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살인 등 강력사건 범죄자들 신상 인터넷에 공개 '논란 촉발'
3월부터 사이트 운영... 경찰 "국내 송환 후 범행 동기와 경위 조사"

/법률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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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성범죄와 살인 등 강력사건 범죄자들의 신상을 임의로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인터넷 사이트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가 해외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23일 디지털 교도소를 운영한 30대 남성 A씨를 인터폴 국제공조 수사로 22일 오후 8시쯤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사건 등의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결과 등을 무단으로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사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A씨의 직업 등 상세한 신상과 공범 유무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국내 송환하는 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행편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교도소는 강력범죄자에 대한 '사적 처벌' 논란이 커지면서 지난 8일 사이트 접속이 차단됐고, 사흘 뒤인 11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자신을 2기 운영자라고 밝힌 인물이 올린 입장문이 게시됐다. 그는 입장문에서 "앞으로 법원 판결, 언론 보도자료 등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공개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23일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는 엄격한 법적 판단을 거쳐 신중히 결정돼야 하는 범죄자 신상공개가 개인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낳았다. 성 착취물 제작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한 남자 대학생은 극단적 선택을 했고, 한 대학교수는 사실무근인데도 성 착취범 누명을 쓰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5월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운영자가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31일 인터폴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A씨가 인접국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를 요청하는 한편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베트남 공안부는 A씨의 은신처를 파악한 뒤 CCTV 영상을 확보했고, 경찰청은 영상 속 남성이 A씨라는 결론을 내리고 현지시간 22일 오후 6시쯤 귀가하던 그를 체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터폴 등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 적극적인 공조로 국외도피 사범을 추적·검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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