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다스려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다스려야"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07.30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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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구제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방지 위해선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해야"

▲유재광 앵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개정 얘기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가 열렸는데, 결국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형법 제307조와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규정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사실'이라는 개념 자체를 구체화해 새롭게 정립하자는 것입니다. 핵심은 '사실'을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로 개정하자는 것인데요.

공익적 목적의 사실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죄 눈치 보지 않고 고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형법 제310조 '위법성 조각' 규정에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추가하자는 내용도 토론회에서 제시됐습니다.

더불어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징역형을 폐지하자는 안도 제시됐습니다.

▲앵커= 공익적 목적의 사실적시는 처벌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외국은 현재 어떻게 하고 있나요.

▲기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개정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나 혹은 진실인지 허위인지 여부가 쉽게 증명될 수 없는 의혹제기나 주장에 대해서 함부로 형사처벌 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과 국제인권기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라는 것이 징역형 폐지 측의 입장입니다.

2015년 유엔(UN) 자유권규약위원회와 2011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도 명예훼손은 기본적으로 민사법으로 금지돼야 할 영역임을 전제로 하고, 비범죄화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설사 형사법으로 제재한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사실이 허위사실이면서 악의적 의도에서 비롯된 가장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따라서 확실한 허위사실이나 혹은 허위인지 아닌지가 증명될 수 없는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를 예방하거나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보더라도 이는 민사법상으로 해결해야 할 영역으로 봐야 한다고 징역형 폐지 측은 설명했습니다.

다만 사생활이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사실 적시의 경우에는 진실·허위 여부와 무관하게 당사자의 명예를 넘어 헌법 제17조가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이라는 법익도 추가적으로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비난 가능성이 큰 행위이므로 형사적 제재의 영역에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진실과 허위사실을 가려서 옥석을 가려서 처벌을 할 것은 처벌하고, 나머지는 민사적으로 처리하자는 얘기인 거 같은데 반대 의견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징역형 폐지는 섣부른 감이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이 죄만으로 구속되거나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부분 벌금이나 기소유예처분에 그치고 있는 건데요.

이런 상황에서 징역형이 폐지되고, 만약 '사실'의 개념을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로 적시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된다고 하면요. 동일 피해자에게 사실적시 명예훼손 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른 자에 대해서 법원이 처벌할 수 있는 형벌의 최대치는 벌금 500만원이 되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징역형이 선고되지 않는 상황에서, 징역형을 폐지하는 건 국가가 국민의 사생활 침해 문제에 손을 놓게 되는 것이라는 게 반대 측의 입장입니다.

관련해서 김한규 변호사는 "민사적 구제수단이 미흡한 현실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사생활 비밀 보장을 국가가 사실상 방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징벌적 손해배상과 상습범 관련 조항을 신설해서 징역형을 두지 않는 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징역형 폐지는 섣부른 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논외로 하고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퍼트리는 것, 이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앵커= 네, 법 개정보다 먼저 현행법 안에서 처벌을 강화하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먼저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심각성은 헌법재판소에서도 언급된 바 있습니다. 인터넷상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해서 헌재는 합헌결정을 내리면서도 이런 의견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헌재는 "우리나라는 현재 인터넷 이용이 상당히 보편화됨에 따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며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사실에 기초하더라도 왜곡된 의혹을 제기하거나 편파적인 의견이나 평가를 추가로 적시함으로써 실제로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와 다를 바 없거나 적어도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심대하게 훼손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적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문제가 심각함에도 형사적으로는 형벌의 위하력이 그다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사적으로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인정되는 손해배상 액수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인데요. 특히 범죄피해 정도가 중대한 언론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0년간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언론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일부라도 승소한 경우 인정된 손해배상액 평균은 1천 946만 4천원에 불과합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개정도 중요하지만,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에 있어서 피해자의 구제와 악의적 명예훼손 행위의 방지를 위해서는 허위사실 적시의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앵커= 아무튼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사람들과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은 분간을 해서 처벌을 하든 어떻게 해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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