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납금’ 법으로 폐지됐지만... 여전히 택시기사들 발목잡는 '책임수입금'과 '성실수당'
‘사납금’ 법으로 폐지됐지만... 여전히 택시기사들 발목잡는 '책임수입금'과 '성실수당'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8.20 1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택시업계 고질 사납금제, 법 개정 후 올해부터 '전액관리제' 시행
"회사와 기사 책임 나눈다"는 입법 취지 사라지고... 편법 운영돼

[법률방송뉴스] 앞서 택시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줄줄이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을 내고 있다는 리포트 전해드렸습니다.

택시기사와 택시업체의 ‘최저임금 미지급’ 관련 법적 다툼은 택시업계의 오랜 관행인 ‘사납금’과 맞닿아 있는데요.

올해부터 택시기사들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을 통해 ‘사납금제’는 없어지고 ‘전액관리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택시업계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채 임금구조의 혼란만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사납금제와 전액관리제는 어떤 것이고 사납금제의 병폐를 없앤다며 도입된 전액관리제는 왜 비판을 받고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알아봤습니다. 이어서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일반적으로 법인택시 기사의 월급은 기본급, 그리고 초과운송수입으로 나뉩니다.

기본급은 기사가 내는 이른바 ‘사납금(社納金)'으로 채우고, 나머지를 기사가 가져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택시업계 특성상 오랜 기간 관행으로 계속돼온 사납금제입니다. 

뜻을 풀어보면 '회사에 바치는 돈', 택시업계 현장에서는 '영업용 택시 임대료'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사납금. 

서울시의 경우 법인택시 사납금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택시기사가 하루 12시간 근무한다고 할 경우 영업용 택시 임대료 5만6천원, 연료비 3만1천500원, 그리고 기사가 한 달 26일을 만근할 경우 정액급여 하루치 5만102원을 합쳐 하루 사납금 총액은 13만7천602원, 14만여원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서울시 법인택시의 경우 사납금은 하루 13만~16만원선으로, 기사들은 이 금액을 회사에 납부해야 합니다.

전국 다른 지역도 사정이 비슷한데, 택시기사가 하루 동안 벌어들인 총 수입금 중 이 정도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수입을 택시기사의 수익으로 하는 방식인 겁니다. 

택시기사 하루 수입금이 16만원을 넘는다면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초과 수입은 온전히 택시기사의 수익이 되지만, 하루 총수입이 사납금에 못 미칠 경우에는 부족한 부분은 기사가 사비로 메워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택시기사들은 사납금을 제외한 추가수입, 즉 초과운송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득택(58) / 한양상운 택시기사]

“지금 우리가 하루 일 나가면 12시간 근무를 하는데 임금교섭에는 (소정근로시간이) 5시간으로 지금 잡혀있거든요. 우리 하루 책정금액이 16만원에서 26일을 곱하면 그게 월급으로... 추가로 된 건 우리가 이제 개인적으로 현금으로 회사에서 지급을 해요. 왜냐하면 추가된 금액까지 포함하면 보통 우리 기사분들이 한 500만원은 넘게 찍어요.”

이러다보니 택시기사들이 추가수입을 더 벌기 위해 무리하게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은 물론, 매일 사납금을 채우고 수익을 남기기 위해 과속·승차거부·현금결제 요구 등으로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택시업계의 오랜 ‘고질’로 지적돼 왔고, 이에 따라 올해부터 법 개정으로 사납금제가 폐지됐습니다.

지난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올해부터 사납금제 대신 번 돈을 회사에 모두 입금한 뒤 일정한 돈을 받는 ‘전액관리제’, 사실상 월급제를 의무화하기로 한 겁니다.

기사가 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회사가 이에 상응하는 월급을 지급하는 형태로 수입의 40%를 회사가, 60%는 기사가 가져가는 식입니다.

순수 택시기사의 인원 수와 사납금 정도에 따라 결정되던 사납금제 택시회사의 수익구조와 비교해, 전액관리제는 전체 운송수입금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택시회사의 매출을 100% 사납금으로 기사들이 떠안아야 해 ‘현대판 노예제’로까지 불렸던 사납금제에서 ‘회사도 함께 책임을 나누자‘는 취지로 시작한 전액관리제.

하지만 악순환이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임금협정서에는 '월 책임 운송 수입금'이라는 기준이 있고, 이에 못 미치면 월급 중에서 ‘성실수당’ 같은 부수적 수입을 받지 못하는 구조인 겁니다.

전액관리제도 기준을 정해놓고 거기 못 미치면 수입을 제하는 사실상 ‘변형된 사납금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임득택(58) / 한양상운 택시기사]

“말은 전액관리제인데 지금도 마찬가지로 과거와 똑같아. 지금 형태는.”

이는 “회사의 편법”이라는 게 기사들의 하소연입니다.

[임득택(58) / 한양상운 택시기사]

“우리 기사분들한테는 더 상당히 좋은 부분 많지. 그런데 회사에서 그걸 안 하지. 왜냐 하면 세금도 그만큼 내야 되고 또 회사에선 4대보험도 다 인상이 되고 퇴직금도 많아지잖아요. 그런데 정부에다가 신고할 때는 우리가 월급쟁이니까, 전액관리제니까 그게 돼야 하는데 그걸 편법을 쓰는 거지 지금 사실. 편법이지 그게.”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 있는 택시기사들은 “우리들은 일반 샐러리맨이 아닌 세일즈맨 개념”이라면서 전액관리제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이수환(56) / 한양상운 택시기사]

“(택시기사들을) 일반 샐러리맨으로 보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세일즈맨 식으로 (봐야 한다), 세일즈맨은 자기 성과가 있으니까 차를 10대 파는 사람이랑 100대 파는 사람 다르지 않습니까. 완전 일반 샐러리맨이 아니고 세일즈맨은 그 성과에 따라서 추가 인센티브가 있어야겠죠. 5대5로 나눌 건지 3대7로 나눌 건지 그것은 크게 법에 어긋나지 않게...”

택시업계들이 변화의 노력보다는 예전 방식만 고집한다면 서비스 개선도, 사회적 합의의 정신도 이루기 어렵다는 지적은 잦아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