살'의 스태프, 이모씨는 영화 ‘남영동1985’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입니다.

정지영 감독 등 피고발인들이 스태프 인건비로 쓰라고 지급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을 횡령하는 등의 방법으로 스태프 인건비를 편취했다는 것이 한현근씨 등 고발인들의 주장입니다.

“정지영 감독은 겉으로는 사회적 불의에 저항하는 영화를 만들어 한국 영화계와 후배들은 물론 대중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실제로는 사사로운 돈 욕심 때문에 불의한 행위를 오랜 기간 일삼아왔다”, 

“더 이상 정지영 감독의 위선적 행태를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디 피고발인들의 범행을 엄중히 수사해 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고발장 내용입니다.

[한현근 영화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정 감독님이 사회적으로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서 영화적으로 표현했던 감독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것은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사회를 비판하려면 내가 그런 행동 속에 있으면 안 되는 것이죠. 그건 위선이라고 생각해요. 그 위선적인 부분에서...”

정지영 감독과 한현근 작가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은 지난 2011년 정지영 감독의 영화 ‘부러진 화살’ 제작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현근 작가는 당시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화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해 지원한 스태프 인건비 4천950만원을 스태프 통장으로 넣었다가 다시 돌려받는 방법으로 횡령, 편취했다는 것이 한 작가의 주장입니다.

[한현근 영화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그 취지는 뭐냐면 영화계의 급이 낮은 스태프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에 임금조건도 좋지 않으니까 그걸 지원하라는 취지였는데 이제 그 금액을 지원하기로 해서 받아놓고 그걸 제작사가 가진 거죠. 그러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영진위의 ‘2011년 영화제작지원 사업요강’입니다.

‘사업목적’에 영화산업의 안정적 제작환경 조성 및 영화스태프 처우개선‘이라고 돼 있습니다.

사업요강은 그러면서 지원금 용도와 지급 조건에 ‘지원금은 세컨급 이하 스태프 인건비로만 집행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모집요강에 따라 ‘부러진 화살’ 제작사 아우라픽처스와 영진위가 맺은 4천950여만원의 지원금 지급 약정서입니다.

아우라픽처스는 정지영 감독의 아들이 대표이사, 부인이 감사로 있는 사실상 ‘가족회사’입니다.

해당 지원금은 근로계약서에 의거해 스태프들에게 월단위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한현근 작가가 법률방송에 제공한 자신의 통장 내역입니다.

2011년 7월 29일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한현근월급1’이라는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70만500원과 75만원, 합해서 145만500원이 입금됩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7월 31일 145만500원이 그대로 영화사 통장으로 고스란히 입금됩니다.

2018년 8월 22일에도 ‘한현근월급2’ 명목으로 70만500원, 75만원이 입금됐다가 두어 시간 뒤 145만500원이 다시 영화사 통장으로 돈이 도로 들어갑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 다른 영화사 통장으로 돈을 줬다가 다시 뺏는 수법으로 스태프들 인건비로 가야 할 영진위 지원금을 횡령, 갈취하는 파렴치한 일을 했다는 게 한현근 작가의 성토입니다.

[한현근 영화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아 이거는 안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던 차에 저 자신도 이제 피해자이긴 한데,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저보다 좀 더 위치가 낮거나 좋지 않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피해자가 많다라는 것을 발견하게...”

영진위 지원금을 횡령, 편취했다는 주장에 대해 정지영 감독 측은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면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찰 조사가 끝난 뒤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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