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에 빠진 학생들, 피로감 호소 교사들... "학습권 침해가 가장 큰 걱정"

[법률방송뉴스] 앞선 리포트에서 일선 초·중·고교의 비대면 원격수업 관련한 학교 현장의 혼란과 혼선, 일선 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부작용과 혼선의 가장 큰 피해자는 다름 아닌 원격수업을 받는 학생들입니다. 당장 올해 고3들 대입은 어떡할 거냐는 걱정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장한지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비대면 원격수업 관련해 일선 교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은 학생들에 대한 '학습권 침해'입니다.

[B 중학교 교사]
"아무래도 학생들이 이 수업에 대한 이해를 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이 안 된다는 거, 그게 가장 온라인 클래스의 제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 학생이 수업 이해를 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한 파악이 전혀 안 되기 때문에 그게 가장 큰 문제이고..."

교사와 아이들이 서로 얼굴을 보고 소통하는 대면 수업과 달리 비대면 온라인 원격수업은 갈수록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산만해지고 있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지적입니다.

[A 고등학교 교사]
"원격수업을 처음에는 저희 학교 학생들만 하더라도 처음에는 긴장감 갖고 그것을 열심히 출석 체크를 하고 수업을 듣고 이렇게 한다든가 그런 점이 있었는데 점점 뒤로 갈수록 수업에 대한 집중도 떨어지고 실제 아이들이 아무래도 수업에 대한 집중도는 많이 떨어지는 그런 경향이..."

집중도 저하와 아이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깜깜이 수업'은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들 사이 이른바 '학력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 것이 일선 교사들의 걱정입니다.

[A 고등학교 교사]
"이게 과연 잘 이끌어가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학습의 격차가 너무 커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상위권 아이들은 자기가 나름대로 하는 반면 중위권 아이들은 더 올라와야 하는데 그냥 무기력하게 처지는 경우가 많고..."

지금은 비록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 학원들도 당분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학생들이 학교보다 학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갈수록 짙어지는 추세입니다.

이런 현실이 교사들도 당황스럽지만, 딱히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게 교사들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A 고등학교 교사]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학습 의욕이 채워지지 않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그게 조금 원격으로는 거의 옛날식의 주입식이나 단순한 전달 정도의 의미가 너무 커서 쌍방향으로 하지 않는 이상은, 그래서 아무래도 '학원에 많이 의지한다'라고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도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권고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워낙 창졸간에 온라인 수업을 덜컥 시작해버려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B 중학교 교사]
"그것은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려고 하다 보면 그만큼 또 장비가 필요한 학교도 있겠고 그런 것들이 다 구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심지어 학생이 준비가 안 된 경우도 있고 해서 실시간으로 쌍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굉장히 많이 어렵고..."

특히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에겐 쌍방향 원격수업 같은 말은 어떻게 보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A 고등학교 교사]
"인터넷이 다 돼야 한다, 컴퓨터가 있어야 한다, 혹은 태블릿 기기나 스마트폰이나 이런 게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또 인터넷 사용이 더 원활하게 혹은 요금의 제한 없이 쓸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방안들이 전제가 돼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수도권 학교에서만 하더라도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 가정이나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은..."

여기에 학생부나 생활기록부에 적어 낼 수 있는 활동 자체가 봉쇄된 상태, 당장 눈앞에 닥친 고3 대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걱정입니다.

[A 고등학교 교사]
"대입제도가 변하지도 않았고 수능 일정도 저희가 온라인 수업을 한 달가량 온라인 개학을 4월 9일부터 하기는 했는데 그 한달여 간의 공백을 수능 한 2주 정도 미룬 것으로 다 보상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지금도 아이들 혼란스러운데 아무래도 지금 고3 같은 경우에는 입시에 있어서 재수생들에게 절대 불리할 것 같은..."

아이들의 학습권 침해와 학력 격차 심화 문제도 문제지만 원격수업이 계속되면서 교사들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등교수업 때보다 학생 관리가 최소한 몇 배는 어려워졌다고 호소합니다.

[B 중학교 교사]
"아침에 업무가 일단 아이들을 전화로 깨우면서 시작을 합니다. 이 아이가 일어났는지 안 일어났는지를 체크하고 그 다음에 그날그날 들어야 할 강의에 대해서 공지를 해주시고 하지만 안 듣는 학생들이 발생하죠. 안 듣는 학생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해서 '들어라 들어라' 계속 전화하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교는 콜센터, 교사들은 콜센터 직원이 된 것 같다는 자조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B 중학교 교사]
"주로 아이들과 그렇게 시간을 보냅니다. 콜센터가 맞는 거 같네요. (아이들이) 주로 안 받죠. 아이들이 안 받으면 학부모에게까지 전화를 하죠. 아이가 연락이 안 되는데 오늘까지 이 강의를 들어야 하니 지도 부탁드립니다. 학부모랑 통화하는 경우도 많고... 그렇습니다, 콜센터입니다."

학교와 교사, 학생들을 모두 어렵게 하고 있는 비대면 온라인 원격수업.

교육부는 이런 어려움을 덜어내기 위해 2021년도 교육부 예산 편성 관련, 원격수업 운영 지원과 학습안전망 강화에 교육예산을 우선적으로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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