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형 이래진씨, 고교 2년생 조카가 문재인 대통령에 쓴 자필편지 공개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비난·조롱 댓글 달려... "니 애비는 도박빚 독촉에 튄 월북자" "누가 원고 줬나"

서해에서 북한군에 사살 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형 이래진씨가 5일 이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서해에서 북한군에 사살 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형 이래진씨가 5일 이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댓글을 단 네티즌들이 고발당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6일 "네티즌 9명에 대해 정보통신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준모는 "피고발인들은 이씨의 아들 A군이 대통령에게 보내기 위해 작성한 편지를 '누군가 시켜서 작성했다', '이씨의 형이 돈에 눈이 멀어 조카를 앞세우고 있다'는 등의 허위사실이 적힌 댓글을 게시했다"면서 "댓글로 인해 A군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 사준모가 첨부한 댓글 중에는 "고2가 받아쓰기를 하네. 정당 대변인 논평에 버금가는 문장이네", "누가 적으라 원고 줬나. 냄새가 풀풀 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형이란 작자가 돈에 눈이 멀어 조카를 앞세우고 있구만”, “니 애비는 도박빚 독촉에 못이겨 자식들 팽개치고 북으로 튄 월북자란다” 등의 댓글도 있었다.

사준모는 “이 댓글들로 인해 피해자의 자필 편지의 진정성이 훼손돼 피해자가 누군가의 조종에 의해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는 동생의 명예 회복을 위해 투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 때문에 활동한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줄 우려가 생기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래진씨는 전날 고교 2년생인 조카 A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자필 손편지를 공개했다.

A군은 편지에서 자신을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당한 공무원의 아들”이라며 "현재 고2에 재학 중이며 여동생은 이제 여덟 살로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빠가) 여느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아빠가 39㎞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며 피살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A군은 "대통령님께 묻고 싶습니다.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는지 묻고 샆습니다"라고 썼다.

A군은 거듭 “아빠는 대한민국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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