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한석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3시간여 조사... "임순영 젠더특보가 보고한 사실 몰랐다"
임순영 인터뷰 의혹 증폭 "8일 '시장님 실수한 게 있으신가' 보고... '그게 무슨 소린가' 되물어"
경찰 "박 전 시장 통화내역 확인 필요"... 사망장소 발견 아이폰에 '성추행 의혹' 정황 담겼나

고한석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고한석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15일 고한석 전 박 시장 비서실장을 불러 3시간여 동안 조사했다. 서울 성북경찰서에 출석한 고 전 실장은 낮 12시 30분쯤 조사를 마쳤다. 

고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이 실종됐던 9일 오전에 박 전 시장 공관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론에 박 전 시장과 마지막 통화한 시간을 "약 1시 39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9일 오후로 추정되지만 고 전 실장은 오전인지 오후인지에 대해서는 더 언급하지 않았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 하는 질문에도 "경찰에 다 말씀드렸다"며 답하지 않았다.

특히 고 전 실장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이 (성추행 피소 사실을 박 전 시장에게) 보고한 사실을 알고 공관에 갔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임순영 젠더특보는 지난 8일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소와 관련해 첫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피소 1시간 30분 전인) 지난 8일 오후 3시쯤 서울시 외부로부터 '시장님 관련한 불미스런 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급하게 시장님 집무실로 달려가 다른 업무 중이던 시장님께 '실수하신 게 있으신가' 물었다"고 말했다.

임 특보는 "하지만 그때는 성추행 관련 혐의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보고 당시 박 시장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게 무슨 소린가'라고 제게 되물었다"며 "제가 '불미스런 얘기들이 돈다'고 말했더니, 시장님이 '바빠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임 특보의 인터뷰 중 박 전 시장 관련 '불미스런 일'을 들었다는 '서울시 외부'가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박 전 시장에게 '실수하신 게 있으신가'라고 물었다는 정확한 경위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임 특보는 청와대나 경찰에서 박 시장 피소 소식을 접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건 나중에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며 함구했다. 

고한석 전 실장 등 박 전 시장을 보좌하던 서울시 별정직 공무원 20여명은 지난 10일 박 시장이 사망한 뒤 당연 퇴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순영 특보의 임기는 내년 1월 14일까지다.

경찰은 이날 고 전 실장을 상대로 박 전 시장의 사망 전 행적과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시장 재직시 측근이라 조사가 필요하다"며 "변사사건 수사의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경찰은 비서실 관계자 등 박 전 시장 주변인물들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박 전 시장 휴대폰의 디지털 포렌식과 함께 통화내역도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포렌식 수사와 더불어 고인의 휴대폰 통화내역 확인을 위한 통신영장 신청 등 과정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포렌식과 통신수사는 (성추행 의혹이 아닌) 박 전 시장 변사 사건과 관련된 내용으로만 한정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앞서 유족과 협의해 포렌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포렌식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유족을 최대한 설득한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이 숨진 장소에서 나온 휴대폰은 신형 아이폰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비밀번호 해제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에 대해 벌어진 그간의 2차 가해 수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피해자에 대해 온·오프라인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 행위 수사에 기존 여성청소년과 외에 사이버수사팀 1곳을 추가해 조사를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피해자 A씨를 두 번째로 불러 2차 가해 등 내용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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