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소용돌이 말려서는 안돼... 추천위원 7명 구성 볼 때 중립성 가능"

[법률방송] 대한변협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공수처장 후보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명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습니다. 

관련해서 이찬희 변협회장은 언론 간담회를 열고 세 후보 모두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추었다”고 평가했는데, 각 후보들의 결은 조금씩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언론 간담회에서 어떤 말들이 나왔는지, 법조계가 변협 추천 후보들에 주목하는 이유 등을 왕성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 한명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대한변협이 지난 3월 회원들에게 “공수처장 후보 적임자를 추천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낸 지 8개월 만에 자천타천 추천과 검증을 거쳐 추리고 추려낸 인물들입니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공수처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을 의식한 듯 세 후보 모두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추었다”고 거듭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는 공수처장의 자질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정의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후보들에 대하여 내외부의 평가를 종합하고, 내부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김진욱, 이건리, 한명관 세 분을... "

먼저 66년생 대구 출신으로 서울 보성고와 서울대 고고학과, 같은 대학 법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진욱 헌재 선임연구관은 사법연수원 21기로 1995년 3월부터 1998년 2월까지 3년간 서울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를 지냈습니다.

이후 변호사로 개업해 1998년 3월부터 2010년 1월까지 13년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습니다.   

2010년 다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관에 복귀했고 이후 헌법재판소장 비서실장, 국제심의관 등을 역임했습니다.

수사 경력은 지난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특검에 수사관으로 파견돼 결과보고서 등을 작성한 바 있습니다.  

현 문재인 정부와 별 접점이 없고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하다는 평가이고, 이찬희 변협회장도 이런 점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1998년 3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변호사로, 2010년 2월부터 현재까지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연구관과 선임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정치적으로 특정한 정당에 소속되거나, 이념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등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실히, 독립성이 확실히... "

63년생 전남 함평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6기를 수료하고 1990년부터 2013년까지 24년간 검사로 재직했습니다.

이 기간 이건리 부위원장은 대검 정보통신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창원지검장, 대검 공판송무부장 등을 지냈습니다.

2014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엔 계엄군 헬기 사격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2018년부터는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부위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지난해 9월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이 수사 진행 중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내는 등 ‘원칙주의자’라는 평가입니다. 

변협은 이런 점 등을 들어 이건리 후보자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논란 등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철저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치거나 외압에 굴하여 불편부당하게 수사업무를 처리하지 않았으며 변호사 개업 이후에도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사명에 충실하였고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정의감 모든 면에서... "

마지막으로 충남 연기 출신으로 59년생인 한명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서울 성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 연수원 기수는 15기입니다. 

1989년 서울지검 검사 임관을 시작으로 25년간 검사로 재직한 검찰 출신입니다. 

이 기간 한명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과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대전지검장, 대검 형사부장 등 기획과 형사 업무를 두루 수행했습니다.

2014년 검찰은 나온 뒤엔 세종대 법학부 교수와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 4차산업혁명융합법학회 회장 등을 지냈고, 프랑스 부패예방청에서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변협은 한명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앞의 두 후보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춘 후보자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탁월한 수사능력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철저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치거나, 외압에 굴하여 불편부당하게 수사업무를 처리하지 않았으며 형사법과 부패방지 업무에 있어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분으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변협 추천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1차 추천 마감은 오늘 오후 6시까지입니다. 

일단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변협회장, 민주당과 국민의힘 추천 인사 각 2명 등 모두 7명입니다.  

이 7명의 위원이 각각 5명까지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고, 위원 7명 가운데 6명 이상 동의를 얻어야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되는 구조입니다. 

관련해서 야당이나 여당 위원이 추천하는 후보자들은 여야가 서로 이른바 '비토(VITO)'를 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같은 이유로 추미애 장관이 추천하는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위원들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렇게 되면 남는 건 이찬희 변협회장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하는 후보자들인데 조재연 처장은 추천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이 정치적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빠지는데 대한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결국 변협 추천 후보들 가운데서 초대 공수처장이 선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찬희 변협회장이 이례적으로 기자 간담회까지 자청해서 후보자들의 면면을 공개하고 추천 이유를 별도로 설명한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초대 공수처장이라는 지위 때문에 가장 많은 관심이 있어서 저희가 국민과 언론에 관심을 다시 한 번 덜어드리면서 여러분께 충분히 검증할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이렇게 발표하게 된 것이고... "

추천위원회는 오늘 오후 6시까지 위원별 1차 후보 추천을 마무리하고, 오는 13일 다시 회의를 열어 추천된 후보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심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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