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 최저임금 청구" 택시기사 줄소송 법적 쟁점... “노사 합의의 진정성이 관건”
"미지급 최저임금 청구" 택시기사 줄소송 법적 쟁점... “노사 합의의 진정성이 관건”
  • 신새아 기자, 남승한 변호사
  • 승인 2020.08.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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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초과운송수입 늘리려 소정근로시간 단축, 택시업계 관행"
"내년부터 택시기사 완전월급제 시행... 노사 상생 방법 찾아야"

▲신새아 앵커= 택시업계 최저임금 줄소송 얘기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시사법률'입니다. 일단 먼저 그동안 경과부터 간략하게 정리해볼까요.

▲남승한 변호사= 경기도의 한 택시회사의 기사들이 낸 소송인데, 택시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줄여서 최저임금 지급을 회피하는 일은 불법이라는 것이 지난해 4월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소정근로시간이 뭐냐 하면 택시업계에서 쉽게 말해서 택시 기사들이 실제 일한 근무시간 그것보다 훨씬 줄여서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한 것으로 하자, 이렇게 정하는 근로시간인데요. 이렇게 노사가 합의해서 정한 시간이 소정근로시간입니다.

▲앵커= 이렇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이유가 택시업계 임금구조와 독특한 관행 때문인 것이죠.

▲남승한 변호사= 그렇습니다. 택시 기사들의 수익구조가 두 가지로 돼 있습니다. 하나는 기본급인 월급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가 소위 말하는 사납금 내고 남는 데서 가져가는 초과운송 수입금이라고 하는 것인데요.

이 초과운송 수입금, 그러니까 사납금을 얼마를 내고 남는 수입금, 이것이 통상적으로는 기본급보다 더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2009년 7월에 택시 기사의 초과운송 수입금,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받는 임금 제도, 여기서 고정급여의 경우만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내용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시행됐습니다.

그 전 같은 경우에는 월급, 그리고 초과운송 수입금을 합해서 최저임금을 넘기면 됐습니다. 그런데 이 특례조항 때문에 고정급인 월급만으로 최저임금을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까 소정근로시간이라는 것을 정해서 실제 일한 시간보다 적은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면 최저임금으로 지급해야 할 돈이 줄어들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닌가, 이런 셈이 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이거 관련 소송 판결 내용을 살펴볼까요.

▲남승한 변호사= 앞서 언급한 경기도의 택시회사 기사들이 낸 소송입니다. 근로시간은 그대로인데 소정근로시간을 낮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최저임금 미지급, 최저임금법 위반 아니냐'라면서 소송을 낸 것입니다.

1·2심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노사 합의로 인한 것이니까 해당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유효하다는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인 택시 기사들이 패소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의 경우에는 회사와 노조가 맺은 임금협정, 이 조항은 최저임금 조항을 '잠탈'하는 것이라며 택시회사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깼습니다. 택시 기사들이 승소한 건데요.

'잠탈한다'는 것은 강행 규정 같은 것으로 어떤 이익을 보호하는 조항, 이런 것들이 있을 때 그것을 회피해 나가는 것을 잠탈한다고 합니다.

대법원은 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임금협정은 강행 법규인 특례조항을 피하기 위한 행위이기 때문에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무효라고 판결한 것입니다.

▲앵커= 지금 그래서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해서 택시 기사들이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분 줄소송을 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남승한 변호사= 실제 근무형태 변경이 없고 운행시간 변경이 없는데도 취업규칙을 개정해서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한 경우에는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 총액이 낮아지고 최저임금도 낮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대법원이 이것을 무효라고 판결했으니까 이제는 단축하기 전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해서 최저임금을 계산하고 이에 미달한 것은 돌려줘야 한다, 더 줘야 한다, 이런 것이 택시 기사들의 주장입니다.

▲앵커= 택시 기사들의 입장은 지금 이렇고, 택시 회사들 입장을 저희가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리긴 했는데요. 다시 한번 간략하게 정리하면 어떻게 될까요.

▲남승한 변호사= 두 가지 정도인데요.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사납금 그리고 초과운송 수입금이라는 두 가지 제도에 기반한 것이다, 택시업계 오랜 관행이라는 것이고요.

올해 초부터 개정된 여객운수사업법에 의하면 사납금제도가 폐지되기는 했는데, 사납금 제도가 폐지되기 전에 사납금을 전제로 운영돼 온 소정시간근로 단축을 사납금 제도가 폐지된 현재 기준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이런 이야기이고요.

그 다음에 2019년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서 현재 택시 기사들이 제기하는 최저임금 지급 소송은 그때 대법원 판결과는 결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앵커= 대법원 판례와 지금 자기네 상황과는 다르다, 이런 말 같은데 무슨 말일까요.

▲남승한 변호사= 대법원 판결 사건은 해당 택시회사가 2010년 7월 1일, 최저임금이 확정되고 나서 같은 달 29일에 취업규칙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10월에 다시 취업규칙을 변경해서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것인데요.

이것은 언뜻 보기에도 최저임금 미지급 위반을 회피하기 위해서 회사가 꼼수를 부린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 뒤로 줄이어 지고 있는 소송에서 문제되고 있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이것은 예를 들면 서울택시의 경우 소정근로시간이 높으면 높을수록 사납금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택시회사 기사들이 오히려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달라, 사납금을 줄여 달라, 이런 얘기가 되는 것인데요.

그래야 초과운송 수입금을 더 받아가고, 통상 초과운송 수입금이 주요 수입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회사가 응한 것인데 '지금 와서는 달리 말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게 회사 측의 입장입니다.

▲앵커= 양측 입장이 굉장히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데 재판쟁점이나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남승한 변호사=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지금 이어지는 소송들과는 다른 측면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서 쟁점이 결과적으로는 초과운송 수입금과 관련해서 또는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노사합의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것인가 아닌가에 관한 판단을 이번 대법원 판결 그대로 따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생기는 것 같습니다.

사납금 제도가 폐지된다는 얘기를 들은 지가 제가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 표면적으로는 올해 초 폐지되긴 했지만, 실실적으론 다른 이름으로 아직도 폐지가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주로 초과운송 수입금에 의존했던 택시기사 수입체계 등을 감안한다면 지금 소송의 경우에는 최저임금법이 개정되자마자 초과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약간 꼼수처럼 운영했던 사건에 대한 2019년 대법원 판결과는 다른 사정들이 있을 수 있어서 과연 노사합의가 진정한 합의인가 하는 점에 주요 쟁점이 있을 것 같고요.

이 점은 택시 기사들께서 초과근로시간을 늘려 달라고 한 것이냐 아니냐, 택시기사들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해 달라고 먼저 요구를 했느냐, 그 요구와 관련된 진정성 등이 쟁점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 같은데요. 노사 간 상생의 길을 찾아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남승한 변호사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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