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눈알과 진주... 정경심과 나경원, ‘가짜 사시카이아 와인’과 어목혼주(魚目混珠)
물고기 눈알과 진주... 정경심과 나경원, ‘가짜 사시카이아 와인’과 어목혼주(魚目混珠)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10.16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목혼주,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기 어려움... 가짜를 진짜라고 속여
공자 "군자를 가장한 '사이비'는 덕(德)의 적... 정의 혼란케 만들어"

[법률방송뉴스] 한 병에 수백 유로, 우리 돈으로 한 병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세계 최고의 명품 와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사시카이아’라는 이름의 이탈리아 와인이 있다고 합니다. 

값비싼 고급 와인과 저렴하고 평범한 와인, 진짜와 가짜,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 오늘(16일) ‘뉴스 사자성어’는 물고기 눈알과 진주가 섞여 있다, '어목혼주'(魚目混珠) 얘기해 보겠습니다.

주당들, 특히 와인 애호가들은 흥미 있을 수도 있는 뉴스인데, 이탈리아 현지 경찰이 사시카이아 와인 위조 조직을 적발해 일망타진했다고 로이터와 CNN 등 외신들이 현지 시간으로 15일 보도했습니다.

사시카이아 와인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볼게리 지역에서 생산된다고 하는데 위조 조직이 적발된 곳은 밀라노 인근 창고라고 합니다.

경찰이 창고를 급습했을 때 위조범들은 미국의 포도주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세계 최고의 와인'으로 선정한 2015년산 사시카이아 상표를 가짜 와인에 붙이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값싼 시칠리아산 와인을 이른바 희귀 빈티지 와인으로 둔갑시키다 적발된 건데, 위조범들은 위조된 사시카이아 상표와 병, 이를 담을 불가리아산 상자까지 꼼꼼히 준비했다 합니다.   

"병들과 포장이 진짜 제품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완벽하게 일치했다. 심지어 종이 상자의 무게까지 진짜와 똑같았다“는 게 현지 경찰의 전언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트럭에서 떨어진 가짜 사시카이아 와인이 든 상자 하나가 도로변에서 우연히 발견된 뒤 수사에 착수했는데, 현재까지 일당 십여 명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현지 경찰은 “한국에 팔기 위해 가짜 사시카이아 와인을 준비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 이들이 언제부터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나 가짜 사시카이아 와인을 만들어 팔았는지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 

사시카이아 와인과 다른 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진 모르겠으나 한국에 팔기 위해 가짜 사시카이아 와인을 만들었다는 이탈리아 현지 경찰의 발표가 씁쓸합니다.

이렇게 가짜를 진짜로 속이는 것을 일컫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물고기 어(魚)에  눈 목(目),  섞을 혼(混),  구슬 주(珠) 자를 쓰는 ‘어목혼주’(魚目混珠)라는 사자성어입니다.

“물고기 눈알과 구슬이 뒤섞여 있다” 정도의 뜻으로 천한 것과 귀한 것, 열등한 것과 고급한 것, 가짜와 진짜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나아가 물고기 눈깔과 진주를 뒤섞듯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가짜를 진짜로 속이는 것이나 가짜와 진짜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을 일컫기도 합니다.

한나라 문제 때 박사 한영이 저술한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물고기 눈알과 구슬’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백골유상 어목사주’(白骨類象 魚目似珠), “흰 뼈는 상아와 비슷하고 물고기의 눈알은 구슬과 비슷하다”는 표현이 그것입니다. 

또 후한 말 위백양이라는 사람이 주역의 원리를 풀어 쓴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란 책에도 비슷한 표현이 나옵니다. 

‘어목기위주 봉호불성가’(魚目豈爲珠 蓬蒿不成檟), “물고기 눈알이 어찌 진주가 되겠는가. 쑥은 결코 차나무가 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물고기 눈알과 진주는 언뜻 비슷하게 닮았지만 근본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비슷하나 아니다. ‘사이비’(似而非)인 것입니다. 가짜는 결코 진짜가 될 수 없습니다.

어목혼주. 가짜인지 진짜인지, 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일이 도처에 있습니다.

어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검찰이 조국 전 장관 딸 동양대 표창장 위조 시연을 했습니다. 

상장 스캔본과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직인 파일 등을 이용해 표창장을 위조한 검찰은 당시 정경심 교수가 가지고 있던 복합기 모델로 출력까지 마쳤습니다.

시연은 30초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이에 "30초도 걸리지 않는다“며 ”포토샵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고 정 교수가 30년 이상 사용해온 워드 프로그램 하나만으로 위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컴맹 수준인 정경심 교수가 혼자서 스스로 표창장을 위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변호인 주장을 허물기 위해 검찰이 직접 시연을 해보인 겁니다.

앞서 재판부도 지난 8월 20일 재판에서 검찰에 표창장 위조 과정을 재연해 보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 시연에도 불구하고 정 교수 변호인은 “검찰 시연 내용은 원래 공소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이 공소사실과 다르게 위조 순서나 방법을 달리해 시연을 한 것 자체가 검찰 스스로 공소사실을 부정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취지의 반박입니다.

이런 가운에 역시 ‘엄마 찬스’ 논란을 받고 있는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 아들과 관련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결정문’이 어제 처음 공개됐습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했는데 지난 2014년 나경원 전 의원의 부탁으로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들이 서울대 의대 윤모 교수 지도 아래 서울대 의대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했다는 내용입니다.

결정문엔 논문 포스터에 나 전 의원 아들을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데 대해 “부당한 저자 표시에 해당한다. 위반정도는 ‘경함’으로 판단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듬해 3월 서울대 의대 실험실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가지고 고교생 대상 미국 뉴햄프셔 지역 과학경진대회에 나가 엔지니어링 부문 1등, 전체 2등의 우수한 성과를 따낸 나 전 의원의 아들은 미국 예일대에 화학 전공으로 입학했습니다.

이와 관련 서동용 의원은 "나 전 의원이 해당 의혹을 제기한 기자를 고발하는 등 아무 문제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엄마 찬스가 아니었다면 아들이 서울대 연구실에서 실험을 할 수도, 연구물에 부당하게 공동저자로 표기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저자 등재 여부는 아들이 아니라 당시 연구진과 담당 교수가 결정한 것으로 연구진과 서울대 판단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엄마 찬스라는 비난은 번지수부터 틀렸다“고 반박했습니다.

어목혼주,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어지럽습니다.

그들은 꼬집어 비난할 구석이 없으며 언뜻 보기엔 청렴결백한 군자와 같다. 하지만 실인즉 그들은 오직 세속에 빌붙어서 자신의 만족한 삶을 누리는 것일 뿐이다. 하여 나는 비슷해 보이지만 아닌 것, 사이비(似而非)를 미워한다. 공자의 말입니다.

수작이 능한 자를 미워함은 정의를 혼란케 만들기 때문이다. 공자는 이들 사이비한 인간들을 ‘덕(德)의 적’이라며 미워했는데, 도처의 사이비들, 참과 거짓이 좀 명명백백하게 모습을 드러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뉴스 사자성어’였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