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종 전 서부지법원장도 무죄... '사법농단' 4건 6명 모두 1심 무죄
이태종 전 서부지법원장도 무죄... '사법농단' 4건 6명 모두 1심 무죄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9.18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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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법원장, 검찰 수사기밀 누설 및 직원들에 부당 지시 직권남용 혐의 기소
재판부 "영장사본 보고 지시, 법원장의 정당한 업무... 수사 저지 목적 없었다"
이 전 법원장 "올바른 판단 재판부에 감사, 훼손된 법관 명예 조금이나마 회복"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무상 비밀누설 등 '사법농단' 의혹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무상 비밀누설 등 '사법농단' 의혹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법원 내부 비리에 대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60)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돼 현재까지 1심이 선고된 4건의 사건, 6명의 전현직 고위 법관들이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김래니 부장판사)는 1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법원장은 2016년 10∼11월 서부지법 집행관 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영장 사본을 입수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하는 등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법원장은 이 과정에서 법원 사무국장 등에게 영장 사본 등을 신속히 입수·확인해 보고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 법원장의 행위에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법원행정처 차원의 '제 식구 감싸기'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의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에 대해 이 전 법원장이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을 갖지 않았고 실제로 직원들에게 수사 기밀을 취득하라고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임종헌에게 이를 부탁받았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고, 수사 확대 저지를 위한 조치를 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에게는 (집행관 비리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하겠다는 목적 외에 수사를 저지하겠다는 목적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원 직원들에게도 이 전 법원장이 감사를 지시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당시 서부지법 기획법관이 임종헌 전 차장에게 보고한 내용 중에 수사 기밀이 포함돼 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획법관은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았을 뿐이며 이 전 법원장이 이에 공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이 전 법원장에게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이 없었던데다, 설령 영장 사본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해도 이는 법원장의 정당한 업무이므로 직권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법원장은 선고 후 "올바른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30년 넘게 일선 법원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재판해온 한 법관의 훼손된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전 법원장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 등을 항변한 데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전 법원장이 이날 무죄가 선고되면서 현재까지 사법농단 의혹 사건 관련자는 전원 무죄 판결이 났다. 앞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임성근 부장판사 등 3건의 관련 사건에서도 5명 모두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의 혐의도 '사법부를 향한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으로 영장 사건기록 등 수사기밀을 누설했다'는 내용이었으나 담당 재판부는 법원행정처에도, 신 부장판사 등에게도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가 이 전 법원장의 지시를 '법원장의 정당한 업무'라고 판단한 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이 아닌 셈이기 때문이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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