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법원장 이상은 변호사 개업 못하게 하자”... 법조계 “전관예우 문제 방향 잘못 짚어”
“검사장·법원장 이상은 변호사 개업 못하게 하자”... 법조계 “전관예우 문제 방향 잘못 짚어”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9.22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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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법안에 법조계 "전관예우 본질은 '연고주의'... 수사권·판결권 검증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법률방송뉴스] 앞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관예우 방지 법안 취지와 내용에 대해 전해드렸는데요.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더 파격적인 변호사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대표발의했습니다.

검사장이나 법원장 이상 고위 판·검사 출신, 경찰도 경무관 이상 고위직은 아예 변호사로 개업할 수 없도록 하자는 내용인데요.

법조계 반응은 좀 뜨악합니다. 과연 적절하고 맞는 방향이냐는 지적인데요. 평소 전관예우 근절 문제에 천착하고 있는 안천식 변호사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내용은 신새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이른바 ‘전관예우 방지 4법’ 가운데 하나로 대표발의한 변호사법 일부개정안입니다.

김용민 의원은 법안 제안이유에서 “퇴직 판·검사들과 현직 판·검사 사이 유착과 전관예우가 우리 사회에 사법불신과 그로 인한 피해를 무수히 양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용민 의원은 이에 "수사와 재판의 공정성을 왜곡할 수 있는 전관예우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기에 강력한 제재를 도입하여야 할 정책적 필요성이 크다“고 법안 제안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법안의 골자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일정한 직위 이상 보직에 재직 후 퇴직한 판·검사 등은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등록을 애초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있습니다.

대상엔 법원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법원행정처 차장, 그리고 각급 법원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도 변호사 등록 제한 대상입니다.

검찰에선 검찰총장과 대검 검사급 이상 검사장 출신은 변호사 등록을 제한하고 있고, 새로 발족하는 공수처 처장 및 차장, 경찰도 경무관 이상 고위직은 변호사 등록 제한 대상입니다.

"퇴직 판·검사의 변호사 개업이 흔하지 않아 전관예우 문제가 크게 대두된 적이 없는 해외에서도 강력한 제재를 도입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영국의 경우 법관 임용 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홍콩은 판사 임용과 동시에 변호사 자격을 상실하게 하고, 싱가포르는 고위 법관의 퇴직 후 변호사 개업을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음"이라고 김용민 의원은 법안 제안이유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또 다른 축은 변호사 등록 심사제도의 허점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현행 변호사법은 이미 변호사 자격 등록이 돼 있는 판·검사의 경우 현직을 나오면 등록 심사를 다시 거칠 필요 없이 개업 신고만으로 변호사로 수익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형사소추 또는 징계처분이 있는 판·검사의 경우엔 그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등록 심사를 유예해서 비리에 연루된 판·검사가 전관이 되는 걸 미연에 막아보자는 취지입니다.

일단 비리 변호사의 변호사 등록 심사를 엄격히 하자는 내용엔 법조계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검사장이나 법원장 등 일정 직위 이상 출신들의 변호사 등록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엔 반대 기류가 분명합니다.

[김현 /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그것은 신중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그분들이 판검사가 됐을 때 자신이 변호사 개업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전혀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주는 것은, 그것은 예측가능성이 없어서 바람직하지 않고요.”

‘전관예우 보고서’ 등 여러 권의 관련 서적을 펴내는 등 수년간 전관예우 근절 문제에 천착해온 안천식 변호사는 김용민 의원의 개정안은 “방향이 잘못됐다”고 단언합니다.

누구를 뭘 못하게 하는 식으론 전관예우 근절이 어렵다는 겁니다.

[안천식 변호사 / 법무법인 씨에스]

“그런데 이제까지 우리가 전관예우 금지 방향을 쭉 보면 누구 못하게 하고, 뭐 못하게 하고, 누구 뭐 못하게 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나왔어요. 그런데 그게 한 번도 효력을 제대로 발휘했다고 보지 않거든요. 이런 방향이, 취지는 공감하지만 방향이 좀 잘못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고위직’이라고 ‘전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학연, 지연, 근무연 등으로 얽힌 ‘우리가 남이가’ 식의 뿌리깊은 연고주의 자체가 전관예우의 본질이라는 게 안천식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안천식 변호사 / 법무법인 씨에스]

“판사 출신, 검사 출신, 그게 아니라도 같은 대학 출신, 같은 연고 있는 사람들, 같이 옛날 공부하던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아, 내가 잘 알던 판사나 검사한테 사건을 내가 수임하면 이 사람들이 사실관계를 어떻게 해가지고 나한테 유리하게 해줄 것이다’ 이런 게 전관예우의 본질적인...”

그리고 그 이면엔 검찰 독립, 법원 독립이라는 이름으로 견제받지 않은 판·검사 권한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안천식 변호사의 진단입니다.

[안천식 변호사 / 법무법인 씨에스]

“판사, 검사가 사건에 대해서 사실판단 혹은 판결권을 혼자 독점하고 있다는 게 가장 문제거든요. 어떤 식으로 판단해도 ‘판사가 그렇게 보니까 그렇다’ 하면 끝이에요 그냥. 이런 부분이 있는 한 사법불신, 전관예우 문제, 판결에 대한 불신, 이런 부분은 끊임없이 나타날 수 있거든요."

전관예우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사법불신 문제 해소책으로 안천식 변호사는 "판사가 독점하고 있는 판결에 대한 권한을 일정 부분 제한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제시합니다.

어려운 것도 아니고 국민참여재판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얼마든지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안천식 변호사의 말입니다.

[안천식 변호사 / 법무법인 씨에스]

“법관이 사실 판단권이라든가 양형 판단권, 판결권, 법리구성권 이런 걸 이제 맘대로 하는데 그 중에 모든 것을 법관한테 맡길 게 아니라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자, 다른 사람의 논의를 거쳐서 행사하게 하자, 이런 부분이 이제 배심제도거든요, 국민참여재판 제도이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하는 것도 괜찮고...”

나아가 판결에 대한 사후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안천식 변호사는 강조합니다.

누가, 어떤 사유로, 어떤 판결을 했는지 비교·검증이 가능하다면 전관예우 같은 꼼수와 불공정이 자리잡을 공간은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안천식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안천식 변호사 / 법무법인 씨에스]

“우리 사회가 판결에 대해서 검증 시스템이 전혀 없어요. 그러니까 판결이 그렇게 하면 그게 끝이에요 그냥. 거기에 대해서 더 이상 논의를 안 해요. 판결이 끝이 아니라 잘못된 판결이 굉장히 많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회 전체가 전문가들이나 이런 사람들이 판결이 확정되는 시점에서 검증 시스템을 가질 수 있도록 어쨌든 사회적인 역할을 하면 공정성이 굉장히 확보될 것이다...”

안천식 변호사는 김용민 의원의 법안 발의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전관예우를 근절하려면 적절한 수사권과 판결권 행사, 그리고 판결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확보가 중요하고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안천식 변호사는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서는 검사와 판사의 사실판단권과 판결권의 제한, 사후검증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률방송
안천식 변호사는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서는 검사와 판사의 사실판단권과 판결권의 제한, 사후검증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률방송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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