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피해아동쉼터 예산이 복권기금에... 아동학대방지 예산은 쥐꼬리, 운영은 주먹구구
학대피해아동쉼터 예산이 복권기금에... 아동학대방지 예산은 쥐꼬리, 운영은 주먹구구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07.06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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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조사 상담원에 욕설·협박... 예산 확충, 특별사법경찰관 방식 운영 필요"

▲유재광 앵커= 오늘(6일) 국회에서 '아동학대 방지 및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는데,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아동학대, 대안은 무엇인지 얘기해 보겠습니다. '이슈 플러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어떻게 돼 있나요.

▲기자= 일단 아동학대 개입과정을 보면 통상 112에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과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동행조사를 벌여 아동학대 여부를 판단합니다.

여기서 '아동학대'라고 판단이 되면 관할 지자체에선 행정조치가 들어가고 경찰은 학대 행위자에 대한 수사에 들어갑니다.

이를 위해 아동복지법 제22조에 의거해, 아동학대 신고체제를 구축·운영하도록 하고 있고요. 전국 공통으로 아동학대 신고전화 112를 24시간 가동하고 있습니다.

또 아동복지법 제45조에 근거해, 학대아동의 치료와 재발방지 그리고 관리를 위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현재 전국 68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그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별도로 학대 피해 아동 쉼터가 전국적으로 현재 72개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앵커= 체계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는 갖추어진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인 건가요.

▲기자= 일단 아동보호전문기관 대부분이 민간위탁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신고가 들어온 학대 가정 부모들이 현장조사를 거부하거나 심지어 신변위협을 가하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오늘 국회 토론자로 참석한 장화정 아동권리보장원 아동학대예방본부 본부장의 지적입니다.

[장화정 / 아동권리보장원 아동학대예방본부 본부장]
"우리 사회복지사들이 안 가는 거냐 못 가는 거냐. 정말 못갑니다. 민원이 무섭고요. 그리고 그들이 가서 문 열어주라고 할 때 문 안 열어주고 협박하고 우리한테 욕설하고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것이죠."

그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수 자체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재 전국에 68개소가 설치·운영되고 있는데요. 전국 기초자치단체가 229개인 걸 감안하면, 아동보호전문기관 1곳당 거의 4개의 시·군·구를 맡아야 해서 신속한 아동학대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건 전국아동보호기관협회 회장의 말입니다.

기관에선 '사례관리'라는 단어를 쓰는데 상담원 1명당 평균 사례관리 수는 2020년 6월 기준 64건입니다. 신속하고 심도 있는 관리가 어려운 구조라는 게 이동건 회장의 지적입니다.

이 회장은 또 학대 피해 아동 쉼터 또한 전국 72곳으로, 기본 정원을 7명으로 계산하면 504명밖에 수용하지 못하는데요.

2018년 기준 보호를 위해 분리조치 된 아동이 2천74명에 이르러 피해아동을 감당하기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앵커= 앞서 '원가정 복귀'가 학대 피해 아동을 다시 학대 가정으로 밀어 넣어 '재학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 전해드렸는데, 이게 구조적인 문제라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상담원의 평균 재직기간이 2.8년밖에는 되지 않을 정도로 전문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번 천안 사건도 업무경험이 18개월도 채 되지 않는 상담원이 출동해 현장대응에 미숙한 점을 드러냈고, 결국 아동은 사망하고 말았다는 게 이동건 회장의 지적입니다.

▲앵커= 왜 그렇게 평균 재직기간이 짧은 건가요.

▲기자= 한마디로 업무는 고되고 봉급은 쥐꼬리여서 이직률이 높은 건데요. 거기다 신분도 불안정한 계약직이고 공통된 보수 규정도 없어서 68개 아동보호전문기관 별로 인건비가 천차만별인 등 형평성도 떨어집니다.

그러다보니 틈만 나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고, 기관에선 다시 대학 갓 졸업한 구직자들을 계약직으로 뽑고, 다시 나가고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결국은 예산, 돈 문제라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추상적인 얘기보다는 예산 확충이 일단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오늘 토론회 주제발표를 맡은 정익중 이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발제문에 따르면 미국 아동복지연맹의 사례 수 기준 아동보호서비스는 1인당 12~17건이 적정하다고 돼 있습니다. 앞서 우리나라는 상담원 1명당 64건이라고 했는데 적정 기준보다 4배 정도 많은 셈입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수 자체도 늘리고 상담원 보수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정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동복지 예산은 전체 예산의 0.1%로 OECD 국가 평균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고요.

그나마도 아동보호전문기관 지원·설치 예산은 법무부 범죄피해자구조기금에, 학대 피해 아동 쉼터 설치 및 운영 예산은 기재부 복권기금에 심어져 있는 등 체계도 없습니다.

아동학대 방지 예산은 복지부 일반회계로 통일해 체계적으로 관리·집행해야 한다는 것이 정익중 교수의 지적입니다.

▲앵커= 학대 피해 아동 쉼터 예산이 왜 기재부 복권기금에 들어가 있는지 의문인데, 다른 말들은 또 어떤 것들이 나왔나요.

▲기자= 상담원 전문성 제고를 위해 기본적으로 예산이 필요하지만, 사기진작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우 '아동학대전문 사회복지사'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이 제안됐고요.

또 중대한 아동학대 행위는 어느 날 한순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대개 아동학대가 반복되면서 그 정도가 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이와 관련 토론자로 참석한 허용 법무법인 인 변호사는 향후 중대 아동학대 행위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 반복성, 아동의 연령, 아동과의 관계 등 인자들을 계량화해서 의심사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대 아동학대 행위 의심 사례에 관한 기준 및 개입 절차 등에 관해 아동학대처벌법 및 시행령, 시행규칙 등에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허용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자치단체, 경찰로 나뉘어 있는 아동학대 조사와 조치, 수사도 아동학대를 전담하는 기관을 새로 만드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허용 / 법무법인 인 변호사]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으로 하여금 단순히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공무원으로서 아동학대 조사 업무 등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 그 자체에서 나아가서 이들에게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수사라든지 그 다음에 수사 이후의 어떤 절차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일종의 특별사법경찰관 제도의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필요하지 않나..."

또 신고를 받고 수세적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듯이 아동학대에 대한 선제적 발굴을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결국은 다시 인프라와 이의 구축을 위한 돈 문제로 귀결되는데, 아동보호 예산은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필수불가결한 국가의무와 관련되므로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아동학대 사후처벌도 처벌이지만 사전 예방 및 재학대 방지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것 같네요. 필요한 예산이 꼭 확보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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