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현장에는 또 다른 서지윤과 박선욱이"... ‘직장 내 괴롭힘’ 징역형 처벌 법안 발의
"병원 현장에는 또 다른 서지윤과 박선욱이"... ‘직장 내 괴롭힘’ 징역형 처벌 법안 발의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7.16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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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최대 징역 2년... 괴롭힘 신고에 불이익, 징역 3년까지"

[법률방송뉴스] 앞서 ‘이슈 플러스’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처벌조항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국회 토론회 얘기 전해드렸는데요.

국회엔 정의당 강은미 의원 대표발의로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병원의 직장 내 괴롭힘, 이른바 ‘태움’ 사례를 통해 왜 처벌조항이 필요한지 짚어보고 발의된 법안 내용을 이어서 신새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5일 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병원 내 격무와 ‘태움’이라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사망 얼마 전 고 서지윤 간호사가 지인과 주고받은 카톡입니다.

‘흑흑 눈물이’, ‘너무 무서워 분위기 후덜’, ‘일을 해야 되는데 그런 분위기 때문에 못하겠어’ 같은 표현이 눈에 띕니다.

‘너무나 외롭고 서럽’, ‘빡센 거도 더 빡세고‘, ’상근직인데 퇴근을 못해‘ 같은 표현에선 외로움과 서러움, 힘든 감정들이 뚝뚝 떨어집니다.

병원과 병원 사람들이 얼마나 싫었으면 유서에 “병원 사람들은 조문을 받지 말아달라”는 말까지 남겼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던 박선욱 간호사도 ‘태움’에 시달리다 2018년 2월 15일 설 연휴 첫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간호사로 일한 지 불과 6개월 만입니다.

고 박선욱 간호사의 휴대폰에도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매번 끼니도 거른다“며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압박감,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태움‘. 재가 될 때까지 괴롭힌다는 뜻과 병원이 간호사들을 연료로 태워 운영한다는 이중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병원 은어입니다.

실제 우리나라는 인구 1천명당 간호사 수가 2016년 기준 7명 정도로 OECD 국가 가운데 중하위권으로 노르웨이나 스위스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특히 총 간호사 대비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 수, ‘활동 간호사’는 49.3%로 OECD 평균 68.2%와 비교하면 한참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인구 1천명당 실제 활동하는 간호사 수는 더욱 떨어져 의료 선진국의 경우 중환자실 간호사 1명이 1~2명 이하만 담당하도록 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보통 3~4명, 많게는 5명까지도 맡는 게 현실입니다.

[한인임 사무처장 / ‘일과건강’]

“특히 우리 박선욱 간호사가 중환자실에 있다가 극심한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중환자실 같은 경우에 해외에서는 1명당 1명 이렇게 맡게 되는데 우리는 못해도 3명, 많으면 5명 이런 구조로 가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굉장히 심각한 병원의 조건들을 만들어 주고 있는데, 그러니까 서로 다 죽어가는 이런 조건.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20만명의 간호 인력들은 아직 생존해 있을 뿐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의 지난 6월 조사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그냥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는 응답이 38%로 나타났고, “친구와 상의했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어 26%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회사 동료들과 집단 대응을 했다”는 응답은 4%, ‘고용노동부, 인권위, 권익위, 노동조합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3% 밖에는 안 됐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대부분 그냥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고 지레 포기나 체념을 하고, 제도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본 경우는 10에 1건 될까 말까한 정도라는 얘기입니다.

관련해서 직장 내 괴롭힘이 사라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는 응답자의 절반 정도인 48%가 ‘인력충원 등 괴롭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건 개선’을 꼽았고, 그 뒤를 이어 27%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구체화와 처벌조항 강화‘를 들었습니다.

[강경화 교수 / 한림대 간호학과]

“병원 현장에는 또 다른 '서지윤'과 또 다른 '박선욱'이 오늘도 그런 어려움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겠고요. 제가 이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졌던 경험들이 어찌보면 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한계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아주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다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전형적인 사례가 아니었나...”

이런 가운데 국회엔 지난 9일 정의당 강은미 의원 대표발의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처벌법’이 발의됐습니다.

법안은 먼저 고객응대 근로자나 아파트 경비원 등 기존 근로기준법 직장 내 금지법 사각지대에 놓은 노동자를 위해 직장 내 괴롭힘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직장과 이해관계가 있는 고객, 도급인, 사용인, 또는 입주민 등에 의한 괴롭힘을 ‘제3자에 의한 괴롭힘'으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제3자에 의한 괴롭힘 금지와 사용자 보호조치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주는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위반 자체에 대해서도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용자가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마련했습니다.

처벌조항 신설과 사용자의 보호조치 미이행 시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노동자의 인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도록 했다는 것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강은미 의원의 설명인데, 법안 통과 관건은 역시 민주당의 동참 여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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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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