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100cc 이상 전무했던 50년 전 규제에 묶여있어"
"시대착오적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100cc 이상 전무했던 50년 전 규제에 묶여있어"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10.23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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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운전자 370명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위헌" 헌법소원
"헌법상 생명권, 행복추구권 등 침해... '침해 최소성 원칙' 위반"
"원활한 교통흐름 확보 지정차로제 도입 입법목적에도 어긋나"

[법률방송뉴스] 오토바이는 오른쪽 차로로만 다니도록 한 지정차로제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법률방송에서 해당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받아봤습니다.

어떤 점이, 왜 위헌이라는 건지 헌법소원심판청구서 내용과 취지를 전해드립니다. 계속해서 장한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법률방송이 입수한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위헌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서입니다.

청구인은 370명의 오토바이 운전자들이고, 유튜브 채널 '라이딩 로이어'를 제작하고 있는 '오토바이 타는 변호사' 이호영 변호사가 헌법소원 청구대리인을 맡았습니다.

헌법소원 심판 대상 및 근거조항은 도로교통법 제14조 '차로의 설치' 조항,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6조 '차로에 따른 통행구분' 조항, 그리고 시행규칙 별표9 '차로에 따른 통행차의 기준'입니다.

시행규칙 별표9는 고속도로 외의 도로에서 승용차와 경형·소형·중형 승합차는 왼쪽 차로로, 대형승합차와 화물차, 특수차, 건설기계, 그리고 오토바이는 오른쪽 차로로 통행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청구 요지입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먼저 해당 조항 도입 당시 입법목적과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우선 해당 조항이 1970년 12월 26일 최초 도입될 당시 저속차량 및 대형차량은 오른쪽 차로로 주행하도록 해 원활한 교통흐름을 확보하려는데 입법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당시 국내의 모든 오토바이는 배기량 100cc 미만, 대부분 50cc짜리 '저속차량'이어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대형차량과 같은 차선에서 운전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시내도로의 원활한 교통흐름'이라는 입법목적에 최소한의 합리성이 인정된다는 겁니다.

청구서는 하지만 지금은 시대 및 기술 변화로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합니다.

2020년 현재 국내 신고된 오토바이의 절반 이상이 100cc 이상이고, 100cc 이상은 시속 100km 이상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데 제한속도가 시속 50~80km인 시내도로에서 ‘저속차량’으로 묶어놔, 오른쪽 차로로만 다니게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한 규제라는 겁니다.

오히려 오토바이가 오른쪽 차로에서 대형 차량들을 추월하려면 차선을 바꿔 왔다 갔다 해야 해서 원활한 교통흐름에도 방해가 되고 교통안전에 위협만 된다는 지적입니다.

나아가 통상 도로 맨홀 뚜껑은 오른쪽 차로에 있는 점, 오른쪽 차로엔 불법 주·정차돼 있는 차량들이 많은 점, 택시 등 갑자기 끼어들거나 급제동 차량 추돌 위험성이 높은 점 등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엔 단순 추돌사고에 그칠 것도 오토바이 운전자의 경우는 큰 부상이나 상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 밖에 지정차로제를 지키는 오토바이의 경우 좌회전이나 유턴을 하려면 오른쪽 차로에 있다가 왼쪽 안쪽 차로로 급하게 들어가야 하는 점 등 불합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에 청구서는 해당 조항은 원활한 교통흐름 확보라는 애초 입법목적에도 명백히 반하고 오토바이 운전자의 안전만 위협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럭 등 대형 차량이 연관된 사고의 치사율이 일반 차량 사고 치사율보다 2배가량 높다는 점을 아울러 적시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오토바이를 화물차나 대형차량과 함께 오른쪽 차로로만 가도록 묶어둔 것은 인간 존엄성의 본질적 내용인 생명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된 '통행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는 결론입니다.

이와 함께 오토바이를 저속차량으로 분류할 아무런 근거가 없음에도 오른쪽 차로로만 통행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헌법 제11조 평등권을 명백히 침해한다고 거듭 해당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했습니다.

청구서는 이에 "일률적으로 모든 이륜차 운전자들을 오른쪽 차로만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해당 조항은 청구인들의 생명권,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직접 침해하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이며 침해 최소성 원칙에도 위배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려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헌법소원 청구대리인인 이호영 변호사는 이런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청구서와 함께 도로교통공단의 중상해 교통사고 특성 분석, 국토교통부 이륜차 신고현황, 지정차로제의 합리적인 운영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 등과 함께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는 일련의 법률방송 기사들을 헌법재판소에 참고자료로 제출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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