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근로시간 줄이자고 합의할 땐 언제고"... 기사들 '최저임금 줄소송'에 택시회사들 난감
"소정근로시간 줄이자고 합의할 땐 언제고"... 기사들 '최저임금 줄소송'에 택시회사들 난감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8.3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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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회사 80% 소송 중... 택시업계 실정 이해시켜 법원 판단 구할 것"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지난주 택시업계 사납금 제도와 초과운송수입금, 그리고 택시기사 최저임금 미지급 줄소송 관련한 얘기 집중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와 관련 서울의 한 중견 법인택시 회사에서 사측의 입장을 좀 자세히 밝히고 싶다는 입장을 전해와 관계자를 만나 이번 택시기사 최저임금 미지급 줄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오늘(31일) ‘LAW 투데이’에선 택시업계 임금청구 소송 관련한 법적 쟁점 등을 집중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택시기사들의 고소장을 받아든 택시회사의 입장부터 들어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30년 넘게 택시업계에서 잔뼈가 굵어왔다는 박종문 전무.

90여대의 영업용 택시에 소속 택시기사도 150명이 넘는 서울의 한 중견택시회사 경영자지만, 박 전무는 업계 생활 수십년 동안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는 하소연으로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코로나19가 발병된 이후에 운전기사 수입이 30~40% 가량 줄었습니다. 줄고, 또 그만큼 운전기사들이 이직도 많이 하고 그러다가 잠잠해져서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아가던 와중에 다시 재확산이 됐어요. 그 전, (올해) 초보다도 더 운송수입이 감소되고 또 운전기사의 이직률이 더...”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들어 소속 택시기사들은 물론 퇴직한 기사들까지 무더기로 최저임금 미지급 소송을 내면서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는 게 박종문 전무의 토로입니다.

전현직 기사들 일부가 2017년부터 3년간 지급받은 임금이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면서, 최저임금 미지급분에 대한 임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잇달아 내고 있는 겁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최저임금 (관련 소송)이 확산된 부분이 2019년 4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패소 판결한 그 부분을 가지고 대법원에서 판결이 났습니다. (판결이) 난 이후에 전국적으로 무슨 뭐 전염병 확산되듯이 광범위하게 하고 있는데 이 점이 대단히 안타깝게...”

택시기사들의 쇄도하고 있는 최저임금 미지급 관련 소송을 ‘전염병’이라고 표현할 만큼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지금까지 관련 소송이 500건에 육박하고, 서울택시의 경우는 10곳 중 8곳이 송사에 휘말려 있다는 것이 박 전무의 말입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서울시내는 252개의 택시회사가 있습니다. 여기에 80%가 소송에 지금 가담이 되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심지어는 수도(없이) 많은 회사들이 있죠. 이 대법원 판례에 의해서 그것을 가지고 모든 택시기사들이 전부다 앞다퉈서 소송을...”

일단 최근 택시기사들의 최저임금 미지급 관련 소송의 기폭제가 된 대법원 판결은 경기도의 한 택시회사 기사들이 낸 관련 소송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지난해 4월 18일 판결을 말합니다.

대법원은 당시 “택시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최저임금 지급을 회피한 행위는 불법“이라며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은 무효“라며 택시회사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한 바 있습니다.

기존 판례를 뒤집는 이 같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자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관련 소송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겁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판결이 난 이후에 일부 법률사무소에서 공항, 역, 터미널, 심지어는 충전소까지 다니면서 찌라시를 돌렸습니다. 당신들은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 충분히 돈을 탈 수가 있는데 하면서 소송비용을 1인당 최초 2만원, 그러한 홍보를 했기 때문에 운전기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하지만 이는 대법원 판결 관련 사건과 택시업계 임금구조, 관행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무분별한 소송이라는 것이 박 전무의 주장입니다.

일단 택시기사들의 임금은 회사에서 고정급으로 받는 ‘기본급’과 회사에 ‘사납금’으로 일정 금액을 납부하고 남는 ‘초과운송수입’으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지난 2009년 7월 초과운송수입은 빼고 고정급인 기본급만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시행됩니다.

기본급과 초과운송수입을 합쳐 택시기사들 임금으로 계산할 때는 최저임금 미지급이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기본급만으로 최저임금을 계산하게 되자 최저임금 미지급 문제가 불거진 겁니다.

기본급 비중을 높여 택시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하자는 취지였지만, 업계 현실이 이런 취지를 반영하긴 역부족이었습니다.

기본급을 올리는 대신 실제 근로시간보다 최저임금 계산을 위한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미지급 문제를 해소한 겁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택시는 오랫동안 이렇게 하면서 일정한 운송수입금(사납금)을 내고 나머지 부분은 (기사) 본인의 수입으로 하는 그러한 업종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회사의 근로시간을 중요시 여기는 게 아니고..."

택시기사 전체 수입에서 기본급보다는 초과운송수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고, 소정근로시간이 올라가면 납부해야 할 사납금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기사들이 먼저 소정근로시간을 낮게 책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게 박 전무의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낮게 책정할 것을 기사들 스스로 요구해 놓고, 지난해 4월 대법원 관련 판결을 기화로 최저임금 차액 추가 지급을 요구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박씨는 목소리를 높입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이것은 회사가 최저임금을 탈법하기 위해서 만든 규정이 아니고 노측에서 간곡히 원하고 원해서 그(소정근로시간) 5시간 30분 규정을 둔겁니다. 또 우리가 6시간 40분으로 하게 된다면 그만큼 운송수입금이 늘어나야 되겠죠. 사납금이 늘어나야 되겠죠. 그것이 늘어나길 (원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습니다."

기사들의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정근로시간을 높게 책정해 사납금도 덩달아 더 높게 책정됐다면 회사에 남아 있을 기사가 몇이나 됐겠냐고 박 전무는 반문합니다.

박 전무는 그러면서 이는 비단 본인이 소속된 회사뿐 아니라 서울시내 전체 택시회사가 똑같은 상황이라고 강조합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이것은 한양상운 뿐 아니라 이 서울시내 모든 택시업체가 다 그런 형편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전국택시연맹 서울지역본부에서도 그런 점을 착안해서 근로자들이 오히려 시간을 단축시키고 수입금(사납금)을 안올리는 그러한 부분으로 중앙협정이 체결됐습니다. 이것은 회사가 최저임금을 탈피하기 위해서 한 부분이 아니고 운전기사, 노동조합 측에서 이것을 시간을 줄이고 사납금을 올리지 않는 그런 강력한 요구 때문에 그렇게 임금협정이 체결됐던..."

지난해 4월 대법원 판결에 대해선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택시기사 사건은 택시업계 전체의 소정근로시간과 최저임금 미지급 문제에 해당하지는 않는 일종의 특수한 사례라고 선을 긋습니다.

이 경기도 택시회사 사례는 최저임금이 오르자 이에 맞추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더 줄인 누가 봐도 ‘꼼수’가 명백한 경우로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라는 겁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2019년 4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란 부분도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2010년 7월 1일날 최저임금이 확정되면서 2010년 7월 29일날 취업규칙을 변경했고 2010년 10월 27일날 다시 취업규칙을 변경했고,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최저임금을 탈피하고자, 잠탈하고자 시간을 회사가 스스로 줄인...”

반면 대다수 회사들에선 노사가 자율 합의를 통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만큼 경기도 택시회사 사례 대법원 판례를 다른 모든 택시회사들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박 전무의 주장입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경기도 택시회사에는) 노동조합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회사에서 취업규칙을 변경한 그러한 편이다. 그렇지만 서울과 일반 지방도시는 노동조합이 있음으로 인해서 거기에 노사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상당한 오랜 시간 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이 부분을 가지고 시간을 좀 줄인 그런 그렇기 때문에 그 판결하고는 전혀 맞지가 않는...”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선 택시업계의 수입과 임금 구조, 관행을 최대한 설명하고 법원의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종문(50) 전무 / 법인택시 업체] 

“소송을 거는 당사자가 어떤 취지로 소송에 임했는지 또 소송에 내용은 뭔지 이런 부분들을 알아야만 정확한 판결이 나오는 부분이에요. 아무튼 뭐 회사로서는 최선을 다하는 방법뿐이 없죠.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이런 가운데 부산지역 택시기사들이 “못 받은 돈 289억을 달라”며 낸 최저임금 소송 1심 선고가 다음 달로 예정돼 있습니다.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첫 택시기사 최저임금 미지급 관련 소송 하급심 선고여서, 앞으로 비슷한 사건 판결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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