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회 허가, 법 개정해 막아야"... 법조계 "황당한 법률만능주의"
“코로나 집회 허가, 법 개정해 막아야"... 법조계 "황당한 법률만능주의"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9.07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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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법원 못믿어, 개천절 집회도 허가할라" 글... 법조계 "판사 출신 맞나"

[법률방송뉴스] 8·15 광화문집회를 열어 수도권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단초를 제공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보석이 오늘 취소됐습니다.

법원은 전 목사가 “보석 때 정한 조건을 어겼다”며 심문 없이 보석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와 관련 10월 3일 개천절 때도 광복절 때처럼 광화문 인근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보수단체들의 집회 신고가 지금까지 접수된 것만 30건에 육박하고, 신고된 인원을 합하면 4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역학조사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핸드폰을 끄라는 내용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집회 참석 독려포스터까지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데요.

오늘(7일) ‘LAW 투데이’는 코로나19 감염병과 ‘집회 금지법’ 얘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 하겠다는 행정소송법 일부개정안 내용과 이에 대한 법조계 반응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판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개천절 광화문 집회, 법으로 막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주말인 그제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일부 보수단체들의 개천절 집회 신청에 대해 이수진 의원은 “온 국민이 방역에 전념인 와중에 대규모 집회라니 아연실색”이라며 “집회 포스터에는 역학조사를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두라는 구체적 지령까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민단체가 아니라 반사회단체”라고 날을 세운 이수진 의원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국민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정치적 결사의 자유란 존재할 수 없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수진 의원은 그러면서 8·15 광복절집회를 일부 허가해준 법원을 염두에 두고 "개천절 집회 신청도 서울시와 경찰이 집회금지 통고를 한다고 해도 법원이 집회를 허가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최후의 보루인 법원마저 믿지 못하고 있다. 법원의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는 것이 친정이었던 법원에 대한 이수진 의원의 평가입니다.

이에 이수진 의원은 “일단 법관이 집회금지 처분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해버린다면 집회로 인한 집단감염 사태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며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방역기관이 중대한 우려의견을 제출한 경우로서 행정청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즉시항고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결정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것"이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하겠다는 행정소송법 일부개정안의 골자입니다.

"이렇게 하면 즉시항고의 결정이 날 때까지의 시간동안 법원으로 하여금 집회의 자유(기본권)와 방역조치의 필요성(공공복리)을 다시 신중하게 형량하여 집회의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할 수 있다" 것이 이수진 의원의 설명입니다.

쉽게 말해 현행 행정소송법은 지자체나 경찰의 집회금지 처분에 대해 법원이 해당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리면 행정청의 즉시항고 여부와 관계없이 집회를 개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경우엔 즉시항고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집회 금지 처분의 효력을 유지해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하자는 겁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조치로 온 국민이 시름에 잠겨있다. 어떤 이유로도 집회로 인한 제2의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이 법률안의 통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단체의 위협이 막아지길 바란다”는 게 이수진 의원의 말입니다.

[채용현 비서관 / 이수진 더불어민주딩 의원실]

“법원의 잘못된 결정으로 집단감염 사태가 있었다는 여론의 비판도 있었고요. 실제로 그 때부터 확진자가 늘기도 했고요. 저희가 바로 결정문을 받아서 읽어보긴 했는데 집회허가 여부가 법관의 전적인 재량 권한이긴 하지만 요즘같이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서 법원이 다소 안일한 논거로 집회를 허가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나...”

이수진 의원의 해당 게시글엔 오늘 오후 3시 현재 2천400명 넘는 네티즌들이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도 300개 넘게 달렸습니다.

대부분 해당 법안을 발의해 꼭 통과시켜 달라는 지지와 응원의 글들입니다.

그러나 지지자들의 뜨거운 응원 댓글과는 달리 법조계의 반응은 대체로 “위험한 발상이다”, “판사 출신 맞나”는 냉소적이거나 싸늘한 반응이 많습니다.

우선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 하겠다는 행정소송법 개정안은 이른바 ‘집행부정지’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입니다.

행정소송법의 집행부정지 원칙은 예를 들어 집회금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 등 행정소송을 내는 자체가 해당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보수단체들이 서울시의 집회금지 처분이 부당하니 해당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낸다고 해서 집회금지 처분의 효력이 바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충윤 변호사 / 법무법인 해율]

“우리나라 행정소송법은 집행부정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집행부정지 원칙이란 (집회금지 처분) 취소소송 등 행정소송의 제기가 기존 처분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효력, 집행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건데요. 현행 행정소송법이 집행부정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법원이 집회허가 결정을 내리고 서울시가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했다고 해서 계속해서 서울시 원래 처분대로 집회를 금지한다면 이는 '소송 제기 자체가 효력을 갖는 것'으로 집행부정지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경위를 떠나 어쨌든 법원에서 힘들게 얻어낸 집회금지 처분 집행정지 결정 자체를 무력화한다는 것이 이충윤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이충윤 변호사 / 법무법인 해율]

“집행정지 자체가 인용되는 경우가, 인용률이 낮거든요. 그런데 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집행정지의 효력을, (행정청의) 즉시항고에 대해 집행정지 효력을 부과한다면 사람들이 힘들게 얻어낸 집행정지에 대해서 그 실효성을 무력화시킬 수 있고요."

그리고 또 이는 소송 남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충윤 변호사는 지적합니다.

[이충윤 변호사 / 법무법인 해율]

“그 다음에 서로가 지속적으로 행정청에 대해서 소송을 하면서 집행정지를 하고 그럼 행정청은 항고로서 집행정지를 시키고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법조계에선 나아가 판사 출신인 이수진 의원이 이런 점을 모르지 않을 텐데 코로나19 확산에 분노한 여론에 편승해 행정소송법의 원칙을 허물려 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법원이 애초 일부 집회를 허가해 준 건 서울시가 소명을 제대로 못해서인 측면이 있는데 그걸 법원 잘못으로 돌려 집행부정지 원칙에 반하는 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박성제 변호사 /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

“쉽게 말해서 이분도 법조인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판사 출신으로. 판사님 출신이신데 판사 출신이 스스로 판사로서의 권위를 다 부정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제가 봤을 때 그 판례(8·15 광화문 집회 허가)의 문제점은 법원에 있는 게 아니라 행정청(서울시)이 그 당시에 집행정지가 잘못됐다는 것을 충분히 법원을 설득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데 이제 행정소송법의 대원칙에도 반하고 오남용 가능성까지 있는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도가 뭐냐고 박성제 변호사는 목소리를 높입니다.

[박성제 변호사 /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

“이게 또 잘못 오용되면 결국 특정 정치세력에 대해서는 집회를 금지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이고 또 다른 정치세력에 대해서는 마음껏 집회하도록 만들어 줄 수 있는, 잘못하면 이게 오남용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굉장히 참 생각할수록 무서워지는 그런 법이라고...”

이런 우려 때문에 법조계에선 행정소송의 근간을 바꾸는 법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김현 변호사 /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행정소송법의 근간이죠. 이런 원칙을 이수진 의원 안이 정면으로 도전하고 건드리는 건데요.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요. 집회·시위 자유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너무나 중요하죠. 국민의 기본권이니까요. 그런데 이것을 최근에 법률만능주의, 법률로서 이런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자 하는 이런 의도가 요새 너무 자주 보여서 매우 우려되고요. 이번에 이수진 의원 법안도 그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닌지 그런 걱정이 됩니다."

이런 지적과 우려에 대해 이수진 의원실 관계자는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광화문 집회의 경우에도 법관이 소 제기 하루 만에 집회 허가 결정을 했는데, 이를 즉시항고를 통해 한 일주일 정도 시간을 더 가지고 판단을 해서 최종 집회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정소송법 원칙 훼손이나 법관 독립이나 재량 침해, 행정소송 남용 우려 등은 지나친 걱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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